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에서 인정한 굼벵이의 간 기능개선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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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에서 인정한 굼벵이의 간 기능개선 주목
  • 유정아기자
  • 승인 2017.01.1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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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성장 동력으로 각광… ‘곤충사업’ 전망 밝아
“거부감 줄이기 위해 다양한 가공식품도 연구 중”

대전에서 운수업만 15년간 근무했던 김연광(41)씨와 아내 박선영(41)씨 부부는 지난해 옥천으로 귀농했다. 이들 부부는 농업군인 옥천지역에서도 드문 굼벵이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김씨의 ‘간 큰’ 결정에도 아내 박씨는 묵묵히 남편의 곁을 지키며 굼벵이 생산에 주력해왔다. 이들 부부가 운영하는 ‘옥천 간큰 굼벵이농장’ 스토리를 들어본다.     /편집자주

‘옥천 간큰 굼벵이농장’ 김연광(41)·박선영(41)씨 부부.

▲“교통사고 후 귀농결심”

옥천군 군북면에서 ‘옥천 간큰 굼벵이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연광(41)·박선영(41)씨 부부는 20만 마리의 흰점박이 꽃무지 굼벵이를 기르고 있다.

농사는 처음이었던 이들 부부는 농업인 비율이 높은 옥천군에서도 드문 곤충사업에 뛰어 들었다. 농장 이름처럼 ‘간 큰’시도를 했던 이들 부부는 간 기능 개선에 효능이 있는 굼벵이 사육에 자신감이 붙었다며 미소 지었다.

대전에서 15년간 운수업을 해왔던 남편 김씨의 교통사고를 계기로 ‘누구나 가슴속에 품었던 자연속의 생활’을 그리며 귀농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아직은 생소한 분야이지만 굼벵이는 미래 산업분야로 각광받고 있는 분야다. 부가가치도 높아 귀농 사업으로 굼벵이 농장을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60일된 굼벵이 모습.

▲버섯농장에서 굼벵이까지

그러나 이들 부부가 처음부터 굼벵이만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김씨는 가장 처음 계획했던 사업은 버섯농장이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버섯농장을 준비하기 위해 정보를 모으던 중 굼벵이가 버섯 배지를 먹고 자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처음엔 버섯과 굼벵이 농가를 함께 운영하는 방법을 고려하기도 했지만 버섯 농장 운영을 시작하기엔 기반시설비 투입이 부담스러워 굼벵이로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굼벵이에 대한 지식은 책을 통해 먼저 익혔지만 이론과 실제 사육은 많이 달랐음을 설명했다. 김씨는 본격적인 귀농에 앞서 2015년부터 6개월간 전국에서 이름난 굼벵이 농가를 직접 방문하고 기술을 배우면서 준비했다.

김씨는 “곤충 농가를 방문하면서 비전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정직한 판매를 위해 본인이 직접 한 달간 섭취하며 그 효능을 직접 체험했다”라며 “10여 년간 운전 일을 하다가 여유를 가지고 굼벵이를 섭취하니 피로회복에 도움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굼벵이 사업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했지만 첫 시작은 신중을 기했다. 대전에 거주하고 있던 아내와 자녀들보다 먼저 김씨가 옥천에 터를 잡았다.

김씨는 “100% 귀농에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일단 혼자 시작했다. 굼벵이에 대한 기술은 배웠지만 군 지원 사업이나 귀농생활 지원에 대해선 알지 못했다”라며 “귀농인들에 대한 지원 사업을 알아보고 시작해야함을 배웠다. 더불어 군의 홍보도 더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굼벵이 사육

굼벵이는 자연 상태에서 생육 주기는 1년에 1회지만 농가에서는 1년에 3회 주기로 순환이 이뤄진다. 연간 일정한 온·습도를 유지해야 하며 잘 삭은 톱밥을 먹이로 관리해준다. 한 달에 한 번씩 톱밥을 교체해야 하며 이런 상태를 계속 반복하는 것이다.

굼벵이는 알에서 번데기 직전까지의 100일 전후 기간이 완전히 자라는 기간이다. 이때가 가장 영양분 함유가 많은 때이기도 하다. 김씨는 “첫 사육을 시작했을 당시엔 굼벵이가 많이 죽기도 하고, 손해도 보면서 생산 방법에 주력했다. 올해는 판로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굼벵이 생산과 건조과정까지는 농장에서 직접 하지만, 즙이나 환으로 섭취 가능한 굼벵이 가공 식품은 타 가공업체를 이용해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간큰 굼벵이 농장’에서 판매하는 굼벵이 즙은 계약한 건강원에서 십전대보탕 약재와 함께 즙을 내서 판매한다. 한 상자당 1kg의 굼벵이가 사용되고 60포에 17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건조굼벵이와 굼벵이환도 200g씩 판매한다.

