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가 살아 숨 쉬는 안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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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가 살아 숨 쉬는 안터마을
  • 도복희기자
  • 승인 2018.06.07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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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물결 따라 그림같이 사는 동네
느티나무 그늘아래 쉬는 것만으로도 힐링

개구리 소리 왁자하게 들리는 마을이 있다. 별빛 쏟아지는 밤이 되면 반딧불이가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천혜의 환경을 가진 곳, 안터마을은 이름 그대로 편안한 공간이었다. 마을로 들어서는 입구에는 대청댐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자 커다란 느티나무와 그 아래 정자에서 쉬고 있는 마을 주민 몇 분을 만날 수 있었다.  바쁘고 피곤한 일상을 잊고 느리게 하루를 돌아보기에 적당한 장소. 동이면 석탄리 안터마을의 이모저모를 살피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것 같았다. 안터마을에 관해 소개하기로 한다. <편집자주>

 

△지석리와 직탄리를 딴 석탄리
석탄리는 본래 군동면에 속해 있었으며 지석리(支石里)와 직탄리(稷灘里)가 합해 이루어진 마을이다. 1739년 기록에는 지석리에 47호가 살았고 1891년 기록에는 지석리에 36호 직탄리에 2호가 거주한 것으로 되어 있다. 1947년 4월 1일 동이면이 새로 생기면서 동이면에 속하게 됐고 지석리와 직탄리 뒷글자를 따서 석탄리가 됐다. 지석리는 안터마을에 고인돌 즉 지석묘가 있어 불려진 이름. 또한 직탄리는 ‘피실나무’가 있었기 때문에 피직, 여울탄으로 부르게 됐다.  

▲ 안터마을 우마차.

 △귀농·귀촌인이 찾는 마을
석탄리는 한때 동이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잘사는 마을이었다. 1978년 대청댐 건설로 인해 수몰되고 거의가 타 지역으로 이주. 아주 작은 마을이 됐다. 2009년 116명에서 2018년 현재 216명으로 현저히 증가한 상태다.
자연마을로는 안터, 산얼기, 피실, 덩기미가 있었으나 피실과 덩기미는 수몰되어 마을이 완전히 없어지고 안터 일부와 산얼기만 남았다. 현재는 여름 반딧불이 축제와 겨울문화 체험행사를 통해 귀농 · 귀촌인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약 50억 원을 투입, 마석권역 사업으로 이사 오고 싶은 경관 좋은 마을로 변모, 자연친화적 생활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점차 마을을 찾고 있다.

▲ 2017년 김장담그기 체험 행사에 참석한 관광객들.

△마을 문화재
문화재로는 유형문화재 제10호 고인돌이 있다. 지석묘는 우리나라 선사시대에 속하는 청동기 시대에 살았던 사람의 무덤으로 고인돌이라 부른다. 덮개돌인 개석을 받치고 있는 받침돌이 땅위에 세워져 있어 그 내부가 시체를 넣는 관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만들어진 것을 북방식 또는 탁자식 지석묘라 한다. 원래는 앞뒤 막았던 받침돌이 있었으나 오랜 세월이 경과돼 현재는 갈돌때, 쪼으개, 가락바퀴 등의 부장품과 지킴돌만 남아 있다.
1980년 2월 28일 대청댐 수몰지역에 위치해 있어서 이곳으로 이전했다. 유형문화제 156호 입석 1기 선돌은 마을 입구에 세워 재앙을 막는 수문신 또는 마을의 풍농과 평안을 지켜주는 수호신 역할을 하는 신재로 믿어왔다. 그 형태는 커다란 화강석을 곧추 세운 장대형 자연석이며, 청동기 시대 큰 돌 문화재 중 하나다. 선돌 중간부문에는 쪼으기 방법으로 지름이(90cm) 되는 둥근 원의 기하학적 무늬를 선각했다. 이는 임신부를 나타낸 것으로 여겨져 생산신, 출산신적  상징의 신앙 양상을 엿볼 수 있다.

▲ 마을 입구에 서있는 장승.

