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승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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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승리법
  • 김현희 시인
  • 승인 2017.11.3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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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시인

천간에 10글자가 있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이다. 갑병무경임은 양 기운을 나타내고 을정기신계는 음 기운을 나타낸다.
양은 크고 밝게 바깥으로 확산하는 기운이고 음은 작고 어둡게 안으로 수렴하는 기운이다.
갑을(甲乙)은 나무라서 뻗어 나가는 기운이 강하고, 해가 떠오르는 동쪽이고, 싹이 쑥쑥 올라오는 봄이고, 색깔은 푸른색으로 도전적이고 진취적이다.
병정(丙丁)은 불이라서 온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기운이 있고, 방향은 햇볕이 잘 드는 남쪽, 계절은 뜨거운 여름, 색깔은 정열적인 빨간색으로 발전적이고 사교적이고 명랑하다.
무기(戊己)는 흙으로 중화와 중용을 의미하고 방향은 가운데, 각 계절의 중간자 역할을 하는 환절기이고, 색깔은 노란색으로 균형을 중시하고 협력적인 완충 역할을 한다.


경신(庚辛)은 금으로 한 해의 열매를 추수하는 세력으로 방향은 해가 지는 서쪽, 계절은 이파리를 떨어뜨리는 가을, 차가운 하얀색으로 낭만적이면서 냉정하다.
임계(壬癸)는 물의 유연성을 나타내고, 방향은 해가 사라진 북쪽, 계절은 겨울, 색깔은 검은색으로 물이 아래로 흐르듯 환경에 적응을 잘 한다.
‘나’는 10개의 천간 중 하나의 천간으로 태어난다. 나무는 봄에 태어나야 좋고, 불은 여름에 태어나야 좋고, 흙은 환절기에 태어나야 좋고, 쇠는 가을에 태어나야 좋고, 물은 겨울에 태어나야 좋다. 그럴 경우 ‘나’는 ‘나’와 같은 기운이 팔자에 하나 더 있어서 추진력과 경쟁력을 갖게 된다.


그러나 나무가 봄에 태어나지 못하고 겨울에 태어났을 경우 나무는 찬바람을 견뎌야 하고, 불이 여름에 태어나지 못하고 겨울에 태어났을 경우 열 기운이 약해서 하고자 하는 일이 순조롭게 되지 않는다.
게다가 사주에서 ‘나’를 돕는 글자가 없으면 대부분 사는 것은 힘들다.
그래도 긍정적인 사람들은 ‘괜찮아. 이 정도로도 감사해.’ 하는 마음을 갖는다.
이런 마음은 현실로는 졌어도 마음으로는 지지 않았다는 정신 승리법이다.
현재 처한 상황이 비참해도 ‘이게 운명이지.’ 하면서 자기를 작은 승리자로 만들어 마음의 욕심을 없애거나 줄이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사주보기는 ‘내’가 처한 현재 상황을 확인하기이다. ‘나’의 운명을 알면 자기 삶을 인정하게 된다. 사주를 읽어주는 사람은 돈이나 지위 여부를 말하기보다는 마음을 다스리는 소욕지족의 가치를 확인해주어야 한다.


사주가 합형충파해가 심하고 대운이나 세운이 ‘나’를 돕지 않아도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위로를 해야 한다. 무엇이 되고자 한다면 결국 그 모습으로 살게 될 것이라고 확신을 심어주어야 한다.
사주보기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이다. 사주 이론에는 합형충파해(合刑冲破害)가 많은데 그것은 산다는 것이 쉽지 않고 고달프다는 이론이다.
살면서 사라지고, 부딪치고, 깨지고, 갈라지고, 해로움을 당해도 그런 어려움을 시간과 함께 해결하면서 살아야 한다.


장애물이 생기면 견뎌야 하고, 짐이 생기면 짊어져야 한다. 눈앞에 닥친 힘든 상황을 싫다고 피할 수는 없다. 슬프고 원망스럽더라도 버티고 인내하는 것 외에 달리 대책이 없는 것이 삶이다.
사주보기는 ‘나’의 계절을 아는 것에서 멈춰야 한다. ‘내’가 봄 물인지, 여름 해인지, 가을 금인지, 겨울 흙인지를 아는 것에서 멈추고 계절의 흐름이 ‘나’를 돕는 운에는 성실하게 살면 되고, ‘나’를 돕지 않는다면 마음을 비우고 겸손하게 ‘괜찮아.’ 하는 정신 승리법을 수련하면 된다.
사주 볼 때 언제 부자가 되는지, 언제 죽는지 등은 80%가 거짓이다. 특히 현대 자본주의 시대에는 유교 시대에 완성된 사주 이론이 꼭 맞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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