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씨앗학교’ 8년 만에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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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씨앗학교’ 8년 만에 역사 속으로
  • 박우용 기자
  • 승인 2022.08.11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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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전교조 교사가 맡아 운영
“사교육 부추기는 꼴이다” 폐지 마땅
윤건영 교육감 “예산지원 어렵다”

충북형 ‘행복씨앗학교’가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17대 김병우 전 충북교육감이 야심작으로 실시한 프로젝트가 더 이상 설 자리를 잃게 된 것. 시행 8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전망이다.

학교공동체가 민주적이며 협력적인 문화형성, 창의적 교육활동, 따뜻한 품성과 역량을 갖춘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공교육 모델학교를 목표로 2015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단위학교가 중심이 되어 충북학교혁신 모델을 확립하는 ‘행복씨앗학교 1.0’을 시작으로 행복씨앗학교의 질적 성장을 통한 미래교육 확산과 학교혁신에 중점을 두는 ‘행복씨앗학교 2,0’를 추진해 왔다. 이 프로젝트는 충북 도내 61개교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옥천 관내에는 옥천여자중학교를 비롯해 동이초, 이원초, 안내초, 옥천중, 옥천고등학교 등 6개 학교가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선정 학교에는 20%의 교육과정 자율운영권이 보장되고 교장 공모 가능은 물론 50%까지 초빙교사 모집도 가능하다. 

시행 초기 학교 당 평균 5천만 원의 예산지원이 이루어졌으며 올해는 학교 당 평균 2~3천만원의 예산이 책정되어 있다. 문제는 이러한 거대 프로젝트가 18대 충북교육의 수장을 맡은 윤건영 교육감이 그다지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는 것. 윤 교육감은 전임 김병우 교육감의 추진 정책인 ‘행복씨앗학교’와 ‘행복교육지구사업’에 대해 기초학력 저하 등의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윤건영 교육감직 인수위원회 역시 지난달 14일 가진 해단식에서 ‘행복씨앗학교’에 예전과 같은 교육실무사 인력지원 및 ‘행복씨앗학교’ 예산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욱이 옥천 교육 현장에서도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사업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나타났었다. 

대부분의 혁신학교가 전교조 교사들이 주축이 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마을이 학교이고 마을주민이 교사인 ‘행복교육지구사업’의 경우 8천만 원의 예산이 책정되어 있다. 여기에 학교 밖 지역사회협동조합 주도 형태의 진로체험센터에 년간 5천만 원이 지원되며 전환기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년간 4천만 원이 지원되는 등 교육과정 일부가 중복현상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특히, 만들기를 비롯한 체험 위주의 학교 밖 과정으로 인해 학생들의 학력저하는 물론 사업 평가와 성과분석이 우수사례 위주로 획일화되어 있다는 점 등도 학부모들로부터 불신을 사고 있다. 

옥천여중에 재학 중인 김 모 학생(3년)은 “학교에서 체험위주 활동과 방과 후 수업, 특기동아리 활동이 너무 많다. 금요일에는 스포츠데이라고 해서 여러 활동을 전 학년이 하다 보면 학교에서 공부한다라는 느낌이 안 든다. 고등학교도 진학해야 하는데 걱정이 된다. 그래서 방과 후 국영수 학원을 다닌다. ‘행복씨앗학교’라는거 없앴으면 좋겠다”고 했다.

옥천고 학부모 박 모 씨(44)도 “대학입시제도가 변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행복씨앗학교’ 운영은 제고되어야 한다. 정작 입시준비를 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사교육을 부추기는 꼴이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옥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국영수 정규과목 시험점수와 같이 겉으로 보이고 평가되는 것이 아니고 창의·민주적 토론문화, 체험활동,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등의 교육이 학교교과 과정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그동안의 성과와 평가는 도교육청에서 교수, 학부모, 외부인사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하여 매년 분석 평가하고 있다”며 ‘행복씨앗학교’의 운영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행복씨앗학교’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는 옥천교육지원청은 이들 ‘행복씨앗학교’와 관련한 어떠한 관리의 흔적이나 문서도 보관하고 있지 않았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행복씨앗학교’와 관련한 현장활동 내용이나 사진 등은 해당 학교에 문의하라”고 말을 잘랐다.

‘행복씨앗학교’ 폐지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충북학부모연합회 이요셉 회장은 “충북 지역의 ‘행복씨앗학교’ 담당교사, 학생, 학부모 등은 메신저 소통으로 의견을 모으고 ‘행복씨앗학교’를 통해 민주적인 학교 문화가 형성되어 교육공동체가 함께 성장하고 있다 ‘행복씨앗학교’는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며 이러한 의견을 담은 의견서를 충북교육청에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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