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귀, 열린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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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귀, 열린 귀
  • 도복희기자
  • 승인 2018.02.2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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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복희기자

이원면 개심저수지 수상태양광발전시설 설치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다. 지난 8일에는 이원면민 100여명이 농어촌공사옥천영동지사 앞에서 대거 반대 시위를 벌였다. 마을 주민들은 상여와 풍물단, 트럭에 스피커까지 장착한 채 시가지 1km를 행진해 옥천 시내가 몸살을 앓았다.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 속에서도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까지 동원돼 자칫 사고로 이어질까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시위는 거센 구호와 막말로 이어지며 선동적이고 원색적으로 진행됐다. 강대우(55) 장화리 마을이장은 “마을 바로 앞이 개심저수지인데도 농어촌공사 측이 자세한 사업설명이나 여론수렴조차 하지 않고 사업을 강행한다”며 “주민의견 수렴도 하지 않는 일방적인 사업추진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경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농어촌공사 측 관계자는 “지난해 2차례 사업설명회를 하면서 장화리를 미처 찾아가지 못해 그 후로 계속 사업설명회를 갖고자 했지만 이를 거부한 상태”라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지역 수상태양광시설 견학 등을 통해 주민과 합의점을 찾아가겠다”며 “주민들에게 태양광 설치에 대한 충분한 설명으로 이해를 촉구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농어촌공사옥천영동지사는 올해 5월 상업발전을 목표로 개심저수지 2만4800㎡에 수상태양광발전소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수상태양광 발전소는 수면에 부력 체를 띄운 뒤 그 위에 모듈을 이어 붙인 발전설비시설이다. 모듈설치면적은 개산저수지 만수면적(36㏊)의 6.8%에 해당한다. 태양광발전은 반도체로 만들어진 태양전지에 빛에너지가 투입되면 전자의 이동이 일어나서 전류가 흐르고 전기가 발생하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태양전지는 하나의 크기가 대략 10×10㎠로, 빛을 받으면 0.6볼트의 전압이 생기고, 최대 1.5와트(W)의 용량을 갖게 된다. 전류의 세기는 태양전지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태양광 발전은 무한정·무공해의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므로 연료비가 들지 않고, 대기오염이나 폐기물 발생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태양광 발전 기술 개발은 한국에너지 기술연구소가 그동안 대체 에너지 기술개발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대해 마을주민들은 발전시설이 들어서면 물 흐름을 막아 수해가능성이 커질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모듈에서 햇빛이 반사돼 주민생활피해, 마을주민들이 선호하는 주변자연환경과 저수지조망권, 환경피해가 불가피하다며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
자연개발과  환경보존이라는 양측 과제는 오래전부터 큰 골칫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개발하려는 측과 보존하려는 측의 팽팽한 대립은 역사적으로 수없이 진행돼 온 딜레마다.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 판단은 불가하다. 다만 우리는 선택해야 하고 선택에 따른 책임은 반드시 치러내야 한다. 개발과 보존은 대화와 타협으로 그 적정선을 찾아 조율해가야 한다. 일방적인 자세로 상대방의 입장을 고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다. 농어촌공사 측은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태양광이 설치되는 지역 가까이 살고 있는 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해 혹여라도 있을 피해에 대해 점검에 점검을 해나가야 하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한다. 물론 주민들 역시 귀를 닫고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재고해 봐야할 태도다.

태양광 설치는 국가적인 시책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다. 무분별하게 난립되는 것은 막아야 하지만 이를 전면적으로 거부하고 거칠게 항의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원만한 해결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선동적 항의가 아니라 대화와 타협으로 이루어지는 선진 시민의 모습이길 기대한다. 모든 개발의 시작은 다수의 행복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최선이다. 그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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