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나무 = 스기(衫. CED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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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 = 스기(衫. CEDAR)
  • 정홍용 화인산림욕장 대표
  • 승인 2018.08.3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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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용 화인산림욕장 대표

60대 중반 이상 노년층에서는 ‘적산가옥’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적산가옥은 패전과 더불어 일본인들이 놓고 간 가옥을 일컫는다.

지금도 울산,부산,마산,통영,목포,군산,인천,서울등지의 일본인촌을 이룬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집이 바로 붉은색이 나는 삼나무으로 지어진 집으로,적산이 아닌 적삼가옥(赤杉家屋)인 것이다. 삼나무도 히노끼 처럼 일본이 원산지이며,히노끼 보다 훨씬 속성으로 자라는 경제목으로 히노끼와 더불어 일본의 대표 수종이다.

3월초부터 4월 중순 사이에(북해도,오끼나와 제외) 일본을 방문해 보면 여기저기에서 시도때도 없이  나타나는 마스크 군상를 보고 깜짝 놀란다.
그것은 주로 삼나무(스기)에서 나오는 화분으로 꽃가루 알레르기인 화분증(花粉症)을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화분은 히노끼에서도 나오지만 너무나 미미하여 그렇게 염려될 것이 못 되나, 삼나무 화분은 10인중 2~3인 정도가 비염과 천식으로 고생을 하게된다.
이른 봄날 먼 산을 보면 마치 산불이 난것 처럼 보여도 사실은 삼나무가 생존을 위해 꽃가루를  날리는 현상이다.
이 삼나무도 1904년경에 히노끼와 더불어 우리나라 제주도,경상남도,전라남도 해안지방에 이식되어 제주도에서는 주로 방풍림으로 식재를 했다
요즘 3~4월에 제주도를 관광한 관광객들이 삼나무 화분 공격을 받고 오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회문제로 대두된 화분증을 없애기 위해 2011년에는 종전 삼나무 보다 화분 분출량을 1/10 정도만 방출하는 묘목을 개발했고, 마스크는 물론 약물도 속속 개발되어 나오고 있다. 이런 단점이 있음에도 삼나무를 선호하는 것은 약간 붉은 핑크색을 띄며 은은한 향이 나고 변색이 아주 서서이 오는데다 벌레도 먹지 않고 잘 썩지 않아 외벽과 기둥 석가래 등 일본 건축에서는 뼈대재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수종이다.

그리고 잦은 태풍피해와 쓰나미로 유실된 곳을 복원 하기 위해 삼나무 말뚝이 지대한 공을 하고 있다. 콘크리트 전주가 나오기전에 신작로나 산에 세워진 전봇대가 바로 삼나무 이다.
요즘 웰빙 덕택으로 보성차가 각광을 받고 있고, 차밭 둘레에 상록수로 심겨저 수려한 경관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삼나무 숲이다. 이 보성 차밭은 일제 강점기에 스즈오까(靜岡) 출신 농민이 자기 고장과 기후가 흡사한 보성을 보고  묘목을 갖고와 조성한 것이다.

우리나라 삼나무는 아직 워낙 수량이 적고 어려서, 미국과 캐나다,일본,중국에서 수입해 내외장재와  건축재,펜스(울타리)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미국 시아틀 지역과 캐나다 뱅쿠버 지역에서 나는 삼나무는 직경이 무려 3~4m나 되는 것이 부지기수로 많으나 4~5년만 되면 까마케 변하고 잘 썩는다. 그래서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삼나무 특유의 은은한 향을 이용하여 건식 사우나를 만들어 전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뱅쿠버섬과 태평양 연안을 가보면 50~60m 높이로 곧게 자란 삼나무 크기의 위용에 누구나 압도되어 버린다. 그러나 비가 많이 오고 비옥하여 잘 자라는 잇점이 있어도 재질이 너무 연하다는 단점도 있다.  중국 것은 직경도 작고 싼 맛으로 일시 일본으로 많이 들어 왔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변질이 되고 잘 썩으므로 경원하게 되었다.

필자가 복건성(福建省) 푸저우(福州)에 가보니 한국으로의 수출은 다소 활발하나  일본으로의 수출은 막힌 상태였다. 이유인즉 아열대에 가까운 곳에서 생장하여 기후탓 같았다.

일본은 임진왜란 직전인  오다 노부나가( 織田信長)가 잘 썩지 않고 속성수인 삼나무의 진가를 간파하고 강가 요충지에 요새를 구축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식재 하도록 명하여 400 여년이 지난 지금 직경이 2~3m 되는 삼나무를 흔히 접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삼나무는 일본 남단 야꾸시마(屋久島)에 있다. 야마모도 함대가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기 위하여 진주만과 흡사한 가고시마(鹿兒島)만에서 예행연습을 했는데, 이곳에 있는 사꾸라지마 화산을 보고난 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Okinawa 사수를 위해 최후까지 발악 했던 치란(知覽) 가미까제특공대(神風特攻隊) 기지를 들여 발품을 팔면, 배나 비행기로 쉽게 갈 수 있는 가까운 섬이다.
그곳에 가서 해발 약 500m에 자그마치 수령 7,200여년이나 된다는 조몬스기(繩文衫)가 성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높이는 25m지만 둘레가 무레 16.4m나 되어, 보는 이를  신비의 세계로 몰아 넣는다. 모든 나무가 노거수(老巨樹)가 되면 속이 썩어 비게 마련이지만 이 조몬스기는 벼락까지 맞아 더욱 속을 들어 내보이고 있다. 히노끼의 한계 수명이 700년에 비하여 삼나무는 500년인데 어째서 7,200년이란 유구한 세월을 버티고 있었는지는 불가사의한 일로 ,그것은 아마도 야꾸시마의 독특한 자연환경의 소산으로 믿어진다. 일반적으로 삼나무로 가장 유명한 곳은 아끼다(秋田) 삼나무로, 필자가 무뉘목 기계로 유명한 쇼나이덱코(壓內鐵工)를 갈 때마다 높이 50m가 족히 되는 200~300년 된 삼나무숲을 보면 부럽기 그지 없었다.

그래서 현목(縣木)까지 아끼다스기(秋田杉)로 정하고  로그 하우스(Log house) 단지도 곳곳에 삼나무로 그림 같이 지어 놓아 조화를 이루게 했다. 그런데 아끼다 기후는 옥천과 비슷하나 위도가 훨씬 높고 눈도 많이 오는데도 삼나무가 일본 최고의 명품인데, 옥천에선서는 실패에 가까워 삼나무 식재는 눈물을 머금고 접어야만 했다. 그러나 화인산림욕장에 100여 그루가 겨우 살아남아 고군분투하고 있어 머지 않아 그 위용을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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