△힐링마을로 변화
안터마을은 현재 꽃 두래 마을로 선정돼 전국 곳곳에서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아름다운 반딧불이도 보고, 모닥불 피워 감자도 구워먹으며 밤을 지새는 캠프의 추억을 쌓기에 더 없이 좋은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 마을 주차장 주변에 꽃잔디와 도라지를 심어 정감 있는 마을환경을 조성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찾는 도시 관광객을 위한 안터마을 포토 존 조성을 위해 우마차를 보수하고 야외 화장실을 손질하는 등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마을 안내 간판 정비와 야외 학습장 지붕 설치 및 바닥도 보수했다. 소득 활동을 위한 건조기와 체험기자재 등을 설치했으며 마을공동 과제포에 배추, 무, 시래기 무 등을 심어 마을 소득을 올리고 있다. 반딧불이 축제와 김장담그기 체험행사 등을 통해 교류의 장을 만들어 나가며 활력 있는 마을이 돼가고 있다.

△반딧불이 축제
대청호를 끼고 있어 맑고 깨끗한 환경을 자랑하는 안터마을에는 요즘 반짝반짝 반딧불이가 만들어내는 빛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개똥벌레라고 불리는 반딧불이는 과거에는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보기 힘든 존재가 됐다. 청정 자연에서만 서식하는 반딧불이가 동이면 석탄리 안터마을에 출현한다는 것은 이곳의 생태 환경 보존이 얼마나 잘 된 지역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한낮 뜨거운 열기가 가시고 칠흑 같은 어둠이 내리 깔린 밤 9시경이 되면 풀숲에 숨어있던 반딧불이가 하나 둘 밤나들이를 시작한다. 안터마을 위 고개를 넘어 대청호 습지로 가는 산길. 수천마리의 반딧불이가 반짝반짝 빛을 내며 한여름 밤을 황홀하게 밝힌다.
반딧불이가 내뿜는 불빛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빛과 어우러져 신비로운 빛의 세계를 그려낸다.

한국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반딧불이로는 운문산반딧불이, 애반딧불이, 늦반딧불이가 있는데, 안터마을에 서식하는 반딧불이는 운문산반딧불이다. 5~6월 경 영롱한 빛을 내며, 1년 중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반딧불이가 운문산반딧불이다. 안터마을에는 몇 해 전까지 늦반딧불이가 함께 살았지만 지금은 운문산반딧불이만 서식한다.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에 속해 개발되지 않고 깨끗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아 있는데다 인근에 대청호가 있어 최적의 서식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영남대학교 환경생태연구실 장갑수 교수에 따르면 이곳 안터마을은 전북 무주에 버금가는 양질의 반딧불이 서식지여서 서식환경 보존을 위한 여러 노력들이 합쳐진다면 국내 대표 서식지로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최적의 자연환경에 주민들 스스로의 노력이 더해져 10년 전부터 이곳에서는 약 2주간에 걸쳐 반딧불이 축제가 열린다. 가족단위나 학교 체험 등으로 인기가 높아 지난해에만 3000여명 가까운 체험객이 방문했다. 지난달 25일에 개막한 올해 축제는 오는 9일까지 계속된다.
체험비는 5000원이며, 동이면 석탄리 안터마을 회관 앞에서 매일 밤 9시에 시작해 약 2시간여 동안 진행된다.

△고향을 지키는 사람들
안터마을 유관수(53) 이장은 “우리 마을은 30가구에서 80가구로 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자연 환경이 빼어나고, 교통이 편리하며 관광자원이 풍부해 도시민들이 남은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마을로 문인이나 화가들이 와서 예술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안터마을 반딧불이는 올해 옥천군에서 천연기념물 서식지 지정을 추진중”이라며 “군민 전체가 즐길 수 있는 반딧불이 축제가 좀 더 활성화 되고, 문화 도시민과 더불어 살아가는 체험마을로 누구나 와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지역으로 성장해 갔으면 한다”는 소망을 전했다.

새마을지도자 최하권(55) 씨는 “태어나서 고향을 떠나본 적이 없다”며 “웃음꽃 피는 마을 잘사는 마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안터마을 최장근(65) 반장은 “우리 마을은 단합이 잘되고 옛부터 편안하게 살아가는 지역이었다”며 “반딧불이 축제, 김장체험과 더불어 취소된 빙어축제가 다시 부활돼 경제 활성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안터마을 유관수 이장.
▲ 최장근 반장.
▲ 최하권 새마을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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