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향 이장(64세, 문정5리 주공2단지)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다. 투명한 일처리는 물론 성실하고 겸손하다는 내용들이다. 한 작은 지역의 이장직의 일로 얼마나 일을 잘하였기에 칭찬이 이어지는 것일까?
금기섭 회장(75, 노인회)은 곽정향 이장이 이곳에 온 이후로 아파트 환경이 확~ 바뀌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또한 그는 지나가는 마을 주민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자신의 대답고 동일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우리 아파트가 그 전에는 말이 많았고, 싸움도 많았어요. 집에 들어오는 환경 자체도 침울했었죠. 그런데 지금은 다른 아파트 사람들이 구경하러 올 정도도 확~ 바뀌었어요. 벤치마킹하러 이곳저곳에서도 많이 왔어요.”
금 회장은 지금의 아파트(주공2단지)가 처음 세워질 때부터 지금까지 26년째 살고 있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를 4년 동안 맡기도 했다. 지금의 아파트에 대해 모르는 게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곽 이장이 6번째 이장이라고 했다.
“저도 사업을 해본 사람입니다. 그래서 어느 사람이 성실한지 아닌지, 또 금전 문제로 투명한지 안 그런지에 대해 누구보다 눈치가 빠른 편입니다. 우리 이장님은 도비 지원을 받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어요. 그것을 투명하게 보고하고 열정적으로 일을 했지요. 금전 문제는 너무도 투명합니다. 그 결과 잡초 단지 아파트가 지금은 꽃단지 아파트로 바뀌었답니다.”
곽정향 이장은 지난 21년 5월 보궐선거로 당선되고, 이듬 해 정식 선거로 다시 선출됐다. 아파트 관리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그의 칭찬이 진행되자 관리사무실 김은숙 경리주임이 이장의 실적이 정리된 두 장의 프린트 물을 재빠르게 가지고 왔다. 이 정도로 일을 열심히, 많이 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다.
「204동 배드민턴장 공사, 전 동 천정텍스 공사, 단지 내 이팝나무 수국 연상홍 식재 공사, 노인정 리모델링 공사, 단지 내 울타리 교체 공사, 조경 사업, 계단 논슬립코팅 사업 등」 곽 이장이 이러한 사업들을 진행하면 주민에게 칭찬 받는 이유는 크게 투명한 재정 관리, 열정적인 환경 개선,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곽 이장은 왜 이렇게 열정적으로 이장직을 수행할까? 그가 받는 보수는 40만원에 불과하다.
“내가 태어나서 내가 사는 마을, 이 아파트가 아름답기를 원하는 것뿐이에요. 물론 일을 통한 성취감도 있지요. 청년 때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살았어요. 언제나 고향에 오고 싶었지요. 향수병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도 조금 있었어요. 이제라도 제 고향에 봉사해야겠다는 마음이 큰 것 같습니다.”
금 회장, 곽 이장과 함께 5개 동으로 구성된 아파트를 한 바퀴 돌아보자고 했다. 칭찬 받은 곽 이장의 손길을 직접 확인해 보고자 했다. 관리소에서 나오자마자 한쪽 외벽이 수국으로 가득 찬 것이 먼저 보였다. 누가 보더라도 ‘아, 멋지다’라는 탄성이 나올 상황이다.
각 동 앞에 이름 모를 식물들이 가지런히 심겨 있었다. ‘맥문동’이라고 했다. 꽃도 아름답지만, 그늘진 곳에서 자라는 성향 때문에 이곳에 심었다고 한다. 아파트 각 동의 북향은 해가 들어오지 않는다. 그동안 잡초만 무성했던 곳이다. 소위 버려진 공간이었다. 이곳을 맥문동 밭으로 꾸며놓은 것이다.
맥문동 이야기가 나오자 금 회장은 “그런데 이 맥문동은 곽 이장이 자기 사비를 들여 꾸며놓은 것이에요. 글쎄...”라며 다시 한 번 칭찬을 한다.
계속 걸으며 배드민턴장과 이번에 새롭게 꾸며놓은 정자까지 둘러봤다.
관리사무실에 다시 들어오자 우선식 관리소장이 한 마디를 거들었다.
“제가 이곳 관리사무실 소장으로 부임한 지 4개월 정도되었습니다. 예전 모습을 사진 자료를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아~ 그때와 비교해 보면 정말 천지가 개벽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전 아파트 울타리를 보면 정말 어떤 수용소 같았습니다. 지금은 정말 꽃동산입니다. 그 울타리를 바꾸니 정말 너무나 밝아지고 안전하고 보기가 좋게 변했습니다.”
관리소장은 외부 보수 공사 업체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그때마다 사람들이 ‘어, 아파트가 이렇게 달라졌네요. 놀랍습니다’라는 말을 자주하게 된다. 관리소장 스스로도 어깨가 으쓱해지는 순간이다.
손동욱 시설 기사도 옆에 있었다. 그는 “이런 분 처음 봅니다”며 “정말 사심없이 일을 잘하십니다. 광팬입니다”라고 말을 이었다.
문정5리 주공2단지에는 빈집이 없다. 주거민들이 이사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얼마 전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자식들이 집을 내놓은 적이 있다. 오랜만에 빈집이 나왔다. 그러나 순식간에 매매가 되었다.
곽 이장의 소망은 수수했다.
“다른 꿈은 없습니다. 살기 좋은 마을, 아름다운 아파트를 계속 유지하고 만들어가는 게 그냥 저의 기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