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장 역사의 현장 구석구석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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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 역사의 현장 구석구석 찾아보기
  • 정우용 한국 독서문화교육원
  • 승인 2017.07.13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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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역사 공부 어떻게 할까?
정우용

우리나라 교과서에 역사 과목이 처음 등장하는 시기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4학년 사회과에서 문화재, 조상들의 의·식·주 등으로 주제별로 접근하다가, 6학년 1학기가 되면 원시시대부터 현대까지 우리나라 역사를 통사로 배우게 된다. 이 교과 과정은 인간의 인지발달 과정에서 시간개념 인지구조가 발달하는 시기가 초등 4학년 무렵이라는 역사교육학 학자들의 연구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초등 저학년에게는 역사는 어려울 수밖에 없고, 그것은 당연한 것이다. 아이 스스로 흥미를 보인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저학년에게 미리 역사 선행학습을 시키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역사 공부가 어려운 이유가 또 하나 있다. 뜻도 모르고 연대를 외우고 사람 이름을 외워야 하는 우리 역사 교육 방식이 아이들로 하여금 역사를 어렵게 생각하도록 만든다. 역사는 묻고, 생각해가며 하는 공부이지 연대와 인명을 줄줄 외우는 공부가 아니다.

수능시험에서 역사가 필수이기 때문에 역사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가치관을 세워주고 정체성을 바탕으로 올바른 세계관을 심어주는 것이 역사 공부의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에게 역사 공부를 어떻게 시켜야 좋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역사를 암기과목으로 생각하는데 역사는 암기과목이 아니다. 그러므로 역사는 흐름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역사는 무엇보다 ‘시간’의 학문이므로 시대적인 커다란 흐름을 중심으로 그에 따른 변화를 인지해야 한다.

시대에 따른 사건이나 인물을 중심으로 세부사항에 대해 재미있게 이야기를 섞어서 지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래야 원인, 과정, 결과, 그리고 의미를 파악하는 맥락의 이해가 가능하다. 그렇지 않고 외우려고만 한다면 역사 공부는 지겹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한편 이러한 과정은 부모가 따로 신경 써주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역사 공부는 학교에만 맡기면 어렵고 복잡해 아이들이 싫어할 확률이 높다. 인물, 사건을 중심으로 어느 시대쯤의 어떤 사건인지 부모가 알고 있는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를 엮어서 들려주고 선행학습의 목적이 아닌 놀이 속의 체험학습이 바람직하다.

며칠 만 있으면 즐거운 여름방학이다. 체험학습은 거창하게 짐을 싸들고 멀리 떠나야 좋은 것은 아니다. 아이의 관심사를 세심하게 살펴 호기심을 채워 줄 수 있는 체험학습을 해야 한다.

유적체험도 선행학습을 목적으로 강요하면 아이는 역사 공부를 점점 싫어하게 된다. 체험학습이 거창하게 서울의 경복궁이나 창덕궁을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기 주변의 역사유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것이 쉽고 재미있게 역사 공부에 빠져들게 하는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어느 가문이나 시조를 비롯하여 선조 가운데 훌륭한 인물이 있다. 자기 가문의 인물에 대한 공부와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것도 역사공부의 한 부분이며 자기 고장의 인물에 대한 공부도 역사공부다. 체험학습은 역사유적지 등을 찾아 무엇인가 가르쳐야 한다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집에 돌아와서 무엇을 배웠는지 확인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다음에는 체험학습을 가지 않으려고 한다. 그냥 체험학습을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아이들을 지치게 하면 안 된다. 기왕 왔으니 전부 보고 가자고 욕심을 내면 아이들은 쉽게 지치고 체험학습 효과도 떨어뜨리게 된다. 지치게 되면 체험학습에 대한 흥미 자체를 잃게 된다. 한 번에 많은 것을 보게 하지 말고 같은 장소를 여러 번 찾는 것이 좋다. 반복해서 가다보면 아이들의 관심사도 자연스럽게 넓어진다.

서울의 궁궐을 찾아보거나 수원의 화성을 찾아보기 전에 우선 옥천의 인물 중 조선 초기의 백촌 김문기, 조선 중기의 중봉 조헌, 조선 후기의 우암 송시열의 흔적을 찾아보고 그 시대의 왕이나 인물, 사건에 대해 공부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백천 김문기를 공부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사육신을 공부하게 되고, 단종, 세조, 문종, 세종을 공부하게 된다. 중봉 조헌을 공부하게 되면 선조임금과 임진왜란을 공부하게 되며, 조선왕조실록에 3000회나 기록되었다는 우암 송시열! 그의 학문 앞에 머리를 숙이게 된다.

옥천에는 중봉 조헌의 친필 현판이 걸려있는 이지당을 비롯 성균관의 축소판 향교, 고려 초기의 두암리 삼층석탑, 조헌 신도비, 김문기 유허비, 송시열 유허비 등 한 학기 교과 과정으로도 충분할 만큼 풍부한 역사의 현장, 역사유적이 수없이 많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지줄대는 실개천 따라 우리고장 옥천의 역사의 현장 구석구석을 찾아보자. 백천 김문기, 중봉 조헌, 우암 송시열의 향기 묻어있는 옥천은 대한민국의 교육의 명당이자 역사의 중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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