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이동통신 기지국…5년 새 주민 8명 질병 사망·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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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이동통신 기지국…5년 새 주민 8명 질병 사망·고통
  • 임요준기자
  • 승인 2018.08.30 11: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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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정지용생가 옆 주택·상가밀집지역에 설치
질병-전자파 인과관계 파악 안 돼 주민 불안 계속
“전자파 영향 사망자 늘고, 철탑 무너질라” 호소
옥천읍 정지용생가 인근 주택 및 상가밀집지역에 수년 전 이동통신 기지국이 설치돼 주민들의 불안과 공포가 계속되고 있다.

KT가 설치한 9m 높이 이동통신 철탑 기지국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로 갖가지 질병이 발생하고 그로인해 죽음에 이르고 있다며 주민들이 공포에 휩싸였다. 게다가 태풍이라도 몰아치면 철탑이 무너져 자신의 지붕을 덮칠까 밤잠을 설쳐 불면증에 우울증까지 겹쳤다고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 2003년 기지국이 설치된 옥천읍 하계리. 주민들에 따르면 기지국이 설치되고 10년이 지난 5년 전부터 믿을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것. 기지국이 설치된 건물주 부인이 5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지난해 사망했다. 인근 50대 주부는 자궁암으로 고생하다 2년 전 사망했다. 자영업을 하는 60대 남성은 몸이 마르기 시작하더니 시름시름 앓다가 2년 전 사망했다.

또 다른 60대 자영업자 남성은 3년 전 갑상선암을 수술했다. 70대 한 남성은 5년 전부터 근육이 굳는 진행성 근디스트로피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지국 설치를 허가한 건물주 A씨도 마찬가지다. A씨는 “목이 아프고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간 담석증으로 2년 전 수술한 60대 여성은 “주민들의 질병은 철탑 기지국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원인”이라며 “철탑이 무너질까봐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 불면증에 우울증까지 걸려 죽을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이 여성의 남편 B씨도 “매일같이 두통으로 고통 받고 있다. 철탑 기지국만 봐도 불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물주 A씨는 “사용허가 조건으로 년 700만 원을 받고 있다. 운영하는 가게도 벌이가 시원치 않아 그나마 이 돈(허가 임대료)으로 살고 있다”며 허가취소에 뜻이 없다고 밝혔다.

견디다 못한 B씨와 일부 주민들은 건물주에게 철탑철거를 요구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하고 급기야 주민 간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B씨는 옥천군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군은 건축물상 ‘공작물축조신고’ 정도로만 관리할 뿐 기지국 유해성 여부 등 관리주체가 아니여서 군은 KT에 안전점검 실시여부만을 협조 요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 마을 주민들의 질병과 전자파와의 인과관계는 파악되지 않고 있어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전자파의 인체유해성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문제는 휴대폰의 경우 머리가 아프면 끌 수 있지만 기지국은 개인이 셧다운(전원차단)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24시간 전자파에 노출돼 있다. 기지국 설치 이후 두통, 구토, 수면장애, 만성피로감, 시력저하 등 문제가 발생해도 무조건 참아야 한다. 기지국 설치 이후 어떤 신체상, 재산상 피해를 주장해도 통신회사도 정부도 보상해주지 않는다. 결국 모든 책임은 피해를 당한 당사자가 떠안고 가야하므로 기지국 설치를 반대해 문제 상황을 원천적으로 막거나, 차후 책임은 피해를 당한 당사자가 가지고 간다는 심정으로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

이에 정부에서는 ‘전자파법’에 기지국의 설치기준과 전자파 측정결과 보고 등을 규정해 놓고 있다. 전자파법에 의하면 설치자는 최초 설치일 때는 물론 기지국 운영 변동요인이 발생할 시 추가 전자파측정을 해 그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전자파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이곳 기지국은 2003년 설치 이후 최초 KT에서 SKT와 LG 유플러스가 추가돼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이용하고 있다.

규정대로라면 KT는 최초 설치 때와 이동통신사가 추가될 때마다 전자파측정을 해 그 결과를 전파관리소에 보고해야 한다. 이를 어길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KT 관계자는 “최초 설치 당시 2003년에는 법제화가 돼 있지 않아 측정하지 않았다. 이후 2013년과 2016년 두 차례 실시했으며, 다음달 16일 추가 측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곳은 옥천의 대표 관광지인 정지용 생가·문학관이 있다. 기지국과 거리는 10m 내외에 불과하다. 또한 주택 및 상가들이 밀집해 있는 구읍이다. 2층 옥상 낮은 곳에 설치된 철탑 기지국은 대표 관광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뿐더러 전자파로 인해 관광객과 주민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앙전파관리소 고시 ‘무선설비 공동사용 및 환경친화적 설치 명령의 기준과 절차’ 제4조 3항은 ‘주거지역·도심지역 및 자연공원지역 등 지역별 특성을 고려하여 주변경관과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환경친화형 무선국 신규 모델을 추가로 선정하여 기간통신사업자에게 설치’를 규정하고 있다.

청주전파관리소 관계자는 “철탑 기지국은 없어져야 할 시설 0순위”라며 “관련 규정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KT 관계자는 “이전할 경우 서비스에 불편이 생길 수 있어 현재로선 이전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무색무취무형의 전자파. 그 위험성에 노출된 옥천주민들. 이들의 피해에 어느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 지금 이 순간에도 주민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유해환경으로부터 주민의 건강을 지키고 관광객들로부터 옥천의 대표 관광지가 외면 받지 않기 위해 옥천군이 나서야 한다는 게 주민들의 한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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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VIT 2022-04-13 13:52:55
뭔 개소리여 보상금 달라고 우는소리를 다양하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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