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 이장님] “이장은 칭찬을 먹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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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님, 우리 이장님] “이장은 칭찬을 먹고 삽니다”
  • 김병학기자
  • 승인 2022.01.06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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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읍 가화3리 서영섭 이장
다른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안전에 최고의 가치를 두고 있다는 서영섭 이장은 하루 빨리 코로나가 물러나 예전처럼 주민들이 다시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우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했다.
다른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안전에 최고의 가치를 두고 있다는 서영섭 이장은 하루 빨리 코로나가 물러나 예전처럼 주민들이 다시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우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했다.

농촌 같은 도심, 도심 같은 농촌. 옥천읍 가화3리(이장 서영섭, 60)를 두고 하는 말이다.

가화3리는 옥천군 가운데 가장 도시화된 마을이다. 459가구 1,800명 주민 모두가 아파트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아파트 전체가 하나의 마을인 셈이다. 

올해로 9년째 가화3리 이장을 맡고 있는 서영섭 이장은 이장을 맡기 전에도 동대표와 주민대표 등을 지낸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가화3리가 돌아가는 속 사정을 누구보다 꿰뚫고 있다.

“익명성을 바탕으로 단절된 틀 속에서 살아가는 주민들 대부분은 마음의 문도 닫혀 있습니다”라는 서 이장은 이장이 되고 나서 이 문제를 가장 염두에 두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시작한게 ‘이웃알기운동’이었다. 아무리 아파트라고 하지만 분명 그들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주민들이기에 자신이 한발짝만 더 다가서면 닫혀 있던 주민들의 마음의 문도 열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의 벽 허무는 ‘마을화합잔치’ 열어

서 이장은 그러한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매년 ‘마을화합잔치’를 열었다. 처음엔 걱정도 됐다. 마을잔치에 주민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하지만 막상 행사를 시작하고 나자 대부분의 주민들이 모여 들었다. 어떤 사람은 부침개를 어떤 사람은 과일을 또 어떤 사람은 찬조금을 들고 나왔다. 기뻤다. 괜한 고정관념에 싸여 어쩌나 하는 조바심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그러한 서 이장에게도 고민은 있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에게서 발생하는 공통현상인 ‘층간소음’. 이 문제로 주민 간 갈등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성질의 것도 아니어서 분쟁이 발생할때면 서 이장이 으레 중재자로 나선다. “층간소음을 일부러 발생시킬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서로가 좀 더 조심하고 이해를 하는 방법 외에는 (층간소음을) 해결할 방법이 없지 않겠습니까”라며 당사자들을 설득에 설득을 시킨다. 그러면 서 이장의 설득에 금방이라도 싸울 기세였던 사람들도 감정을 추스르고 화해를 한다.

주거환경 개선에 전력 질주

가화3리에 사는 주민들에 있어 가장 시급한 문제는 주거환경 개선이다. 지은지 오래된 아파트이다 보니 엘리베이터는 물론 소방, 급수 등 성한 곳이 드물다. 이에 서 이장은 이장을 맡자마자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주거환경개선에 돌입했다. 사용년한이 넘은 엘리베이터와 오래된 수도관, 낡은 현관문 등을 모두 교체했다. 주민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모든 비용을 충청북도에서 받아와 충당했기 때문이다. “역시, 우리 서 이장이야”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주민안전이야말로 최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서 이장의 뜻이 열매를 맺는 순간이다.

“이장들은 주민들의 칭찬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자신의 일은 뒤로 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에 박수를 보낼때면 더 열심히 더 꼼꼼하게 더 많은 일을 하려고 합니다”

‘주차타워’ 건립, 예산 확보
모든 재정 엘리베이터에 게시

이 외에도 서 이장은 갈수록 늘어나는 주차문제를 해결코자 4년 전에 ‘주차타워’ 건립을 계획했다. 당시만해도 ‘정신 나간 사람’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옥천같은 시골에 무슨 차가 많다고 주차타워까지 짓느냐고.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은 180도 달라졌다. 주민들이 너무도 좋아했다. 지금도 주차할 곳을 못찾아 헤매는 주민들이 서 이장의 앞선 통찰력에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 사업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이미 사업비 42억 원을 확보했으며 올해 초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내친 김에 아파트 바닥 아스콘도 새로이 덮을 계획이다. 이 역시 오래 사용하다 보니 아스팔트가 빠져 나가 우둘투둘해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서 이장은 재정현황에 대해서도 철저히 공개를 고수하고 있다. 공사는 물론 관리비 등 일체 비용에 대한 입출내역을 모든 엘리베이터에 게시해 주민들로 하여금 한 점 의혹도 없도록 공개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운영행태에 대해 외지에서 벤치마킹도 자주 오곤 한다. 

“하루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예전처럼 아파트 주민들이 모두 나와 이야기 꽃을 피우며 살아가는 그런 날이 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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