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의 ‘수호천사’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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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의 ‘수호천사’ 역할
  • 천성남국장
  • 승인 2017.05.0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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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훈(47) 큰길기획 대표
김대훈(47) 큰길기획 대표.

“처음엔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옥천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경로잔치를 열게 된 것이 계기가 됐지요.”

지난달 20일 제37회 장애인의 날, 9년 간 장애인복지에 힘써온 공로를 인정받아 충북도지사 표창을 수상한 김대훈(47) 대표는 그동안의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옥천 삼양리 출신으로 대전 목원대를 중퇴한 김씨는 삼양초(37회), 옥천중(34회), 옥천고(9회)를 나온 토박이다. 그는 학원(대한종합교육원)을 운영하게 되면서 아이들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아이들이 주연배우로 나서는 재롱잔치 아닌 경로잔치를 지난 2001년부터 4년간 관성회관에서 짬짬이 열어온 것이 노인 봉사의 시발점이 됐다고 회고했다.

“당시 주말을 이용한 일명 ‘나라시’라고 하는 버스 운송 사업을 시작했었어요. 힘은 들었지만 수입이 짭짤해 연수입이 자그만치 1400만~1500만 원가량 벌었어요. 그때 도창재 현 시각장애인연합회장을 알게 되었어요. 자연스럽게 ‘이건 내 돈이 아니다’란 생각으로 목돈은 뚝 떼어놓았다가 매년 한 번꼴로 ‘12월 23일’을 정해놓고 경로잔치를 벌이게 되었어요. 아마도 당시 이 일로 방송까지 탔던 기억이 납니다.”

김 대표는 시각장애인의 날인 ‘흰지팡이의 날’을 기념해 매년 100만~200만 원 정도를 지원하면서 관광버스를 빌려 60~70명의 어르신들을 태우고 후배들과 함께 대청댐이나 그밖에 구경 좋은 곳을 다녀오는 것을 4년간 지속했다.

그렇게 해오던 중, 사업자금의 여력이 녹록치 않았던 김 대표는 하던 봉사활동을 중단하게 되었고, 대신 7명의 시각장애인후원회를 결성하기에 이르렀다.

“초심을 잃지 않고 지금까지 함께 해온 초창기 멤버는 홍경옥(행운보석사장), 유재목(군의회의장), 유재숙(군의원), 이해종(옥천유선방송), 김대훈(큰길기획대표), 유명희(전라이온스클럽회장), 이광직(이안경원사장) 등 7명이에요. 제가 사회단체장들과 일을 함께 해오다보니 저절로 함께 뜻을 모아 봉사활동을 하게 된 거지요.”

현재 시각장애인후원회원은 모두 24명이다. 김 대표는 “여전히 우리 후원회는 개인당 2만원의 회비로 운영하고 있다. 매년 400만~500만원의 물품과 후원금으로 ‘흰지팡이의 날’을 이용해 시각장애인들을 돕고 있다”며 “여름에는 춘장대 같은 바다로, 또는 옥천에서 함께 즐거운 행사를 마련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저보다도 항상 후원회원들이 열성적으로 제 일처럼 도와주셔서 후원회를 이끌고 가는 거지요. 회장을 안 맡으려 했으나 현재 또 회장을 맡고 있어요. 예산이요? 역시 충분히 남습니다. 행사를 위해서나 어디를 간다하면 우선 기본예산 100만원을 뚝 떼어놓고 편성합니다. 먹고 쓰는 것을 최소화하죠. 회장은 당연히 특별회비를 더 내야지요.”

9년 동안 이 같은 결속을 맺어온 김 대표는 장애인의 날에 맞춰 ‘매달 20일’로 정해 놓고 아름다운 후원 간의 만남을 지속해 오고 있다.

“회원들이 한마디씩 하더군요. 제가 시각장애인 후원회장을 맡으면 재미있을 것 같으니까 맡 으라구요. 회장직(?)을 준다는데 안하느냐고 성화를 해서 할 수 없이 7년 전에 했던 회장직을 또 맡았어요. 그러고 보니 회원들 덕분에 유봉렬 군수를 비롯 한용택 군수, 김영만 군수로부터 노인복지관련 표창장을 받는 영예를 누려왔어요.”

서울·대전·거제까지 안가는 곳 없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김 대표는 작지만 큰 모임인 시각장애인 후원회를 통해 “회원들이 봉사를 통해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김 대표는 한 달에 한번 씩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아르바이트 직원 등 어려운 이웃을 대상으로 누구라도 먼저 본 회원이 쌀이라든가 필요물품을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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