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에 빠진 영원한 ‘청춘 100세 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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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에 빠진 영원한 ‘청춘 100세 합창단’
  • 이성재기자
  • 승인 2016.10.2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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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대 이원면 주민 10명으로 구성돼 연습
지난 16일 이원면 노인잔치서 첫 공연 펼쳐
지난 16일 이원면 다목적회관에서 ‘청춘 100세 합창단’ 단원들이 노인의 날 기념잔치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옥천군 이원면 강청리 다목적회관에서는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어르신들의 합창소리와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노랫소리만으로는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맑고 아름다운 화음이 울려 퍼진다.

저녁 7시 10명 내외의 단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일주일 만에 만난 회포로 수다를 떠는가 싶더니 지휘자 오세민(40·남)씨와 피아노 반주를 맡고 있는 이경란(48·여) 씨가 들어서자 이내 자세를 고치고 지휘자를 주목한다.

어르신들은 익숙한 듯 악보와 가사를 보며 피아노 선율과 지휘자의 손짓에 맞춰 노래를 부른다. 올해 4월부터 시작된 ‘청춘 100세 합창단’은 노년의 외로움과 무료함을 달래기위해 충북문화재단 지역특성화 공모사업에 선정된 사업으로 시골 어르신들의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트로트가 아닌 동요와 가곡을 부르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낯설게 느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동요와 가곡을 부르는 매력에 빠졌다. 합창단의 지도를 맡고 있는 공주시립 합창단원 오세민 씨는 “올해 처음 이원면 어르신들을 만나 합창 지도를 하고 있다”며 “특별한 일이 아니면 거의 빠지지 않을 정도로 노력과 열정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래를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에는 동요와 가곡을 어르신들 특유의 트로트풍으로 불러서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청춘 100세 합창단’ 단원들은 노래 외에도 종이접기, 뜨개질 등 다양한 활동으로 어르신들의 문화 활동과 정서 함양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합창단 단원 조충자(74) 할머니는 “합창은 혼자 부르는 것보다 여럿이 화음을 맞춰야 하니 배려심이 생긴다”며 “오래된 친구들이라 이제는 눈빛만 봐도 뭘 원하는지 느껴진다”고 말했다.

합창단에서 최고령인 김견자(76) 할머니는 “노래를 시작한 이후로 삶의 활기가 돈다. 앞으로 합창단뿐만 아니라 이원의 노인들이 다 같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100세 합창단은 지난 16일 이원면 노인의 날 행사에서 열띤 공연으로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무대에서 뽐냈다.

합창단을 시작하고 올해 처음으로 대중에게 선보이는 자리로 단원들은 긴장감이 역력했지만 오세민 지휘자, 이경란반주자, 김성순(48·여) 강사, 유혜진(39·여) 기획자의 응원으로 관람객들의 환호속에서 무사히 공연을 마쳤다. 이날 공연에 참여한 박순완(72·여) 할머니는 “처음 하는 공연이라 마냥 설레지만 주위 분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아줘서 즐겁게 공연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혜진 기획자는 “합창단은 11월까지만 진행되지만 어르신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호응으로 내년에도 합창단이 활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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