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내 인생의 이모작, 진정한 작품 남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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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내 인생의 이모작, 진정한 작품 남기고파"
  • 천성남기자
  • 승인 2016.03.02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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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가 명광 우희문(66· 옥천 안남면 ·목사)氏
지난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 발레오시 국제교류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동양화 작품인 '단오' 그림.

 

 

 

 

 

종이상자에 그림 그리는 동양화가 명광 우희문(66·옥천 안남면·목사) 씨

유년시절의 꿈이었던 그림

“어렸을 때부터 그림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나 그 옛날에는 화가는 항상 배고픈 직업이란 인식 때문에 부모님의 만류가 있어 직업을 갖지는 못했지요. 그렇지만 마음에는 항상 그림에 대한 간절함이 있었어요.”
경북 김천 출신인 그는 15년 전, 귀농을 결심하고 이곳 옥천 안남면 청정리에 정착하여 목회활동과 깻잎하우스 농사를 병행해왔다.
좋아했던 ‘그림’에 대한 그리움을 마음속에만 늘 간직한 채 살아오다가 어느 덧 60대 초반까지 목회활동과 생업의 인생길에서 얻은 어깨의 병으로 수술을 받고 팔을 쓰지 못하는 어려움에 부딪혀야 했다.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그림사랑은 여러가지 산수화 작품들을 남기고 있다. 작품들 앞에서 행복하게 웃음 짓고 있는 모습.

 

 

 

 

 

옥천장애인복지관서 배우기 시작한 동양화

“그때가 2011년이었어요. 팔을 쓰지 못하게 되니 생활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대전 모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그 후에는 보건소로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녔어요. 그러다가 옥천장애인복지관에서 우연히 취미로 배우기 시작한 동양화를 접하고 제 인생에는 마구 꽃이 피기 시작한 겁니다. 처음엔 화선지에 그림을 그렸어요. 그림을 그리면 배접하고 표고하고 액자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작품성을 위해 보통 하는 일이지요. 그러다가 우연히 명절때마다 고물장사에게 주어버리는 과일상자가 눈에 띄었어요. 문득 그것에 그림을 그려보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어떤 재질이든 닥치는 대로 그림 그려

“그때부터 어떤 재질이든 그림을 그릴 수만 있으면 닥치는 대로 그림을 그려댔어요. 주택 실내 내장재로 사용하는 건축자재에서부터 못 쓰는 상자나 과일 종이 포장박스까지 그림을 그릴만한 평면이 있으면 어떤 것이든 활용했어요. 재질이 각각 다르니까 당연히 그리는 느낌도 다르더군요.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데는 보통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몇 달씩 걸리기도 해요. 작품을 그릴 때는 그림을 그릴 재료에 맞도록 먼저 구상을 해야 하지요. 사용할 재료로는 욕실 천정자재도 좋고 창고에 쌓여있던 모서리가 깨진 주택자재 등 어느 것에라도 그림을 그려봐요. 힘차게 밀려오는 파도라든가, 멋들어지게 휘어있는 오래된 소나무 등등 많지요.”

‘배바우 마을신문’으로 세상에 알려져

“제가 이렇게 어떤 재질이든지간에 그림을 그려대니까 집에 놀러 오신 이웃들이 ‘보기에 참 좋아요’ 하시더라구요, 거기에 힘을 얻었어요. 그렇게 입소문이 나니까 동네신문인 ‘배바우신문’에서 마을기자가 사진을 찍어 가더군요. 그것이 외부에 알려지는 계기가 된 것이지요. ‘SBS의 세상에 이런 일이’에 종이상자에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전국방송을 탔어요.(웃음)"

스티로폼으로 만든 상자와 종이상자에 수없이 그려놓은 산수화 작품들.

 

 

 

 

 

낮에는 깻잎농사 밤에는 그림 작업 ‘행복’

“낮에는 아내(박경인·61)와 함께 하우스 깻잎농사를 짓고 밤에는 그림 그리는 일에 몰두해요. 그래서 주로 그림 그리는 시각은 야간이지요. 저녁 먹은 후 밤 12~1시까지 작업해요. 작업을 할 때 소재는 생각도 하고 응용도 하고해서 그려요. 적적할 때 취미생활로 시작한 것이지요, 지금 생각하면 팔이 아픈 것이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가 된 것 맞아요.”

미국 발레오시 국제교류전서 최우수작품상 수상

“미국에서 그림으로 상을 받게 된 것은 (사)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를 통해 이뤄지게 된것입니다. 제6회 해외미술교류전 미국전입니다. 캘리포니아 발레오시 국제교류협회 주최로 열린 이 교류전은 지난 2014년 10월 20~26일 샌프란시스코 미국한인회총연합회 회관에서 열렸어요. 거기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어요. 내 인생의 큰 기쁨이었어요. 이외에도 전국노인서예대전에서 문인화 부문으로 특선을 받고 충청북도 노인종합복지관에에서 특선, 충북노인문화예술제에서 산수화로 수상을 하고… 취미로 시작한 그림으로 연거푸 수상을 하니 어찌 인생이 즐겁지 않겠어요.”

꿈을 넘어 전문가로, 작품 남기고파 “이제는 ‘꿈’을 넘어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취미’를 넘어 ‘작품’을 남기고 싶어요. 저의 그림 세계는 전통을 살린 동양화나 산과 자연을 그려내는 산수화이지요. 누구에게라도 말하고 싶어요. 인생의 끝자락에서 시작한 그림이 인생의 새로운 터닝포인트가 되는 것이라구요. ‘명광’이란 호는 영동 황간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박홍순 화가가 직접 저에게 주신 것입니다.”


후학양성위해 재작년 충남대평생교육원 수료

“배우면 반드시 써먹어야 하는 것을 알게 됐어요. 후학양성이라든가 가르쳐야 하는 것에는 아직 부족함을 느끼고 있어 더 배워야 할 것 같구요, 시골에서 개인교습으로 배우기에는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충남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예술대학장으로 계신 윤여환 교수님에게 1년 사사해 재작년 3월 수료를 했어요. ‘7,8년 배운 사람보다 재능이 있다’고 말씀하셔서 힘이 됐지요. 제게 힘과 용기, 희망이 되었어요.”

전국방송 통해 여수등서 방문 잇따라
“방송이 무섭긴 정말 무섭더라구요. 제가 방송을 탄 이후 여수에서 장애를 앓던 ‘박모’라는 분에게서 연락이 와 ‘덕분에 삶의 용기를 얻었다’라며 미역, 다시마, 멸치 등을 보내주시기도 했고 옥천군청을 통해 물어물어 연락을 한 한 강원도 분은 그림을 사주시기도 했으며 대구의 또래 분들이 직접 찾아 주시기도 했지요.”

그림은 노년인생의 또 하나의 행복
가족으로는 1남 2녀가 있고 큰애는 대전에, 아들은 서울에, 막내는 결혼하여 지금은 호주에 살고 있다고 말하는 그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귀여운 손자 2명, 손녀 2명의 재롱에 또 하나의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다고 말한다.
인생의 황혼기에서 뒤늦게 배우기 시작한 그림으로 재능을 꽃피우고 있는 그는 이제는 그림의 전문가로서 진정한 작품을 남기고 싶다는 포부와 함께 틈틈이 후학양성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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