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시간을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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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시간을 주자
  • 김병학 편집국장, 언론학박사
  • 승인 2022.08.1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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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리고 지난달 1일부터 당선자들의 활동이 시작됐다. 군수는 군수대로 군의원은 군의원대로 각자의 자리에서 고유의 업무를 진행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번 선거의 경우 낙선이 예상되던 사람이 당선이 되고 당선이 예상되던 사람이 낙선하는 등 말 그대로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안갯속 선거였다. 

과정이야 어쨌든 당선자와 낙선자는 결정이 됐고 이제 당선자만 무대에 올랐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이들 당선자들에 대한 유권자(군민)들의 태도가 그것이다. 다시 말해 선출직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대응태도가 과거와는 달라져야 한다는 얘기다. 

사실 지난 시절 유권자들은 선출직들을 시도 때도 없이 행사장으로 불러냈다. 물론 행사 하나하나에 나름의 가치와 필요성이 있어 그들을 행사장으로 불러 냈겠지만 선출직들의 입장에서는 여간 곤혹스러운게 아니다. 만에 하나 행사장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불참할 경우 그때는 상상을 초월하는 후폭풍이 발생하고 만다. “우리 단체를 어떻게 봤으면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느냐” “자기가 언제부터 군수며 군의원이라고 우리를 무시하는거냐”라는 등 그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적개심을 드러내고 만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선출직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바빠도 행사장에 얼굴을 보여야 하며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일단은 참석을 하고 다른 일을 봐야 한다. 그게 지금까지의 우리네 유권자들의 모습이었다.

적당한 기대만 걸어야

하지만 이제는 변하자. 아니 변해 보자. 유권자들은 분명 5만 옥천군민의 행복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일을 하라고 뽑아 놓고서는 정작 그들에게 그러한 일을 할 시간과 공부를 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들의 행사장에 참석해야만 좋은 군수고 좋은 의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놓고도 우리네 삶이 행복해지고 삶의 질이 향상되길 바란다면 이는 분명 연목구어에 어불성설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10년 전이나 향후 10년 후나 그 모양 그대로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선출직들에 대해 너무 큰 기대를 걸지 말자. 그들도 며칠 전까지만 해도 우리와 같은 소시민에 불과했다. 어쩌다 선거라는 판에 뛰어 들다보니 군수가 되고 군의원이 됐을 뿐이다. 그런 그들에게 무슨 희망을 걸겠으며 무슨 기대를 한단 말인가. 어쩌면 말없이 침묵을 지키는 농심보다 더 무능력하고 나약한지도 모른다. 적당히만 기대를 걸고 희망을 얘기하자.

또 하나, 지난 세월 선출직들에 대해 무조건적이고 무한적인 아량과 이해를 보였다면 이제는 그러지 말자. 분명 그들은 우리가 낸 세금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부류들이다. 따라서 그들이 잘못을 하고 바른 길로 가지 않을 경우 과감하게 지적을 하고 경고를 보내야 한다. 지금처럼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아니면 선배니까, 후배니까, 학교 동문이니까 하는 말도 안되는 정에 얽혀 침묵을 지킨다면 우리네 삶은 한없는 나락으로 곤두박질 칠 수 밖에 없다. 개인적인 정은 정이고 공익적인 것은 공익적인 것이다. ‘공’과 ‘사’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당당하게 말할 줄 알아야

비겁한 사람들의 특징은 당사자 앞에서는 아무 말도 못하고 꼭 뒤에서 궁시렁거리기를 좋아한다. 제발 뒤에 숨어서 불만을 토로하지 말고 당사자 앞에서 당당하게 말을 하자. 뭐가 겁이 나고 뭐가 약해 말문을 열지 못하는가. 제발 비겁한 유권자가 되지 말자. 그들도 우리와 똑같이 가정에서는 가족의 일원이고 사회에서 구성원의 일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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