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예술의 활성화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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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예술의 활성화를 위하여
  • 김선환 시인, 전 한남대 교수
  • 승인 2022.09.2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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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한국문화예술의 전성시대다. 모든 문화예술적인 부분에 ‘K’를 붙여 자랑스러워한다. 영화, 클래식, 음악, 전통가요, 국악, 문학, 음식, 의복 등 문화적인 것과 관광, 의료, 지하철, 고속철 등의 수준 높은 기술과 인력 그리고 시설 및 시스템 운영 등도 포함된다.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 국가의 규모가 커지고 모든 분야에서 과거보다 개선되고 질이 높아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외적으로는 화려한데 내부적으로는 문제가 없는지 살펴야 한다. 

좋은 문화예술과 산업 그리고 운영제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경제적인 수지 타산은 기본이다. 의료보험같이 외국인이 부러워하는 공공시스템운영이라도 적자가 난다면 지속하기 어렵다. 항구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재원을 확보하고 기술력과 운영능력이 앞서 나가도록 해야 한다. 

영화가 세계무대에서 인정을 받고 배우들이 상을 타고 각광을 받는 일은 자랑스럽다. 그러나 항상 새로운 것을 지향하는 창작품이 나와야 가능한 일이다. 그저 몇 년 반짝하다 끝난다면 낭패를 보게 될 것이다. 

어떤 분야든 전국적으로 소수 존재하는 사람 중에 뛰어난 한 두 사람의 선전으로 인정받는다면 오래 지속할 수 없다. 관련 분야의 저변이 많아야 시장이 형성되고 늘 창의적인 사람들이 나올 수 있다. 저변의 확대는 지속적으로 뛰어난 문화예술을 창출하는 지름길이다. 

스포츠로 예를 든다면 축구의 저변에는 유소년 축구와 학교 축구, 동네 조기축구 등 다양한 형태의 축구팀들이 존재한다. 이들의 활동이 한국축구의 힘이 되고 있다. 

지역의 문화예술분야도 마찬가지다. 작은 지역을 바탕으로 문화예술 활동이 활성화되어 광역으로 점점 커나갈 수 있다면 두터운 층의 기반을 가진 문화예술을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다. 외국인들도 우리의 다양한 문화를 즐기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데 우리가 스스로 만든 문화예술을 즐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 

지역사회에는 많은 문화예술인이 있다. 그들을 찾아서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이 시급하다. 활동할 영역이 없으면 그들의 재능은 사장될 것이다. 지역민들이 참여하는 문화예술의 장을 만들고 수익창출도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문화예술인들이 전업으로 전념할 수 있는 지역시장은 거의 없다. 시장의 형성은 활동할 수 있는 장이 있어야 가능하다. 문화예술분야는 전업으로 생활하기 어렵다. 그러나 생계를 위하여 다른 일을 하면서도 열정적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이들은 많다. 지역에 숨은 재원들을 찾아서 장을 만들어주면 된다. 

첫째로 지역의 해당 지자체들과 공공기관 등이 나서서 장을 만드는 것을 지원해야 한다. 

둘째로 지역의 문화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나 문화단체들이 나서서 문화예술인을 발굴하고 재능을 펼칠 장을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지역주민들도 자발적으로 나서 장을 만들고 참여한다면 지역의 문화예술은 살아날 것이다. 우선 작은 규모로 문화예술인들과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마련된다면 일단 성공한 것이다. 문화예술행사가 마을단위에서 시작하여 최소 행정단위로 커지고 지자체로 확대가 된다면 해당 지역 문화예술의 수준은 높아질 것이다. 잘 정착된다면 굳이 대도시를 가야 문화예술이 있다는 인식을 바꾸는 기회가 될 것이다. 

외부의 유명한 문화예술인을 초청하여 보여 주기로 행사를 한다면 지역에 남는 것이 없다. 많은 비용을 들여 화려하게 행사를 개최하고 주최자의 체면치레로 끝나는 일회성 일들은 배제해야 한다. 지역의 문화예술 수준을 확대 발전시키는 지름길은 지역에서 발굴한 문화예술인들과 지역민들이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하는 데 있다. 잘하면 대도시의 젊은 문화예술인들을 지역으로 불러들이는 유인책도 될 것이다. 다양한 모임과 행사들이 어느 정도 성숙단계에 이르면 지역의 특색을 갖춘 문화예술 활동으로 인정되어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몰려와서 지역이 활성화된다. 결국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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