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을 운명으로 탓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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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을 운명으로 탓하기
  • 김현희 시인
  • 승인 2017.12.1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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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시인

변화와 다름이 일상이 된 시대이다. 경쟁과 소유와 과시가 판을 치는 세상이다. 더 노력하고 더 서두르고 더 성공해야 하는 시대이다.
이런 생각이 자기를 피폐하게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노력을 멈출 수 없는 시대이다. 삶의 기준이 자기가 아니라 타인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자기보다 더 나은 타인을 경쟁 관계로 생각해서 노력하는 시대이다.


성공은 무언가를 얻기 위해 무언가를 포기하는 행동이다. 성공 때문에 인간관계를 포기하고, 명예 때문에 소박한 삶을 포기한다. 성공이나 명예는 수평적 관계 맺기가 아니라 수직적 위계질서에 편입하는 행위이기에 구조나 타인이 원하는 삶을 살게 한다. 이럴 경우 의욕 과잉으로 ‘남’보다 잘 해야 한다며 자기를 채찍질하기에 몸과 마음이 쉬지 못한다. 이런 시대를 ‘소진사회’라고 하고 그렇게 살고 있는 모습을 ‘번아웃 증후군’이라고 한다. 그래서 현대인은 매 순간 불안과 외로움을 견디며 살고 있다.


오행(목화토금수)이 담당하는 감정이 있다. 목(木)은 분노와 원한과 화의 감정을 담당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제대로 분노하지 못하고 화가 쌓이면 간과 담에 병이 든다.
화(火)는 기쁨과 사랑과 애증을 담당하여 사랑과 기쁨이 없는 삶은 심장과 소장을 약하게 한다. 토(土)는 공감과 연민과 고민을 담당하여 생각이 많고 복잡하면 위와 비가 약해져 소화를 못 시킨다. 금(金)은 슬픔과 죄책감과 후회를 담당하여 우울과 근심이 계속되면 폐와 대장에 병이 든다. 수(水)는 두려움과 공포를 담당하여 불안이 계속되는 삶은 신장과 방광에 병이 든다.
산다는 것은 불안과 걱정과 좌절을 짐처럼 지는 것이다. 이런 부정적 감정들에 매일 노출되어 사람의 장기는 혹사당하고, 사회생활에서 생기는 분노와 슬픔은 간과 폐를 약하게 하여 크고 작은 질병에 걸리게 한다. 먹고 살기 위해서 겪는 감정 때문에 장기가 약해지고 병까지 걸리고 마음까지 약해진다. 그럼에도 용기 내서 힘차게 살아야 하는 게 삶이다. 노동의 강도를 더 세게 하면서 ‘내일은 괜찮겠지.’ 하면서 말이다.


노력해도 안 되는 운명이 있다. 남만큼 했는데 결과물이 없는 운명이 있다. 이럴 때 슬퍼하거나 분노하지 말고 ‘팔자인가 보다.’, 또는 ‘세상은 불공평하지.’ 하면서 자기를 위로해야 한다. 불행을 운명 탓으로 돌리고 심신을 편안하게 만들어야 한다.
세상에 ‘내’ 뜻대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내’ 운명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 바깥이기 때문이다. 크게는 세계나 사회가, 작게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나’의 성격과 행동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사주에 ‘재성’이라는 용어가 있다. 이 용어는 ‘돈 운’을 나타낸다. 재성은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지식 정보라서 재성이 사주에 있는 사람은 노력한 만큼의 결과물을 얻는다. 재성의 반대편에 ‘인성’이라는 용어가 있다. 인성은 이상적이고 정신적이라서 지혜를 기르는 마음공부를 의미한다.


여기서 지혜는 돈보다 중요한 것이 마음이라는 정신력이다. 재성이 강한 사주는 돈을 좇아 살면 좋고, 인성이 강한 사주는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를 키우면서 살면 좋다. 이게 팔자다. 인성이 강한 사주가 팔자에 없는 돈을 욕심내면 병만 생긴다.
그저 ‘가난이 팔자인가 보다.’ 하면서 순리로 받아들이면 마음과 몸이 건강할 수 있다.
실질적인 부자로 사는 것도 잘 사는 모습이고, 가난해도 마음이 행복하면 잘 사는 사람이다. 현실적으로 모두 부자가 될 수 없는 빈익빈 부익부 사회에서 ‘나’에게 재운이 없다고 슬퍼할 필요가 없다. 이런 사회에서 ‘내’ 불운을 운명 탓으로 돌리고, 자족하는 행복감을 창조하며 산다면 잘 사는 사람이다.
타인과 비교해서 ‘내’ 불행을 키우지 말고,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을 하면서 계절에 맞게 순응한다면 자기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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