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되는 두 다릴 붙잡고, 허공에 불을 지르며
참, 모진 세월 당겼나보다
대소변도 못 가리던 날
‘살아서 무엇을 하나?’
썼다가 지우고 지우면서
그날이 설마 오려나? 가슴조렸던
그러던 고무줄 같은 마음결 스르르 풀려
산이 좋아 일찍 산으로 가신 엄마가 눈가에 그립다
비탈진 모랭이 산기슭
할미꽃처럼 거칠게 누워계신 묘지
뻐꾸기 목 놓아 긴 사연 대신 전하니
술잔을 기울이다 비틀거린다
‘어머님, 울지 마세요. 전 괜찮습니다.’
저 활짝 웃는 찔레꽃 좀 보세요!
저도 그 마음 전하러 절룩이며 왔어요
‘그래, 그래, 그래야지 우리 아들아.’
엉클어진 풀섶에서 콧물로 맺는 언약에
하얀 찔레꽃 향기 매웁다
◇약력
· 『백두산 문학 』 시 신인상,
· 『 한비문학』 시 신인상
· 시집『 물같이 바람같이』
· 수필집『 바람의 노래』
· 옥천문협 감사, 문정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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