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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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
  • 이흥주 수필가
  • 승인 2017.08.1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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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주 수필가

옥천에서의 국제결혼은 신랑감이 농촌에 거주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결혼을 하려고 상대방을 찾으려 할 때는 내 형편을 고려하기보다 우선 상대방에 대한 바람과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람의 심리이다. 농촌의 환경이 도시보다 열악한 걸 생각한다면 한국 사람끼리의 결혼에서는 농촌에 산다는 자체가 결혼상대자로는 실격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의 여성들이 농촌으로 시집와서 산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다. 따라서 농촌 총각들이 국내 여성을 상대로 결혼하기란 지극히 어려운 게 현실이다.
옥천에서 주로 신부를 데려오는 동남아 국가들이 아니라면 평생을 홀로 살아야 할 농촌 총각들이 많은 게 지금의 모습이다. 그 동남아 국가 여성들이 한국에 와서 가정을 꾸리고 잘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국제결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그 사람들이 일으키는 사회적 문제도 많아지고 있다. 이런 일들이 일어나다 보니 외국 신부는 다 문제가 있다는 선입견이 생기고 그걸 주선하는 결혼중개업체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려고 하는 게 현실이다.
서두에서 얘기한 바대로 요즘 신부들이 요구하는 신랑감으로 농촌 총각들의 조건은 맞지 않는다. 농촌의 환경이 열악한 걸 제외한다 하더라도 신랑 본인의 생각이 모자라서, 능력이 달려서 외국 신부를 데려다 놓고도 단꿈이 쏟아져야 할 신혼생활, 나아가 결혼생활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신부가 이역만리 타국으로 시집오면 믿을 게 누구이겠는가. 기댈 사람은 신랑밖에 없다. 그런데 그 신랑이 신랑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면 신부는 실망을 넘어 절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국제결혼에 실패하는 케이스의 신랑들이 대부분 본인의 과오나 실책은 인정하지 않은 채 그 책임을 결혼중개업체에 돌리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신부가 집을 나갔다면 그 신부는 옳지 않은 짓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에 부딪히면 한국이 아무리 좋아서 시집을 왔다 하더라도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신부의 입장일 것이다. 신부만 나쁘다고 볼 수 없는 그런 게 있는 것이다. 한국에 시집와서 잘 사는 외국 신부들 참 많다. 그런 가정을 들여다보면 신랑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능력을 잘 발휘하고 있다. 우선 열심히 일하며 가족부양의 책임을 다한다. 말도 통하지 않는 시부모와 며느리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잘하는 것은 물론이고 신부의 비위도 잘 맞추어 아기자기하게 자식 잘 낳고 잘 살아간다. 국제결혼 한 사람들이 가정을 잘 이루려면 이처럼 신랑의 역할이 아주 큰 것이다.
 한국 사람끼리 결혼해서 살면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가? 국내결혼해서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해보면 알 것이다. 이혼율이 높고 가정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국내결혼도 마찬가지다. 가정의 행복은 국내결혼이냐 국제결혼이냐가 좌우하는 것이 아니다.
옥천의 인구가 감소하는 이때 다소의 문제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국제결혼이 인구를 늘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걸 부인할 수가 없다. 한 이주여성이 들어와서 아이 둘을 낳았다면 옥천의 인구가, 나아가 대한민국의 인구가 3명이 늘어난 것이다. 이들은 아주 든든한 옥천군민이 된다. 내가 볼 때 국제결혼은 신랑이 나이가 있어도 다들 젊은 신부를 데려온다. 이게 국제결혼의 좋은 점이기도 한 것이다. 젊어서 들어오는 이주여성들은 임신도 잘하고 출산율이 아주 높다고 본다. 국내결혼한 사람들은 거의 대도시로 나가거나 나갈 가능성이 많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주여성의 농촌가정은 평생 움직이지 않을 붙박이 군민이 된다.
 국가나 자치단체나 지금 인구 늘리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각종 혜택에다 제도를 만들어 출산율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하지만 한번 떨어진 출산율은 요지부동이다. 내 자식 셋은 결혼해서 기특하게 다 둘씩 아이를 낳았다. 한데 아이들 키우느라 딸과 며느리들이 전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다. 경제적으로 타격이 크지 않을 수 없다. 이래서 아이를 안 낳으려고 하거나 하나만 낳겠다고 하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좋은 대안이 국제결혼이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이주여성이 하나 들어오면 인구가 한사람 는 것이 되는데 아이 둘을 낳으면 셋이나 느는 것이다. 이보다 더 좋은 인구 늘이는 방법이 있을까. 농촌이나 시골같이 결혼조건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총각들은 결혼을 못하고 있는데 해외로 눈을 돌리지 않는 이상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이 문제를 잘 해결하면 인구 늘이는 정책에 크게 기여 하는 게 되는 것이다. 국제결혼중개업체가 이런 순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동안은 지자체들이 결혼비용까지 보조하면서 장려하기도 한 국제결혼이 지금은 관련 법규가 강화돼 국제결혼 성사가 자꾸 어려워지는 현실에 와있다.
 신랑들이 제대로 역할을 잘하고 가정을 꾸려갈 능력을 갖추었는지가 국제결혼의 성패 여부가 달려있다 할 것이다. 이주여성들에게는 전혀 잘못이 없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국내결혼이건 국제결혼이건 잘살고 못 사는 게 둘의 공동책임이지만 국제결혼에서만큼은 신랑의 역할과 책임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안고 가야 하는 짐, 결혼을 못하고 적령기를 넘긴 수많은 늙은 농촌 총각들을 어찌해야 하는가. 모든 조건을 갖추고도 자기 신념에 의해 결혼을 안 하는 사람들과는 이들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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