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구제작 장인 ‘팔공국악기' 신양호(58)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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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구제작 장인 ‘팔공국악기' 신양호(58) 대표
  • 천성남기자
  • 승인 2016.03.0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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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간 전통타악기 장구 제작하며 살아온 외길 인생
 장구제작 장인 ‘팔공국악기’ 신양호(58) 대표

■최상의 오동나무와 질좋은 가죽이 재료의 기본

가장 좋은 장구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수십 년 된 오동나무와 질 좋은 천연가죽 등이 필요하다. 30 여 년 동안 최상의 오동나무를 얻기 위해 나무를 간벌하는 산판(전국각지)을 찾아다녔다. 나무 고르는 일에서부터 좋은 가죽을 얻기 위해 직접 천연 가죽을 무두질(생가죽, 실 따위를 매만져서 부드럽게 만드는 일) 하는 등 좋은 장구가 태어나기 위해서 그의 손길을 타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 전통악기의 명맥 잇기 위해 체험 프로그램 운영

“지금은 소비층이 많지가 않아요. 판매에도 한계가 있지요.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도 이젠 많이 없어졌어요. 그래서 현대에는 무엇보다 전통 악기에 대한 명맥유지를 하는것과 기술력을 대물림하는 것이 가장 관건이라고 봐요. 누구라도 하는 것이 아닌, 꼭 이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지요. 그래서 지금까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해 왔고 다행히 전국에서 많은 초·중·고 학생들이 찾아와 호응을 해주고 있어요."

 

 

 

 

 

 

 

 

 

 

■ 기념품 제작해온 형님 덕에 장구 제작에 손대

“이 일은 내게 있어 천직이 됐어요. 처음 시작하게 된 건 장구 기념품을 제작하던 4년 터울인 형님(신판호·62) 때문이었어요. 장사가 아주 잘 되었던 때가 있었어요. 그러나 이 일이 점차 쇠퇴해가면서 자연히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됐어요. 그것이 바로 이 장구제작이었어요. 잘 맞아요. 시간이 언제 갔는지 몰두해 온 세월을 합쳐보니 어느 덧 30여 년이 훌쩍 넘어 갔더라구요.”

■ 장구 모양·가죽형태 따라 전문가·초보자용 구분

장구 종류에는 사물놀이용과 장단용이 있다. 이것은 다시 일반 사물놀이용과 전문가용으로 나뉜다. 여기에 유아용, 초등 1~6학년의 사이즈별로 나뉜다. 마치 바이올린의 사이즈로 나뉘는 것과 같다. 가격은 사물놀이용이 16만 원선. 전문가용이 25만 원선. 장구에 사용되는 가죽으로는 소, 개, 양, 말가죽 등이 쓰이는데 가죽에 따라 소리의 차이가 나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장구의 모양과 가죽에 따라 소리가 달라져요, 절묘하지요, 가장 비싼 것은 양피로 주로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민요, 창에 사용되는 민요장구(장단장구)가 있어요. 가죽 두께에 따라 소리가 달라요. 두꺼울수록 울림이 크고 높게 나타나지요.”

 

 

 

 

 

 

 

 

 

 

■ 천연 가죽의 건조 방법에 따라 소리가 달라져

“좋은 소리를 얻기 위해 가죽을 무두질하기 위해서는 먼저 천연가죽의 털을 벗겨 물에 여러 번 담궜다 팽팽하게 건조하는 방법을 3, 4번 되풀이해 얻어내지요. 오동나무는 통째로 몸통을 수차례 다듬어 잘록한 허리의 아름다움을 얻어야 해요. 오동나무는 비틀림이 없고 가볍기 때문에 사용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구하기가 어려워져서 주로 대전이나 전국각지의 나무전문가를 통해 구합니다. 가죽도 마찬가지구요.”

■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맞춤형 장구 주문 제작

“주로 소비자가 원하는 스타일대로 맞춤장구를 제작합니다. 소리도 원하는 음역 대를 잡아주고요. 소비자가 도면을 그려올 때도 있어요. 제작이 되면 소비자들의 관리요령이 필요하지요. 날씨가 뜨겁거나 건조하게 되면 소리가 달라져요. 그래서 그때의 황에 따라 그늘에 놓거나 팽창하게 하면서 소리를 조절해 갈 수 있어요. 소리를 맞추는 가죽조리개가 달려있어 가능하지요.”

■ 이 일은 천직으로 아들이 대물림하는 것이 꿈

“이젠 이 일이 천직이라고 생각합니다. 원하는 것은 가족 중 하나가 대물림하는 것이겠지요. 다행히 1남 1녀 중 아들이 관심이 있어 생각중이지요. 오랜 세월동안 이 일을 해올 수 있었던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아내(김영미·52)가 있어 가능했어요. 악기의 몸통을 깎아 놓으면 사포질과 조립이 기다리고 있어요, 이것이 또한 어려운 작업이지요. 하루에 식구와 함께 15~20개 조립이 가능해요. 집사람이 불만 없이 도움을 주어 고맙지요. 내게 있어 가장 큰 원군이지요.”

■ 여름 · 겨울방학 이용 학생 체험프로그램 운영

“지금 걱정은 우리의 전통타악기인 장구의 명맥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전국에서 장구를 제작하는 사람이 이제 겨우 10명 안팎에 불과하지요. 교육현실은 점점 학교에서 외면당하고 학생들에게 교육시킬 수 있는 시스템도 없고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래서 해온 것이 이 작업장을 통해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어요, 악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소리가 어떻게 울림을 통해 나오는지를 체험한 학생들이 참 좋아해요. 주로 여름·겨울방학을 이용해 유치원, 초중학생들이 옵니다. 옥천뿐만 아니라 전국각지에서 와요. 후세들에게 물려주는 풍토조성이 많이 아쉽지요. 그래서 고안한 것이 출장교육 프로그램을 했는데 어려움이 있어 체험장에서 하고 있어요,”

■ 적성에 맞는 장구 제작 ... 전통악기 명맥잇기 소원

“좋은 나무를 구하고 질 좋은 가죽을 구하고 몸통을 깎아 만들고...이 작업을 되풀이 하다보니 어느 덧 30여 년이 후딱 흘러갔어요. 이 일이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이 들어요. 이제는 다른 것을 할 수 없어요. 쭈욱 가야지요. 이 길을. 그래서 무형문화재가 되는 길에 한번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어려움이 많이 있겠지만 꼭 하고 싶어요. 그래야 명맥유지가 될 것 같아요. 후세들이 이 일을 맡아주지 않으면 우리 장구는 명맥이 끊기잖아요. 그게 가장 염려스럽고 걱정이 됩니다. 학교에서도 민족고유의 전통타악기인 장구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는 것도 필요 하구요.”
30여 년 동안 오동나무를 깎아 잘룩한 허리를 만들어 가죽을 대 소리를 만들어내는 그는 타악기의 장인임에 틀림이 없다. 앉으나 서나 “아들에게 대물림하면 좋겠다”는 그의 소원이 이뤄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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