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회 前중부매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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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회 前중부매일 논설위원
  • 강준회 전 중부매일 논설위원
  • 승인 2017.07.2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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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괄이 공자님께 물어 가로되, 예(藝)는 활을 잘 쏘고 모(慕)는 손으로 배를 밀 힘이 있으나 모두다 정상적인 죽음을 얻지 못했거늘, 우(禹)와 직(稷)은 몸소 농사를 지었지만 천하를 얻었다고 합니다.

공자가 대답하지 않다가 남궁괄이 나가자 공자님 가라사대, 군자로다. 이 같은 사람이여, 덕을 숭상하도다.

힘과 재능으로 자기를 지키고 나아가서는 남을 공격하는 근원이다. 그래서 힘 있고 재능 있는 사람일수록 제명에 못 죽는 경우가 많다.

예는 유궁국(有窮國)의 임금으로서 활을 잘 쏘았지만, 자기 신하의 손에 죽었고, 모(慕)는 육지애서 배를 끌고 다닐 만큼의 힘이 있었지만 소강(小康)에게 죽엄을 당했다.

예와 모는 모두 남다른 용력과 재주가 있었지만 타살을 당했다.

그러나 우(禹)와 직(㮨)은 농사를 지었지만 덕이 높았다. 우와 직은 특별한 재능도 뛰어난 힘도 었었다.

그러나 우는 하(夏)의 임금이 되었고, 직은 주의 시조가 되었다. 힘도 재능도 자신을 지키는 진정한 보물은 아니다. 힘과 재능만 믿고 날뛰면 천하의 사람을 다 적으로 만든다.

아무리 그래도 혼자서 천하의 사람을 다 상대할 수야 없지 않겠는가.

누구 손에 어떻게 화 멸할 지도 모른다. 진정으로 강한 것은 천하 사람의 인심이고, 그 인심을 얻는 길은 바로 덕이다.

그래서 덕이 재주도, 힘도 모두를 이긴다. 덕은 별다른 능력이 없어도 왕도 되게 하지만 재주와 힘은 도리어 재앙을 부르는 근원이 될 수 있다.

공자님 가로사대, 그를 사랑한다면 능히 수고롭게 함이 없겠는가. 충실히 대한다면 능히 깨우쳐 줌이 없겠는가.

쓴맛이 난다고 해서 다 양약은 아니지만, 그래도 양약은 쓴맛이 난다. 힘들게 산다고 해서 다 유익함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힘든 과정을 겪지 않으면 유익함을 얻을 수 없다.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단법이다.

사람을 진정으로 위하려면 편하게 살게 하기 보다는 무엇인가를 성취하도록 채찍질을 해야 한다.

자식이 사랑스럽다고 부모가 자식의 일을 다해주면 그 자식은 나중에 마마보이밖에 더 되겠는가. 사람을 진정으로 사귀려면 상대에게 충고로 해주어야 한다.

망하는 길로 가는 데도 그냥 두고 보면 이것은 진정한 사귐이 아니다. 벗은 함께 놀기도 하지만 책선(責善), 즉 선을 권할 의무도 있다.

생선도 따뜻하게 두면 썩듯이, 사람도 안일하게 살게 두면 몰락의 길을 가게 된다. 쓴맛을 줘서 강하게 해주는 사람이 고마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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