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0’ 혹은 ‘100+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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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0’ 혹은 ‘100+1=200’
  • 박현진
  • 승인 2017.11.2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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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진 기자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고 했다. 특히 그 말 한마디가 공직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면 어떤 계층에게는 비수로 꽂힐 수도 있고 다른 이에게는 희망을 꺽어 버리는 쐐기가 될 수도 있다.
자신과 조직의 공적뿐 아니라 상사의 덕행마저도 백지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 그만큼 공직자의 말은 조심스러워야 한다.
지난 2일~10일까지 열렸던 255회 옥천군의회 임시회에서는 일부 공직자들의 답변이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옥천군은 관내 295개의 등록경로당에 비해 10개의 미등록경로당에는 등록경로당의 37%에 해당하는 100만4000원만을 일률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경술 의원은 “관내 미등록 경로당들은 군의 일방적인 잣대에 의해 적절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주민복지과 관계자는 “미등록 경로당은 설치 여건에 맞지 않을뿐더러 지저분하고 안전성 문제도 있어 차라리 폐쇄되는 게 낫다”고 대답했다.
폐쇄라니? 허름한 공간이나마 ‘혼자’ 지내지 않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더 배려하지는 못할망정 폐쇄라니.
또 지난 3일 열린 ‘2017년 행복취업마당’ 행사에는 구인업체 65개사와 구직자 10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룬 가운데 이중 67명이 취업에 성공하거나 2차 면접을 약속받았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에 대해 유재숙 의원은 “1000명이라는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날 참석자의 대부분이 노인이었고 청년들은 많지 않았다. 노인 인력동원을 한 것처럼 보였다”며 “일부 업체에서는 ‘25세 이상, 45세 이하’라는 나이 조건을 내걸었다가 신청자가 없자 상한선을 50세로, 나중에는 60세로 수정하는 것을 봤다”고 지적했다.
이어 “업체에서는 사람이 없다고 하고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한다”며 청년 구직률이 낮은 이유를 물었다.


이에 경제정책실 관계자는 “요즘 청년들은 우리 때와는 달리 어렵고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일자리가 없는 게 아니고 높은 임금에 편한 직업만을 찾으니 일자리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청년들이 눈높이만 낮추면 사실 일자리는 얼마든지 있다”고 답했다.
제대로 된 취업을 위해 돈과 시간을 들여가며 ‘죽어라’ ‘스펙’을 쌓고 있는 청년들에게 적성에 맞지 않고 최저임금이 보장 안 돼도 취업만 하면 될 것 아니냐는 말처럼 들린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사소한 실수 하나가 전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며 ‘100-1’은 99가 아니라 0이 될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특히 공직자의 언행에 ‘사소함’이란 있을 수 없다. 신중하면서도 사려 깊은 배려를 통해 ‘100+1=200’의 결과를 만들어 낼 줄 아는 지혜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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