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블로그]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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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블로그] 사진 한 장
  • 김동진기자
  • 승인 2022.01.2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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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옥천 장날에 사진사가 할머니들의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새해 첫 옥천 장날에 사진사가 할머니들의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미지와 미디어의 홍수시대, 쓰나미처럼 매일매일 넘치는 사진은 이젠 너무 많아서 촬영을 거절하는 경우도 허다한 시대가 됐다. 사진 한 장이 참 귀했던 시절엔 사진 촬영하는 사진사를 따라다니며 혹시나 나도 한 장 촬영해줄까 하는 마음을 품었던 적도 있었을 게다.

옥천에 새해 첫 장날이 찾아왔다. 추운 날씨에도 아침부터 장을 보기 위한 사람들이 조금씩 보이며 분주한 하루를 예고하듯 했다. 전날부터 바리바리 챙기고 준비해서 새벽 일찍부터 서둘러 채소라도 팔 겸 나온 할머니들은 미리 장사판을 벌이고 있었다. 시장 분위기가 제법 물씬 나는 장날이었다.

장날은 볼거리 구경거리 많고 그런 사이로 재미난 장면과 추억할 만한 장면을 담아내는 사진사를 발견할 수 있다. 많은 사람 사이를 비집고 한 장의 추억을 만들어 내는 사진사는 그 시대의 기억을 그려내는 사람이다. 

그 사진에는 할머니, 할아버지, 아이들이 들어간 인물사진이나 시장의 풍경이 들어간 사진이 유독 많다. 세월의 얼굴에는 고생과 그늘진 주름이 행복과 웃음기는 입고리 주름에 보이는 어르신들, 해맑은 웃음과 장난기 섞인 아이들, 식당에 앉아 국밥 먹는 모습, 윷판을 벌이거나 춤추고 노래하는 풍경 등등 사진을 통해 옛 추억을 떠올리곤 한다. 그렇듯 장날은 다양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지금은 디지털 사진 시대라 한 장의 사진을 인화해서 지갑에 넣어 다니거나 앨범 속에 저장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아직 아날로그를 그리워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사진을 뽑아 추억하기도 한다.

사진이 탄생한 초창기에는 초상 사진이 유행했었다. 그림이 아닌 인물 사진, 인간이 가지고 있는 여러 본능 중에서 자신의 모습을 간직하고 싶고 죽은 후에도 자손들에게 남기고 싶은 욕구가 초상사진의 인기로 나타났었다. 그렇게 한 장의 사진은 추억을 먹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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