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주는 달콤한 선물, ‘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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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주는 달콤한 선물, ‘꿀’
  • 유정아기자
  • 승인 2016.11.10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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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원 적극적, 초보 귀농인에게 양봉 추천”
비타민 가득한 꿀, 피부미용 및 빈혈 등 ‘효과’
토종꿀벌 양봉 계획… ‘친환경’ 양봉 운영 준비

대전에서 학생과 일반인 대상으로 검도장을 운영해왔던 최승언(66)·김미순(63)씨 부부는 옥천으로 귀농했다. ‘일단 해보자’는 행동파 남편 최씨는 안락한 노후를 위해 아내와 함께 귀농했음을 밝혔다. 귀농한지는 십여 년이 지났지만 양봉을 시작한지는 이제 3년차, 아직 배울 게 많은 양봉 초보자다. 꿀처럼 달달한 이들부 부의 귀농 스토리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최승언씨.

■ 죽도를 내려놓고 자연으로 돌아와

남편 최승언(66)씨는 검도 6단 유단자로, 귀농 전 대전에서 학생과 일반인 대상으로 검도학원을 운영했다. 그러나 스포츠는 다른 업종에 비해 신체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50대에 들어선 후 부터는 노후를 위한 또 다른 준비가 필요했다.

남편 최씨는 “검도장을 그만둔 후 잠시 건축일도 해봤지만 오래하지 못하고 그만 뒀다”라며 “그렇게 귀농을 결심해 이곳으로 내려온 지는 벌써 10여년이 흘렀다”라고 말했다.

아내 김미순(63)씨와 남편 최씨는 대전과 가깝고 자연속에서 생활할 수 있는 옥천군으로 귀농하는 것은 큰 걱정 없이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씨는 “일단 결심하면 바로 실행에 옮기는 성격 탓에 귀농을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게다가 잠시 건축일은 배운 덕분에 귀농 후 본인이 거주할 목조주택도 직접 지었다”라며 “아내는 본인보다 귀농을 더 반겼고, 이미 분가한 자녀들도 귀농생활에 찬성해주었다”라고 말했다.

최승언·김미순씨가 운영하는 양봉장 전경.

■ 벌 2통으로 양봉 시작

이들 부부는 10여년 전에 귀농했지만 아직 양봉을 시작한지는 3년차인 초보 양봉업자다. 우연히 30여 년간 양봉을 해 온 마을 목사님의 추천으로 시작한 양봉은 귀농생활의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 부부는 추천을 받은 후 벌 2통으로 첫 양봉을 시작했다.

남편 최씨는 “처음 양봉을 시작했을 땐 벌통만 갖다 놓으면 되는 줄 알았다”라며 “그 당시에는 꿀벌들을 위한 질병관리와 온도관리는 물론 아카시아 꽃이 많이 피었느냐 까지 신경 써야 하는것을 몰랐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씨는 “아카시아 꽃이 피는 5월 중순부터 꿀 채밀을 시작하는데 올해는 이상기온과 폭염으로 아카시아 꽃의 꿀분비가 낮았다. 꿀을 채집하는 시기도 매우 짧아 며칠간의 꿀 채집기간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 기간 동안 꿀이 적어 경북을 제외한 전국이 꿀 흉년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밖에도 꿀벌의 질병관리와 온도관리는 1년 내내 중요한 관리 중 하나이다. 대표적인 꿀벌들의 질병으로 꿀벌 부저병과, 응애가 있다. 이 질병에 걸린 꿀벌이 벌통으로 들어가면 그 통은 전멸이 되기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약을 정부에서 무료 지원 해준다. 군에서 일괄조사 후면사무소에서 배급받는 형식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온도관리는 꿀벌들의 밀도를 조절하여 동절기에 꿀벌들이 얼어 죽는 것을 방지한다. 꿀벌들의 활동성이 많은 여름철이 되면 벌통을 80통까지 늘리고 동절기에는 50통으로 줄여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시행착오도 많았고 양봉에 대한 지식도 계속해서 배우고 있다. 지금의 양봉 관리방법을 알기까지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양봉수업도 듣고, 대한양봉협회 옥천지부에서 회원으로 활동해왔다”라고 말했다.

벌통으로 들어가려는 꿀벌들.

■ “친환경 양봉으로 경쟁력 높일 것”

가족들과 꿀을 나누고 싶어 양봉을 시작했다는 최씨는 앞으로 토종 꿀벌로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자 계획했다. 토종 꿀벌은 과거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전국 98%의 토종 꿀벌들이 사라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양 꿀벌의 도입은 당연시 되었고 적응력이 좋은 서양 꿀벌이 양봉업계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남편 최씨는 토종 꿀벌을 활용해 양봉을 진행하고자 하는 것이다.

