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포엠-새벽을 대하는 짧은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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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포엠-새벽을 대하는 짧은 단상
  • 도복희기자
  • 승인 2018.05.10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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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이지당’ 군북면 이백리에 있는 조선 중기의 서당.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42호.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 송시열과 조헌이 지방의 영재를 모아 강론하던 곳.

모든 사유는 새벽에 왕성하게 자라지
대나무 숲에 죽순들처럼 쑥쑥 밀고 올라오지
새벽은 고요가 가장 맑게 눈뜨는 시간
빗소리가 가장 투명하게 들리는 시간이고
귀신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때이며
밤새 안녕하지 못한 골목집으로 구급차가 도착하는 소리다
형체를 지워가는 화가의 손끝
미세한 떨림이고
고집스런 외로움이다
새벽은 오늘의 밥벌이를 위해
대문을 나서는 가장의 무거운 발걸음
시골 예배당에 무릎 꿇은 내 어머니
어머니의 기도소리다
나에게 새벽은 이 모든 것을 떠올리는 질긴 그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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