도시계획 전문가들 “이용자 없는 공원은 기능 상실한 것”
주민들 “용도 변경해 군민들이 필요한 시설 건립해 줘야”
옥천군이 수백억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된 공원이 주민들로부터 외면 받으면서 설치변환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특히 이용자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옥천군은 오는 2020년까지 280억원을 투입해 6개 공원을 추가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해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2010년 완공된 향수공원은 이용객이 저조하고 청소년들의 비행공간으로 전락한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옥천군은 각종 지역축제를 개최하며 활용방안을 만들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또 옥천읍 수북리 선사공원은 주말 외부 방문객들의 캠핑을 위한 장소로 활용되면서 상당수의 방문객들이 마구잡이로 텐트를 설치하거나 취사행위를 벌이는 등 공원의 본래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다.
지용문학공원 역시 지용제 등 축제를 개최하는 장소로만 활용될 뿐 평소 이용하는 주민은 극히 일부이다. 현재 관내에는 6개의 도시공원과 23개의 쌈지공원이 조성돼 있지만 금구1어린이공원을 제외하면 이용객이 별로 없는 실정이다. 옥천읍 주민 A씨는 “최근에 생긴 금구 어린이공원은 이용하는 아이들도 많고 학부모들도 안심하고 자녀들을 공원에 보낸다”며 “이용객이 적은 공원은 폐쇄를 하거나 용도 변경을 해서 주민들에게 필요한 시설로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군은 개선책이나 이용객 증가를 위한 대책은 마련하지 않은 채 수십 곳의 공원 조성계획만 수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군 관계자는 “공원이 들어설 부지는 도시계획에 따라 공원지역으로 지정돼 다른 용도로 사용이 불가하다”라며 “장기적인 도시계획을 가지고 조성하는 공원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어떤 효과를 보고자 하는 사업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도시계획에 따라 공원지역으로 지정된 토지 소유주의 재산권 행사 등 불만 사항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공원 조성은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 들어설 공원은 대천·장야·삼양·양수 어린이공원 4개소와 청산·문정 근린공원 2개소 등 총사업비 280억원을 투입해 조성할 예정이다. 도시환경계획 전문가들은 “수십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공원은 연구용역을 통해 주민들의 이동인구, 주택 밀집도, 체육시설환경 등을 충분히 고려해 조성되야 제 기능을 할 수 있다”며 “법 테두리 안에서 공원을 조성한다면 예산을 낭비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기존의 조성돼 있는 공원을 지자체가 축제용도로만 사용한다면 그 공원의 기능은 극히 제한적일 수 있고, 지자체의 이용보단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사용 용도를 변경할 수 있는 관련 용도는 충분하다”고 충고했다. 이용객이 없는 공원의 관리비용도 해마다 1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되면서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옥천읍 주민 B씨는 “공원을 찾아 나와도 혼자 이용하는 것 같아 운동을 할 기분이 나지 않는다. 또 간혹 학생들이 술을 먹고 담배를 피우고 있으면 무서운 생각까지 들며 공원을 찾기 불편해 지는 것같다”고 토로했다. 현재 군 전체에 조성돼 있는 도시공원과 쌈지공원은 총 29개소로 이원쌈지공원, 청산쌈지공원을 제외한 27개소의 공원이 모두 옥천읍 지역에 편중돼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또 새로 조성될 공원도 청산근린공원을 제외하면 모두 옥천읍 지역으로 몰려있다. 특히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역별로 고르게 안배해 공원을 조성해야할 군이 오히려 이를 묵인하고 편파적으로 치우쳐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안남면 주민 C씨는 “사실 공원이 생기나 안 생기나 지역 주민들은 관심이 없다”며 “면 단위에 굳이 공원이 들어설 필요도 없다. 그래도 공원이 너무 읍 지역에만 몰려있는 것은 다른 지역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