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만든다는 건…
상태바
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만든다는 건…
  • 도복희기자
  • 승인 2017.11.09 1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쉴 틈 없어도 행복하다는 반찬가게 남명순 사장
삼시세끼 밥찬들’ 대표 남명순 (60)씨

직장 여성들에게 반찬 가게는 가사 일손을 덜어주는 고마운 장소다.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고 특히 1~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절반까지 늘어나면서 반찬을 사먹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옥천군 내에 소문 난 반찬가게가 있어 찾아가 봤다.

‘삼시세끼 밥찬들’(대표 남명순 60)의 아침은 분주했다. 재료를 다듬어 요리하는 손길이 전문가답게 빠르고 민첩했다. 남 사장은 대성초등학교 등에서 20년간 급식 조리사로 일한 뒤 2015년에 명예퇴직을 하고 반찬가게를 냈다. 평소 음식 만드는 일을 좋아해서 학교에서도 즐겁게 일해 왔다는 그녀는 “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만드는 일이 행복하다”고 했다.

몇 년 전부터 서정리 집에 장독대를 만들고 남편이 농사지은 콩으로 장을 담갔다는 남 사장은 “학교급식 일을 할 땐 나트륨 관리에 철저해야 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전 모든 음식에 소금 대신 집 간장을 사용해요. 국이나 무침 조림에 집 간장을 사용하면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아요”라고 말했다.

남 사장은 엄마가 차려준 밥상처럼 오래 먹어도 물리지 않는 음식을 만들고 싶어 식자재를 대부분 남편(고태규 65)이 농사지은 것으로 사용한다. 구일리와 양수리 밭에서 고추며, 배추, 무, 대파와 같은 제철 채소를 그때그때 가져다 음식을 만든다. 이 때문에 남 사장의 음식들은 더 신선할 수 있다고 했다.

남 사장은 “소금이나 화학제품이 몸에 누적되면 병에 걸린다. 모든 건강이 음식에서 온다. 몸에 좋은 음식을 해서 사람들에게 공급하는 일은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먹는 사람의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그녀의 손길에 정성이 가득하다. 그 정성에는 그 옛날 어머니가 만들어 주던 손맛도 들어있을 것이다.

손님들이 맛있게 먹었다고 말해 줄 때 제일 보람을 느낀다는 남 사장은 한시도 쉬지 않고 반찬을 만드는데만 집중했다. 딸도 일손을 도우면서 엄마의 손맛을 배워가고 있다. 남 사장은 “딸이 대를 이어 가게를 이끌 수 있을 때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 게 소망”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