최씨는 “워낙 서양꿀벌 양봉이 유명하고 현재는 본인도 서양 꿀벌로 양봉을 하고있지만, 국내 소비 시장의 수요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토종 꿀벌에도 관심이 생겼다”라며 “서양 꿀벌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본래의 토종 꿀벌로 친환경 양봉장을 운영하고 싶다. 나도 먹고 가족도 먹는 꿀인 만큼 더 좋은 제품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양봉장에서 생산되는 꿀은 1kg(2L)에 5만원상당으로 판매하고 있다. 주로 지인위주 판매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그 인기가 높다.

■ 맛도 영양도 다 잡은 ‘꿀’

꿀과 로열젤리 등 꿀류는 꿀의 주성분인 포도당과 과당이 더 이상 분해되지 않는 단당류이므로 소화가 잘되고 바로 에너지로 변환돼 피로감 회복에 뚜렷한 효과가 있다. 뿐만 아니라 꿀은 허약한 사람의 만성 기침 치료에 좋고, 변비 해소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로열젤리의 경우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내분비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을뿐만 아니라 성장을 촉진시키는 작용도 한다. 게다가 꿀은 비타민이 함유돼 자주 먹으면 피부에 탄력이 생기고 피부 잡티를 제거해주는 효과가 있다. 철분 성분도 함유돼있기 때문에 빈혈 예방에도 좋아 여성들에게 인기있는 제품이다.

그러나 몸에 열이 많거나 자주 목이 마른 사람은 꿀이나 로열젤리를 먹으면 입이 마르고 두통이 올 수도 있어 지나친 섭취는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벌통속에서 동면을 준비하는 꿀벌들.

■ “귀농인들에게 양봉 추천”

양봉업자들이 주로 얻는 꿀은 아카시아 꿀과 밤꿀이다. 꿀을 얻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꿀을 채밀하는 양봉은 이동형 양봉, 한 곳에서만 꿀을 채밀하는 고정형 양봉으로 채밀 방법이 나뉜다. 이들 부부는 안내면 동대리 내 본인 소유의 토지로 꿀을 뜨러 이동한다. 안내면에서 3/2의 꿀을 생산하고 있고 나머지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군북면에서 꿀을 채밀하고 있다.

남편 최씨는 “이동 양봉은 초보 양봉업자가 하기에 수월하다. 꿀을 얻으러 가는 장소 선정과 기술적인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라며 “경력과 기술에 따라 같은 방식으로 채밀하더라도 꿀 생산량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는 수입과 바로 직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초보 귀농인들에게 양봉업을 추천하기도 했다. 최씨는 “양봉의 초기 투입비용은 정부지원 50%, 자부담 50%로 다른 업종 선택에 비해 지원이 많은 편이다. 또 꿀을 채밀하면 당일 꿀을 이용한 제품생산이 가능하고, 보관기간도 길기 때문에 귀농인들이 시작하기 좋은 업종인 것 같다. 관내에는 250~300여 가구가 양봉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승언씨가 벌통을 관리하고 있는 모습.

■ 과감한 결단력도 필요

이들 부부는 귀농에 앞서 과감한 결단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도시의 공원이나 지하철에 가보면 은퇴 후 아무것도 하지 않는 노인들의 모습을 많이 봤다. 가까운 지인들에게 귀농을 추천해도 걱정만하고 오지 않는 이유는 모두 시골생활에대한 걱정 때문이었다. 나이가 많아도 시골에 오면 무슨일이든 할 수 있다. 너무 재면 못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 부부는 본인들의 경험과 소신에 대해서도 밝혔다. 최씨는 “본인은 어떤 일을 결심하면 우선 실행에 옮기고 본다. 귀농생활을 시작하면서 예상하지 못하는 변수는 있을 수 있지만, 직접 문제에 닥쳐보면 해결방법은 언제나 있었다”라며 “귀농에 대해 너무 걱정만하면 오히려 귀농 시작에 더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철저한 준비도 좋지만 실천에 옮기는 것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 지나친 걱정은 ‘기우’

이들 부부는 귀농생활의 장점에 대해서 설명했다. 최씨는 “본인은 농촌생활이 좋다. 일부러 감나무의 감을 남기는 여유, 아침에 맑은 공기를 마시고,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귀농이 좋다”라며 “모기, 벌레가 싫으면 귀농이 어렵겠지만 도시엔 이보다 더 독한 것들도 많은데 귀농을 원하는 분들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또 일부 인색한 시골인심에 대한 편견에 대해서도 바로잡았다. 최씨는 “도둑을 무서워한다거나, 병원등 편의시설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귀농을 멀리 한다고 들었다. 그러나 본인의 집은 울타리 하나 없고, 사방이 유리다.

병원에 자주 가야하는 환자의 경우 불편하겠지만 그전에 건강을 생각한다면 시골생활이 건강에 더 좋을 것이다. 생활을직접 시작해보면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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