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 돌보는 안전망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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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돌보는 안전망 필요하다
  • 박승룡 논설주간
  • 승인 2017.07.0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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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룡 논설주간

한 부모 가정이 급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혼모까지 늘고 있다.

뉴스나 언론매체에서 신생아 방치와 유기 등의 소식을 접하곤 한다. 슬픈 현실이지만 이는 범죄다.

범죄자를 잡고 보면 그들의 인생스토리는 슬픈 가족영화를 보는 것만 같다.

지난 1월 청주에서 10대 여고생이 혼자 출산한 후 아이가 숨지자 8일간 방치 후 유기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아이가 숨지자 사체를 유기하는 범죄로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결국 이 여고생은 재판에 넘겨졌다. 성숙하지 않은 아직 어린 학생의 실수였다.

이 학생의 사연은 참으로 안타깝다.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할아버지와 살아오다 1년 전 할아버지까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차가운 아스팔트같은 사회에 혼자 남았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새벽시간 택배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온 이 학생은 교제를 해오던 남자친구 사이에 아이가 생겼다.

임신소식을 접한 남자친구까지 연락이 끊기면서 우울증까지 앓았던 학생은 결국 아이를 출산 후 관리를 하지 못해 죽음에까지 이르렀다.

이런 범죄는 미혼모를 대하는 성인들의 사회적 인식과 관점이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인 인식개선과 지자체별로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영아 유기는 원치 않은 임신과 출산으로 뒷감당하지 못하는 10∼20대 미혼모들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아이의 탄생은 부모에게 축복임과 동시에 엄청난 책임감이 동반된다. 특히 10대 여학생이 혼자 갓난아기를 키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이 아버지나 가족의 도움 없이 홀로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하는 미혼 여성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아이가 건강하지 못하고 생계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면, 그것도 어린 10대라면 영아를 유기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런 소식은 옥천도 다를 것이 없다. 지역에서 두 명의 미혼모를 만났다.

한 미혼모는 학업도 중단한 채 새벽에는 신문 접기와 낮에는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또 다른 미혼모는 시간당 5000원짜리 아르바이트를 가기위해 집 근처 슈퍼마켓 여 사장님에게 시간당 2500원을 주고 아이를 맡긴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옥천군의 양육지원금은 고작 17만원. 이 조차 혜택을 받지 못하는 미혼모도 있다.

이런 문제는 옥천군이 미혼모에 대한 무관심한 정책이 낳은 결과물이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부모들이 혼자 힘으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사회적 지원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한 미혼모는 ‘돈을 지원해주는 제도보다 제가 나가서 돈을 벌수 있도록 아이를 맡길 곳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옥천군의 미혼모 양육지원금 지원 대상자는 1명으로 등록되어 있다. 신청자에 한해서 지급하기 때문에 대상자 파악이 어렵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군은 미온적인 행정을 반성하고 미혼모 사례자 발굴과 지원정책을 적극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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