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에서 기도하는 아이의 손이 쇠기러기를 붙들고 있어
날아가고 싶니, 이곳은 19층 난간에 둥지 튼 아슬한 세계
태어날 때부터 바람벽에 갇혔구나
성장하지 않는 어미 대신 무럭무럭 자라거라
비구름 창틀을 넘어와 네 기도 젖게 해도
입술로 뱉는 뜨거운 감사를 버리지 말아라
가구들이 둥둥 떠다니는 거실에는 새들조차 머물지 못할 거야
앙상한 뒷모습만 보고 자란 아이야
가슴에 싹튼 맨드라미는 꺾어내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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