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 나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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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기 나름이라
  • 김용현 법학박사, 시인
  • 승인 2022.07.0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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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행동에는 ‘선(善)’ 또는 ‘선행(善行)’이란 것이 있고 소위 ‘위선(행)僞善(行)’이란 것도 있다. 

사람들은 이 말들의 차이에 대하여 선, 즉 착한 것은 좋은 것이고 따라서 당연히 행하는 것이 좋지만 위선(겉으로만 착한 체, 또는 그런 짓이나 일)은 몹시 나쁜 것이라 해서는 안 된다고들 알고 있다. 

그러나 선이나 위선이나 결과로서 나타나는 것은 같을 뿐만 아니라 도움을 받는 사람도 이를 가리지 않아 세상에 그 차이를 끼치는 바도 다를 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선을 헐뜯고 깎아 내려서 아주 불량하고 좋지 않은 것이고 사람으로서 행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들 부정적으로 낮추는 게 대부분이다. 

그런데 실제로 선행이라 해도 아무런 생각도 없이 행해지는 것은 아니며 진짜로 그랬다면 바람이 불어 시원한 것이나 빗어 놓은 머리가 흐트러지는 것처럼 자연현상으로서 별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아예 가치평가나 분석의 대상도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행위들은 반드시 사람으로서의 행위가 전제되어야 하고 어떤 결과가 나타나야 하는 바, 그렇다면 선행이나 위선(행)이나 효과는 같은 것이고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인데도 사람들은 행하는 자의 생각이나 의도에만 착안하여 호오(好惡)를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목조각을 하곤 하는데 작업실에 가끔 나비나 나방 등이 들어오거나 참새나 박새들이 알을 낳으려고 들어왔다가 나갈 문을 찾지 못하여 결국은 굶어 죽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이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사람이 없을 때는 창문이나 출입문을 닫아 놓기는 하지만 과연 그들의 들고 남이 어찌 인간의 생각과 같던가? 그래서 들어온 것을 발견하면 바로 이들을 (붙)잡아서 밖으로 날려 보내거나 나갈 곳으로 유도하여 나가게 하곤 하는데 이것이 과연 잘한 것인가? 무릇 자연을 그대로 놔두면 될 것인데도 사람들이 자기가 이용하기 위하여 집을 지어 그들의 공간을 제한하는데 어차피 사람도 자연의 일부인지라 자기의 필요에 따른 자유(권), 또는 이로 인한 제한이다 보니 다른 동물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아닌가? 

걷기운동을 하면서 죽장에 아예 전지가위를 매달고 다니다가 도로 경계를 넘어오거나 통행을 방해하는 불필요(?)한 식물(일부)들, 즉 은행나무, 매화, 찔레, 칡덩굴, 며느리미씨개 등의 가지나 줄기나 순을 자르곤 하는데 이것이 과연 잘하는 것인가? 또는 넓은 곳을 찾아 나서는 식물들에게는 잘못된 짓인가? 그냥 간단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것도 있는 바, 그 관점을 어디에 두고 어떤 생각이나 지식을 기준으로 하는가에 따라 그 결과나 판단은 천양지차인 것이다.

소위 선행이라고 일컬어지는 행위 중에는 남을 돕는 일이 많다. 신문팔이를 하다가 법원 고위직 법원관리관으로 퇴직한 필자가 ‘사람은 고마움을 알면 반드시 갚아야 하고 베풀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더 나아가 나처럼 어렵게 삶을 잇고 배움을 갈망하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가족회의를 열어 일치된 의견으로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장학금으로 1억 원을 기부한 적이 있다. 또한, 이 ‘갚음’이란 꼭 은혜나 도움을 준 사람에게 갚는 것이 원칙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해도 같은 취지라 할 것이므로 우간다와 세네갈의 아이들에게 매월 정기적으로 생계와 학업을 돕고 틈만 나면 가족들과 함께 가서 자원봉사와 불우이웃을 독거노인과 한센(Hansen)병 환자, 장애인을 여러 복지기관이나 단체에 회원으로서 봉사하고 성금을 보내며 불우한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돕고 있는 이 모든 사실이 선행인가 위선인가?

선이든 위선이든 남의 선행을 헐뜯고 깎아내리는 것보다는 자신 스스로 실제 행하는 것이 좋(은 것이)고 남을 돕는 행위는 (이를 평가하는 사람과는 관계없이) 대상을 위해서 좋은 것이므로 크든 작든 할 수 있는 만큼 남을 돕는 것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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