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블로그] 고향의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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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블로그] 고향의 향수
  • 김동진기자
  • 승인 2022.01.13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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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겨울의 대청호
조용한 겨울의 대청호

내륙지방인 옥천은 바다가 없다. 물론 대청호라는 큰 호수가 흐르지만 큰 바다와는 다르다. 여름 해변의 파도 소리, 백사장, 수많은 피서객이 즐기는 낭만과 겨울 바다의 고독과 우수, 쓸쓸함 같은 느낌은 없다.

겨울 대청호 앞에 서면 헐벗은 나무로 가득찬 산은 유독 푸른 바다와 해변을 떠올리게 한다. 아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 요즘 더 그런지 모르겠다.

추석 이후 아직 부산엘 다녀오지 못했다. 해운대도 그때 다녀온 게 마지막이었다. 지금은 조용할 겨울 해변, 갈매기들이 주인이 되어 해변을 점령하며 날아다니고 있을 게다.

갈매기가 떼지어 다니는 겨울 해변, 사람 반 갈매기 반으로 여름에 느끼지 못하는 풍경을 만든다. 눈에 보이지 않는 쟁탈전처럼 여름은 사람이 겨울은 갈매기가 차지하는 재미난 형국이 된다.
나는 파도치는 겨울 바다를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그 부족함을 채우려 여러 해변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발견한 곳, 포항에서 한참을 더 들어가 만난 구룡포 해변이다. 겨울철이면 그 구룡포 해변이 더 기억이 난다. 아마도 강하게 밀려오는 쓸쓸함에 겨울바람이 유독 진해서다. 갈대가 바람에 날리듯 춤추는 바다, 그 곳에 서서 푸르고 시린 겨울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아니 몸속으로 서늘함이 충만된다.

시리고 서늘한 대청호 호수, 푸른 빛을 띄었다 흰빛으로 변했다 하지만 겨울 호수임은 변함없다. 출몰하는 안개는 파도 같은 거칠고 사나움을 잠재운다. 겨울엔 유독 크게 다가왔던 그 고독감이 대청호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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