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에 혼자됐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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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에 혼자됐다면
  • 이흥주 수필가
  • 승인 2024.06.1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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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함께 살다 한날 간다면 이보다 좋을 순 없지만 가능한 일이 아니다. 여자가 오래 사는 추세이니 늘그막엔 혼자 사는 할머니들만 대책 없이 많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지금 시골 마을 회관엘 가보면 남자들은 다 앞차로 떠나고 남은 함머니들만 놀이방 아가들 마냥 모여 있다. 조밥에 콩 섞이듯 할아버지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할머니들에 비해 그 숫자가 얼마 되지 않는다. 노인들만 남은 농촌은 확실히 할머니들의 세상이다.

홀로 남으면 여자가 남자보다 살기가 수월하다. 여자는 자잘한 일을 잘 할뿐 아니라 주방 일도 남자보다 익숙하니 아무래도 혼자 살기는 여자가 나을 것이다. 속담에 홀아비는 이가 서말, 홀어미는 깨가 서말이라는 말도 있잖은가. 둘이 사는 것 보단 불편하긴 하겠지만 어쨌건 여자가 남자보다 홀로 살기엔 더 낫다. 경제력이 같은 경우의 이야기다. 혼자 사는 남자가 주방일이 서툴다면 못 먹어서도 바로 마누라를 따라 갈 것이다.

한데 잘 생각해보면 이젠 남자도 혼자살기에 좋은 세상이다. 반찬도 해서 파는 데가 많은데다 전기밥솥, 세탁기 등 편리한 생활용품 덕에 남자도 혼자살기에 크게 불편함이 없다고 봐야한다. 쌀을 일던 것도 옛날이고 밥 먹다 돌을 깨물던 것도 옛날 이야기다. 쌀자루에서 그냥 퍼다 밥을 하면 된다. 남자들이 노후에 요리강습도 많이 받고 주방 일을 할 줄 아는 남자도 많다.

여자건 남자건 노후에 홀로됐다면 재혼을 하는게 좋을까 혼자 사는게 좋을까. 혼자살기에 적적하다고 재혼을 하는 사람도 많다. 한데 내 생각엔 홀로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적적함을 생각한다면 다시 짝을 구하는 게 좋겠지만 여기엔 반드시 따르기 마련인 많은 갈등과 난관을 헤쳐 갈 각오가 있어야한다.

현실을 보면 재혼에 찬성할 자식도 많지 않다. 물론 자식이 먼저 재혼을 권유하기도 한다지만 드문 일이다. 내 주변에 나이 많아 홀로되어 재혼을 한 사람들을 보면 깨가 쏟아진 경우가 흔치 않고 갈등만 쏟아지다가 갈라서는 경우가 많다.

남자가 홀로돼서 여자를 들이려면 여러 조건들을 다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는 재산을 나누어 주는 걸 조건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본다. 그래서 자식들도 찬성보다는 반대가 많다고 생각한다. 재산을 나누어주고 산다 해도 서로 좋은 건 잠깐이다. 살다보면 갈등도 생기고 충돌도 한다. 같이 자식을 낳고 사는 부부라면 몰라도 노후에 새로 만난 부부라면 조그만 충돌에도 금이 가고 회복불능 상태로 가는 경우가 많다. 자식 낳은 부부도 등 돌리면 남인데 늦게 만난 사람들은 항상 살얼음 위에 있기 마련이다. 조그만 갈등에도 깨지기가 쉽다.

하기 때문에 혼자 사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외로우면 친구하나 만들어서 만나면 될 것이다. 굳이 불러들여 부부의 연을 만들어 갈등의 불씨를 안고 살 이유가 없다. 그리하면 자식들과도 갈등할 이유가 없다. 항상 홀로 사는 아버지를 안쓰러워하고 잘 할 것이다.

요새 많이 한다는 황혼이혼도 절대 반대다. 아무리 나쁜 조강지처도 새로 만난 사람보다는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 여자도 마찬가지다. 나쁜 남편도 새로 만난 남자보다는 낫다. 다 조금이라도 젊어서 얘기다. 70,80이 되면 젊을 때 갈등하던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그저 건강해서 밥상머리에 둘이 앉아 밥을 먹으면 그보다 더 큰 복은 없다.

가장 이상적인 건 부부가 함께 살다 남자가 한 2년 정도 앞서가는 것이다. 여자가 수명이 기니 남자가 5,6년, 길게는 십여 년 앞에 간다. 그래서 시골 마을회관을 가면 할머니들 세상인 것이다. 남자가 1년이나 2년 정도만 앞서가면 그보다 좋을수는 없을 것이다. 가장 나쁜 게 부인이 먼저 가는 것이다. 생활이 남자 혼자 살기에도 편리해졌다 해도 남자가 혼자살긴 아무래도 불편하다. 자식들에게도 아버지가 혼자 남는 것 보단 어머니가 혼자 남는 게 낫다. 홀아버지보다 홀어머니 모시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제일 좋은 건 한날한시에 같이 가는 것이지만 그런 건 있을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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