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112)
상태바
뜰 안의 야생화(112)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2.01.27 1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패모꽃

옛날 중국의 어느 마을에 임신하기만 하면 유산하거나 사산하는 부인이 있었다. 출산을 할 때마다 산모는 기절을 하였고 아기가 죽는 일이 반복되자 남편과 시어머니는 큰 상심에 빠졌다. 점쟁이에게 요청해 시키는 대로 했지만 그 이후에도 두 번이나 아기가 죽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였다. 

시어머니는 대가 끊길 것을 우려해 씨받이를 들이기로 했고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부인은 서러운 마음에 3일 밤낮을 마당에 앉아 통곡하였다. 때마침 집 앞을 지나던 한 의원이 부인은 폐가 약하고 출산 시 남들보다 출혈이 심해 그런 거라며 봇짐에서 약초를 꺼내어 이 약을 복용해 보고 1년 뒤에도 고쳐지지 않으면 그때 씨받이를 들여도 늦지 않다고 시어머니를 설득했다. 

그리고 1년 후 부인은 건강하게 아기를 출산했다. 고마운 마음에 의원을 찾아가 약초 이름을 물으니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래서 이름을 지었는데 보물과 같은 어린아이의 보패(보배의 원말)와 어머니의 모(母)를 합쳐 ‘패모’라 했다. 아름다운 이야기 못지 않게  활짝 핀 꽃도 멋있다. ‘위엄, 세력, 자력’이 꽃말이다.

실걸이꽃 

옛날 제주도의 어느 외로운 바닷가 마을에 젊은 과부가 살고 있었다. 젊은 과부인만큼 먹는 것보다 옷치레가 소원이었다. 하루는 이 과부가 푼푼이 돈을 모아서 대처로 나가 옷감을 사가지고 돌아오다가 마을 앞에서 갑자기 일어난 풍랑에 배가 기우뚱거리자 그 보따리를 그만 물속에 빠뜨리고 말았다. 

과부는 보따리를 건지려고 물속으로 뛰어 들었으나 다시는 과부도 보따리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과부의 넋이 실거리꽃이 되어서 낚시 바늘 같은 가시를 달고 사람만 얼씬거리면 옷을 걸어 당기고 한번 걸면 가시가 부러지기 전에는 놓아주지 않는다고 전한다. 

제주도 여성의 끈질긴 성격을 말해주는 꽃으로 알려져 있다. 소설 ‘실걸이꽃’의 모태가 되기도 했고 노란색깔 꽃이 아름다운 이 꽃은 ‘천천히 오세요’가 꽃말이다.

질경이택사

수생식물이자 관상용으로 키우는 질경이택사는 뿌리줄기는 짧고 수염뿌리가 나온다. 잎은 뿌리에서 뭉쳐 나오고 길이가 5~10㎝이며 너비가 2~6㎝이다. 잎자루는 30㎝ 내외로 길며 달걀모양이다. 5~7개의 나란히 맥이 있고 끝이 뾰족하며 밑 부분이 둥글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잎 양면에는 털이 있다. 

꽃은 여름에 10~15㎜ 크기의 흰색으로 잎 사이에서 나온 꽃줄기의 가지 끝에 산형꽃차례로 달린다. 꽃줄기는 높이가 60~90㎝이고 가지가 돌려나고 또 그 가지에 작은 가지가 다시 돌려난다. 가지 밑에는 3개의 꽃 턱잎이 난다. 포는 바소꼴이고 끝이 길고 뾰족한데 꽃받침 조각과 꽃잎은 각각 3개, 수술은 6개, 꽃 밥은 황색이고 암술은 많이 나는데 아름답다. ‘신앙’이 꽃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