굼벵이는 흰점박이 꽃무지 굼벵이, 장수풍뎅이 굼벵이만 식용 굼벵이다. 자연 상태의 굼벵이를 식용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섭취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굼벵이 사육장 내부 모습.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확장 계획”

이들 부부는 굼벵이 생산에 그치지 않고 가공까지 확장할 계획에 있다. 때문에 가공 전 필요한 교육이수와 기타 관련 준비에 한창이다. 김씨는 “초반엔 귀농 실패를 우려해 생산기술을 습득하는 것에 중점을 뒀지만 이젠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확장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옥천 간큰 굼벵이농장’에서는 인터넷 판로 확보와 어린이들이 방문·학습하는 교육농장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곤충 섭취에 거부감을 느끼는 소비자 입맛까지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굼벵이 가공식품도 개발 중이다.

김씨는 “소비자 입맛에 맞춘 굼벵이 가공식품이 필요함을 느꼈다”라며 “거부감이 들지 않는 ‘굼벵이 차’를 개발을 위해 다양한 약초 배합을 시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사업 계획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거주지 문제도 고심하고 있었다.

아내는 “굼벵이 사업이 좀 더 안정되면 대전에서 학교를 다니던 자녀들도 함께 이곳으로 전입할 예정”이라며 “그때는 귀농인이 아닌 확실한 전문 농업인으로서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천천히 계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옥천 간큰 굼벵이농장’ 김연광(41) 대표가 굼벵이를 들어 선보이고 있다,

▲덤으로 받은 귀농 속 ‘여유’

귀농을 결정하기에 앞서 이들 부부의 입장은 온도차가 있었다. 남편과는 달리 아내 박씨는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고 그 당시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박씨는 “귀농에 반대하진 않았지만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남편의 굳은 결심에 점차 굼벵이에 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지금은 굼벵이 농장에 대한 확신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내 박씨는 “매일 운전을 하던 남편을 걱정하던 습관이 사라졌다. 밤늦게 들어오는 남편을 걱정하는 게 일상이었지만 지금은 마음의 짐을 덜었다”라고 말했다.

농장 운영 외에도 자녀교육에도 고민이 많았지만 자연 속에서 배우는 학습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편 김씨 또한 귀농에 대해 긍정적인 변화를 직접 느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시간에 쫒기는 삶이 여유 있게 변했다. 육체적 노동이 필요한 농사일이지만 본인의 계획 하에 진행하는 농사일에 마음이 편해졌다”라며 “항상 긴장해야 하는 도시생활과 달리 귀농이 주는 혜택이다”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한 목소리로 “농사일은 한 아이템만 부지런히 노력하면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병원이나 편의시설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옥천군은 대전과 근거리에 위치해 있어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끼리 함께 즐기는 여가생활에 익숙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부부는 서로 귀농귀촌 체육대회나 군북면 지역모임, 산업곤충연구회 등 다양한 모임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농사나 짓자’는 말은 옛말

이들 부부는 귀농의 장점을 설명하면서도 지나친 기대에 초점을 맞춰서 시작하려는 이들이게 주의를 당부했다.

김씨는 “예비귀농인들을 혹하게 하는 잘못된 인터넷 정보들이 많이 있다. 귀농만하면 일확천금을 얻는 것처럼 홍보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라며 “소수의 상황이 누구에게나 가능한 것처럼 비춰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씨는 “귀농은 본인이 계획하는 사업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그 지역 특성과 지원 사업 유무, 주민들과의 관계까지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라며 “귀농에 관심 갖는 이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자세히 알아보고 확실한 계획을 세운 뒤 시작해야한다”라고 말했다.

귀농 자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씨는 “아무런 자금 준비 없이 귀농을 시작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빈집 지원도 수리비용이 들고 임대비용과 설비 등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도 지출이 발생한다. 여유자금이 어느 정도 있어야 기반을 닦는데 쓸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군 지원 사업 아쉬워”

이들 부부는 정부차원의 관심에 비해 군 지원 혜택이 부족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부부는 “굼벵이 사업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아 정보를 얻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농업기술센터나 타단체에 문의해도 교육이 적고, 홍보도 미흡함을 느꼈다”라며 “농가에서 직접 교육을 요구해도 개설되는 준비기간이 길고, 교육이 개설되더라도 홍보부족으로 참여를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타 지역에선 문의 전에 먼저 연락이 와서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곳이 많다.

옥천군도 귀농인들을 위한 지원증가와 관심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아내 박씨는 “요즘 같은 정보화 시대에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빠른 정보를 얻고 싶다. 농가를 위한 지원은 적극 홍보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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