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 6월에 만난 사람 - “슬프고도 슬프다 국가에 충성한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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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 6월에 만난 사람 - “슬프고도 슬프다 국가에 충성한 죄”
  • 김동진 기자
  • 승인 2022.06.2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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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선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충북지부 옥천군지회장

고엽제 병마로 또 다른 전쟁
유공자다운 복지 개선 절실
이종선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충북지부 옥천군지회장.
이종선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충북지부 옥천군지회장.

제67회 현충일과 6·25 전쟁 72주년을 맞은 2022년은 월남파병 58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월남전에서 희생하고 지금은 고엽제라는 병마와 싸우며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을 조명,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고자 이종선(76)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충북지부 옥천군지회장을 만나 그동안의 활동상황과 사정을 들어보았다.

이 지회장은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아 먼저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드린다. 국가에서는 국가에 충성한 영령과 유공자들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말을 하는데 권력층에 있는 사람들이 구호에만 그치는 보훈의 달이 안 되길 간절히 바랄뿐이다.”

이 지회장은 이어 “월남참전 고엽제전우회는 참전자 32만 5천 명의 젊은 청춘으로 국가의 명에 의해 이국땅 월남전선에 파병돼 세계 평화군으로써 한국의 위상과 용맹함을 세계만방에 알려 국위선양은 물론 경제성장에도 초석이 되었다. 이 사실을 정치인 어느 한 사람도 부정하지 않는다. 월남 파병 시 한국의 GNP 70달러였다. 지금은 대한민국 GNP 30,000달러에 세계 경제 규모 10위권에 진입하는 대한민국이 되었다. 세계에서 제일 가난했던 해방 전후 우리 세대들이 지금은 팔순이 넘거나 팔순을 바라보는 역전노병이 처한 현실은 어떠한 모습인가. 활동이 부자연스럽고 기억을 잊어버리고 약과 병마에 시달리며 병상에서 외롭게 삶에 애착을 가져보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세월에 무정함을 오늘도 원망한다. 

국가는 월남파병 용사에 국가유공자다운 명예와 복지 개선으로 노병들을 위로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월남전은 종식되었지만 우리는 고엽제 병마와 싸우고 있는 현실에 우리에게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6월이 오면 가슴 한구석이 허전하고 옛 전우들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저려온다. 슬프고도 슬프다 국가에 충성한 죄, 이름 모를 피부병에 몸뚱아리 썩어가도 어린 새끼 눈망울에 자살도 못했다. 병원 가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가는 가슴앓이 그 누가 알아주랴”

옥천군지부 창단 계기는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충북지부 옥천군지회는 1998년 5월 29일 고엽제 후유증 등 환자지원 단체설립 법률 제9조에 의거 설립되고 동법 제15조 및 본회정관 제3장 제10조 규정에 의거 설립인증을 받았다. 설립목적은 고엽제관련자상부상조, 고엽제관련자의 복지증진 및 권익사업, 고엽제관련자의 명예선양 및 추모사업호국정신 함량 및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창단했다.

그동안 어떤 일을 했나

사선에서 살아온 전우들이 모인 단체로 청소년 선도활동, 환경정화운동, 특히 미망인을 돕는데 최우선으로 일해왔다. 회원으로 함께 생활하던 전우가 운명을 달리할 때 운구를 우리 전우들이 우리 손으로 최선을 다해 모셨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

소수의 인원으로 운영을 하다 보니 지회 활동이 여러모로 많이 부족했다. 고엽제를 돕는 대명사 해정스님의 따뜻한 보살핌으로 2013년과 2014년 연속 전국 220개 시·군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제는 어느 지회에 뒤떨어지지 않는 조직으로 회원이 상부상조하는 지회로 성장했다. 특히 민선 7기 현 김재종 군수가 부임해 군 지원 수당을 10만 원에서 16만 원으로 인상해 줬다. 이는 충청북도에서 가장 지원이 많은 금액이다.

전우들의 근황은 

최전방 목함지뢰 사건 시 서울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새벽 4시에 옥천을 출발 다음 날 새벽 2시에 옥천에 도착할 때도 있었다. 추운 겨울 날씨에 광화문광장, 서울시청, 임진각, 제주해군기지 등에서의 수없이 많은 통일안보 활동, 천안독립문 통일벽돌쌓기 등에 선두주자가 된 단체가 바로 고엽제전우회다.

전우들의 근황은 이제 자기 몸 관리하는데도 힘이 부친다. 회원들 평균나이가 78세다. 6월에 옥천지역회원들이 월남참전지역 탐방으로 25명이 4박 6일로 다녀왔다. 젊은 시절 청춘을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살아온 전우들이 그때 작전했던 곳은 흔적도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시절 작전 중 부상을 입고 후송 병원 가던 그때 그 시절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전우도 있었다.

국가와 옥천군의 지원은

우리 회원들의 생활은 흡족한 상태는 아니다. 병명에 따라 등급을 나누어 정부에서 보훈금을 준다. 월남참전자 국가 중 우리나라가 꼴찌다. 즉 국가유공자란 말만 풍년이다. 고엽제 등급이 경도·중도·고도로 구분되어 있는데 회원 사망 시 배우자에게 승계는 없다. 미망인 회원들의 생활상태가 정신적 허전함과 경제적 어려움을 어찌 표현할 수 있겠는가. 옥천군에서 참전자에게 매월 160,000원을 지급하는데 그나마 충북에서는 가장 많은 대우다.

앞으로 계획은

전우들이 우리 곁을 떠나는 현실이 너무도 억울하다. 전우들 말과 유튜브에서는 파월 당시 급여로 10% 지급하고 90%는 경제발전에 사용했다는데 이 말이 사실이라면 정부가 우리에게 보상을 해줘야 한다. 더욱이 우리는 힘이 없어 집회도 못한다. 우리 스스로 건강을 챙기고 전우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 최대한 즐겁게 사는 방법을 만들려고 한다.
끝으로 우리 고엽제전우를 위해 10년 동안 명예선양사업 복지에 힘써 주신 자매단체 대명사 해정 스님, 전한순 대표님, 공순자 신도 대표님께 고엽제 전 회원과 함께 감사를 드린다. 또한 김중운 회원과 사모님, 전능한 사장님과 사모님께도 감사드린다. 항상 변함없는 사랑과 배려에 전우회 발전에 함께 해 주신 회원님께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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