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의 설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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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식의 설레임
  • 양순원
    옥천증약초 교장 / 수필가
  • 승인 2017.03.02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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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나이테를 졸업이란 이름으로 올려주고 그 자리에 입학이라는 봄 자리를 내어줍니다. 올해는 유난히도 봄이 추웠습니다. 얼마나 예쁜 봄꽃을 피우려고 그리도 단단한 바람을 입혔는지 준비도 안 된 나뭇가지 얼마나 깨우려고 칼바람을 보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더 설레 입니다. 올 봄에는 말 입니다. 눈물 흘린 만큼 깨닫게 되는 기쁨에 대하여 장미의 뾰족한 가시가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몸을 던져야 피울 수 있는 불꽃, 자신을 녹여야 밝힐 수 있는 촛불을 보면서 입학하는 어린이들이 6년간 영글어 가면서 세상의 빛이 되어 줄거목으로 키우고 싶은 소망 하나 살포시 담아봅니다.
잠시도 헛된 시간으로 한 분 돌릴 수 없음을 봄바람은 잘 알고 있습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 냉정한 시간의 넋두리들을 다 들어주지 못하고 현재의 충실함에 사로잡혀 봅니다.
“눈길을 걸을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 발자국이 마침내 뒷사람에겐 이정표가 되리니”라는 서산대사의 말씀이 입학생 앞에서 내 삶을 반추하게 합니다.
꼬집기 보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 위로의 말이 내 입에서 나오고, 따지기 보다는 내가 먼저 이해해주는 마음을 입학하는 새싹들에게 사알 짝 올려 봅니다. 그 새싹의 잎에 앉아 아침이슬로 영롱하게 빛나고 싶습니다.
새싹들 위에 불어주는 바람이고 싶습니다. 때로는 속삭여주며 다독여 주다가도 게으르면 따끔하게 일깨워주는 소나기도 되고 싶습니다.
당겼다가 늦추었다가 조절하면서 불모지 같은 마음은 녹여주고, 함께 무인도를 찾아 탐험도 하면서, 앞세우기도 하고 끌어주기도 하며, 벼랑을 떨어지는 기분도 느끼게 하면서 스스로 비행할 수 있는 바다를 나는 새로 키우고 싶습니다. 가장 높이 가장 멀리 나는 ‘알바트로스’ 새처럼 큰 날개 큰 몸집을 가진 특별한 새로 키우고 싶습니다.
새 학년이 되어 입학생을 맞이하여 봄 꽃망울 피우는 나무처럼 잔뜩 기대가 됩니다. 하나 둘 서로 다른 꽃으로 서로 다른 열매를 맺힐 어린이들 큰 나무로 키우기 위해 날이 밝으면 어김없이 태양이 떠오르듯 날마다 새싹들을 향한 뜨거운 열정과 사랑이란 노래를 담아 교정의 목련 꽃으로 곱게 피워내렵니다.
초등학생 13명 유치원생 20명 총 33명을 입학시켜, 초등학생 전교생 58명과 유치원생 20명을 증약 교직원 35명과 함께 날마다 기쁨과 새 희망을 채워가렵니다.
초등학배움 채움 나눔이 있는 꿈·지(智)·락(樂) 교육과정의 ‘오프닝(Opening) 프로젝트’로 계획된 이 날의 축제는 증약의 교육비전을 살리고, 2017년의 새로운 출발을 다짐해 보자는 입학식이라 의미가 있습니다.
재학생의 잔잔한 바이올린, 플롯 연주 속에 부모님과 입장한 신입생들은 교장 선생님의 입학허가 선언에 이어 장학금 전달과 화분, 단체티셔츠 등 입학 선물을 받으며 증약인으로서 첫 출발을 하였습니다.
전교생이 어울려 함께 하는 ‘행복합니다’ 플레시몹으로 따뜻한 환영의 마음을 전했고, 우리 아이들이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은 촛불이 전교생에게 옮겨지는 촛불 릴레이로 미래에 대한 가슴벅찬 희망의 불빛을 밝혔습니다.

또한 신입생을 포함한 행복 남매 6띠앗 결연으로 항상 함께하고 배려하는 형제요, 자매며, 남매가 되어 주겠다는 약속을 나누며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와 설레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무엇이든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나아가면 반드시 할 수 있다는 것을 늘 힘주어 말하고 있습니다.
각각 다른 작은 씨앗 안에는 큰 나무가 될 수 있는 모든 게 다 있답니다. 단지, 시간이 조금 필요할 뿐이지요. 저를 비롯한 전교직원 모두는 33명의 작은 씨앗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21세기를 이끌어갈 멋진 나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생각을 하니 봄 꽃이 더욱 화사한 미소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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