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직이 뭐 길래” 면직 두고 주민갈등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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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직이 뭐 길래” 면직 두고 주민갈등 증폭
  • 임요준기자
  • 승인 2018.07.19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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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직 이장, “임기 5개월 남기고 이럴 수가”
일부주민, “검찰수사만 6건, 비리 이장 바꿔야”
군북면, “어떤 경우라도 법과 원칙대로 진행”
신임이장 선출 1차 회의 주민 간 난투극 벌여

지난 4년간 주민의 손과 발이 돼 열심히 일했는데...임기 5개월을 앞두고 면직 당했다며 면직 이장과 일부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또 다른 일부 주민들은 불법 투성인 이장을 면직시킨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조그마한 농촌마을이 주민 간 갈등으로 태풍전야를 맞고 있다.

군북면 이평리. 양수장 시설이 3곳이나 있을 정도로 논이 많았던 풍요롭고 정다웠던 마을. 대청댐 공사로 일부 마을은 수몰되고 두 조각난 마을에 47가구 85명이 실향의 아픔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다.  여느 농촌마을과 같이 대부분이 노인층이다.

문제의 발단은 당시 이장 A씨가 쓰레기를 호두나무 밭에 매립했다는 한 주민의 제보에서 시작됐다. 확인 결과 농사에 사용된 보온덮개 일부가 발각됐다. A씨는 환경법 위반으로 벌금을 부과 받았다. 옥천군 이장 복무규정에 의거 A씨는 군북면으로부터 면직 통보를 받고 곧바로 이장 업무가 정지됐다.

이에 반발한 A씨를 비롯해 일부 주민들은 지난 13일 옥천체육센터에서 열린 충북도 이·통장 한마음축제에 이어 지난 16일 군 청사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A씨는 “보온덮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임기 5개월을 남겨놓고 불명예 면직을 시킨 것은 지난 4년간 주민을 위해 손발이 닳도록 뛰어다닌 것이 허사가 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난 달 30일 면담에서는 ‘조용히 가자’고 말하더니 이후 주민의견을 듣겠다며 주민들을 모았는데 고발자(제보자)가 사회자로 나서 면직에 대한 주민투표도 진행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그리곤 11일자 공고를 보고 면직당한 것을 알게 됐다”며 해명할 기회조차 없이 진행된 것에 억울함을 드러냈다.

반면 주민 B씨는 “법적으로 하자 있는 이장이 면직된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해당 이장은 이것뿐만 아니라 현재 검찰수사가 6건이나 진행 중”이라며 “일부 위장전입자가 있다. 반듯이 색출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군북면 관계자는 “공무원은 어떤 경우에도 법과 원칙에 따라 정당하게 행정절차에 따라 진행한다. ‘조용히 가자’라고 말한 적은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마을은 지난 15일 신임이장을 선출하기 위한 마을회의를 개최했으나 두 쪽으로 갈린 주민들 간 강렬한 싸움이 벌어지면서 회의자체는 열리지도 못했다. 규정에 의해 이장이 공석인 경우 반장이 임시 이장직을 수행할 수 있으나 이 마을은 해당자가 병원 입원중이여서 그나마도 어려운 상황. 면은 신임 개발위원장부터 선출할 계획이나 양측의 대립이 극에 달한 상황에 이 또한 쉽지 않아 장기간 이장 없는 마을로 남게 돼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 몫이 될 판이다.

“대체 이장이 뭐라고 이레들 야단이디야. 마을이 시끄라서 살 수가 없어. 그 짝이나 이 짝이나 다 문제여. 지발 탈 없이 살그레이” 평범하면서도 진실이 담긴 백발 할머니의 작은 소망이 이 마을에선 먼 나라 얘기로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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