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감량에는 유산소운동이 모두에게 정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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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감량에는 유산소운동이 모두에게 정답일까?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2.01.1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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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에 대한 정보 중에는 상식으로 알려 있지만 잘못된 정보가 많다. 그중 하나가 “체중을 빼려면 유산소운동을 해야 한다”라는 말이다. 

여기에는 유산소운동이라는 용어에 대한 개념적 혼선이 있다. 그러한 혼선은 유산소운동을 달리기나 수영, 에어로빅댄스, 사이클, 노젓기처럼 특정 운동종목과 동일시하는 데서 발생한다. 사실 우리가 보통 유산소운동이라고 할 때 ‘심폐순환계에 자극을 주는 전신운동’을 지칭한다. 물론 이들 종목이 심폐순환계에 자극을 주는 전신운동인 것은 맞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가지 개념이 빠져있는데 그것이 바로 운동강도의 개념이다. 

유산소운동을 보다 정확하게 정의하자면 심폐순환계에 자극을 주는 ‘가벼운 전신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핵심적인 개념은 가벼운 운동이라는 점이다. 즉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을 결정하는 기준은 운동종목이 아니라 운동의 강도이다. 다시 말해서 앞서 예시한 운동종목을 우리는 유산소운동으로도, 무산소운동으로도 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달릴 때 속도를 늦추어 서서히 달린다면 유산소운동 영역에 속한다. 그러나 속도를 높여서 달릴수록 무산소운동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된다. 또 어떤 정해진 속도일지라도 체력이 좋은 사람에게는 유산소운동이 되지만 체력이 낮은 사람에게는 무산소운동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운동생리학에서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을 가르는 지표는 무엇일까? 가장 타당한 지표는 젖산역치라는 것이다. 젖산역치는 운동강도를 서서히 높여나갈 때 근육에서의 젖산생성속도가 젖산을 제거하는 속도에 비해 훨씬 빨라져서 혈액 중의 젖산이 급격하게 높아질 때의 시점을 말한다. 이 젖산역치가 나타나지 않을 정도의 낮은 강도에서는 큰 피로를 느끼지 않으며 보다 장시간 운동을 지속할 수 있다. 그러나 젖산역치 이상의 운동강도로 운동할 경우에는 근육이 산소결핍을 겪으며 무산소적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결과로 혈액 중 젖산농도가 급격히 높아지게 된다. 이렇게 젖산역치 이상의 무산소운동 영역에서는 전신피로가 빨리 찾아오기 때문에 운동을 장시간 지속할 수 없게 된다.

과거에는 체중감량을 위해 유산소운동, 즉 ‘심폐순환계를 자극하는 가벼운 전신운동’을 권장했다. 이유는 첫째, 에너지를 소비하는 측면에서 보면 심폐순환계를 자극하는 전신운동이 신체의 일부만을 사용하는 운동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운동강도가 가벼운 운동에 비해서 무산소운동을 하게 되면 빨리 피로하게 되어 실제로 달성할 수 있는 최대운동량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는 운동경험이 적은 중년층 이상의 사람에게 무산소운동은 뇌심혈관계에 부담을 주어 사고의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을 잘못 이해하여 체력수준과는 관계없이 무조건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만이 체중조절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사람의 체력수준은 나이와 건강상태에 따라 매우 개인차가 크기 마련이다. 

체력수준이 낮고 운동경험이 없는 사람이나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당연히 유산소운동이 권장된다. 그러나 체력수준이 높은 건강한 사람이라면 체중감량을 위해 굳이 유산소운동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최근에는 체력수준이 높은 특별한 질환이 없는 사람인 경우에는 짧은 시간이라도 높은 강도의 무산소운동과 유산소운동을 번갈아 행하는 고강도인터벌운동이 체중감량에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권장된다. 고강도인터벌 운동을 하게 되면 피로를 지연시키면서 높은 에너지소비량을 달성할 수 있고 운동이 끝나고 휴식 중에도 에너지소비 수준이 장시간 높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또 심폐순환계 운동에 더하여 근육에 자극을 주는 저항운동(근력운동)을 가미하면 더욱 좋은 효과를 볼 수가 있다. 근육은 인체의 주된 ‘에너지소비자’로서 휴식기의 에너지소비량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서 장기간의 체중조절에 더욱 유리하게 작용한다.

정리하자면, 체중감량에 유산소운동이 좋다는 명제는 반드시 사실이라고 할 수는 없다. 사실은 체중감량운동으로서 가장 바람직한 형태는 심폐지구성 전신운동으로서 유산소운동이든지 고강도인터벌운동이든지 각자의 체력수준에 맞는 운동이며 여기에 저항운동이 포함된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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