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내가 만난 그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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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2막…내가 만난 그분(1)
  • 최종식 청산 성신교회 목사
  • 승인 2018.07.0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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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식 청산 성신교회 목사

부모님은 한국 사람이었지만 저는 일본에서 태어나 9세 때 부모님과 함께 고국에 돌아왔습니다.

귀국 후 생계를 위해 부모님께서는 장사도 하고, 농사를 짓는 등 여러 가지 일을 하셨고, 6·25 피난길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께서 홀몸으로 우리 6남매를 키우시기 위해 갖은 고생을 하셨습니다.

저는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했고, 그 후 서울에 올라와 고등학교 다녔습니다. 그러나 저는 학교에 가서 공부하기보다 다방에 앉아서 음악도 듣고 차를 마시기를 좋아하는 학생이었습니다. 등교를 거부하고 친구와 3개월간을 놀러 다녔고, 결국 집에 와 보니 학교에서 퇴학 통지서가 와있었습니다.

퇴학으로 인해 학교에도 다닐 수 없던 저는 화가 난 어머니의 “너 같은 놈은 내 자식이 아니니 어서 나가”라는 소리에 가출했습니다.

가출 후 저를 때렸던 학교 선배에게 복수할 요량으로 복싱을 배웠습니다. 남과 싸워지지 않을 정도로 연마한 후에는 명동거리로 나가 몽둥이를 휘두르며 다니며 폭행을 일삼았습니다. 아무것도 무서울 것이 없었습니다. 술도 한번 먹으면 막걸리 한 말, 소주는 큰 것으로 다섯 병을 마셨고 깡패들과 몰려다니며 갖은 악행을 했습니다.
그러나 점점 죄악의 수렁에 빠져들면서도 마음 한구석엔 공부를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쁜 행실과 별개로 장편 소설이나 전집 등 책을 닥치는 대로 모조리 읽었습니다.

그 덕인지 고등학교를 중퇴한 저에게 대학교에 입학 길이 열려 대학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대학에서도 학업보단 술 먹고 싸움질하는 것을 즐거워했으며, 저보다 공부 잘하는 사람은 잡아다 두들겨 패고, 술값을 가져오라고 위협하는 행동을 일삼다 대학에서 퇴학을 당해 다시 명동거리를 헤맸고, 그 후 군에 입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군대 생활이 맞을 리가 없었습니다.

선임하사와 다투기도 하고, 급기야 폭력을 행사하여 사고를 연발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입대 9개월 만에 탈영하고 숨어 사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리저리 피해 다니면서도 포악한 짓은 여전히 하였습니다. 그렇게 악을 많이 행하면서 하나님 두려운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다 결혼을 하면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이제부터는 사람답게 살아보자 다짐하고 시장에서 채소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성격상 맞지 않아 일 년 만에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그 후에도 저에게는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끝까지 성공하지 못하고 실수를 연발하여 결국은 빚덩이에 올라앉게 되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풍까지 앓게 되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에 다니는 아들 녀석 등록금을 내지 못해 학교에서는 날마다 호출하고, 빚쟁이들은 돈 내놓으라고 아우성이고, 저는 병으로 누워 꼼짝 못 하고, 집안 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때조차 하나님을 찾을 생각은 조금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저를 인도하고 계셨습니다.

어느 공장에서 일꾼들 식사를 맡아 달라는 부탁이 왔습니다. 그래서 온 식구가 그 공장으로 이사를 하였는데, 보니 식수가 없어 이집 저집 구하러 다니다가 앞집에 펌프 우물이 있기에 식수를 청했더니, “이 우물을 팔 때 기도하고 우물을 팠으니 물을 잡수시려거든 예수를 믿으시오”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물을 먹기 위해 일단 예수를 믿겠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헛말이지만 그때서야 처음으로 예수를 믿겠다는 말을 해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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