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나무 :Rubber 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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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나무 :Rubber tree
  • 정홍용 화인산림욕장 대표
  • 승인 2018.09.0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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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용 화인산림욕장 대표

인류 역사상 우리에게 가장 공헌하고 있는 나무를 꼽으라면 필자로서는 서슴치 않고 고무나무와 커피나무라고 말할 수 있다.
필자가 처음으로 고무나무를 접한 것은 1987년 10월 타이에서 영화로도 유명했던 콰이강의 다리를 둘러보고, 그곳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푸켓 섬이 건너다보이는 뜨랑에서였다.
화분에서만 보아왔던 잎이 반짝반짝 빛나고 둥굴 넙적한 것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고무농장에 밀식된 삐뚤삐뚤 하고 가늘고 잎도 좁아 마치 자작나무숲에 온 기분이 들어  너무나 예상과 달라  놀랐다.

고무나무는 이종(異種)과 변종(變種)이 수백에 달하지만 현재 천연고무의 원조는 브라질 아마존강의 상류 지역에서 자생한 고무나무 이다.
타이어로 유명한 던롭(Dunlop)사가 1888년 공기주입식 자동차 타이어를 발명하고, 헨리 포드가 대중차인 T형 차를  양산으로 1908년에  내어 놓자 폭발적인 고무수요 증가로 아마존 중류에 있는 마나우스(Manaus) 는 고무 붐으로 일약 파리에 버금가는 환락의 도시가 되었고, 포드사는 브라질에 대단위 고무나무농장을 조성하였다. 

서양인들은 아마존의 열대우림과 기후가 비슷한 말레이시아, 타이, 인도네시아, 미얀마,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에 묘목을 갖고 와 재식농업을 자기들 식민지에 대대적으로 다투어 조성하였다.

그래서 1차 대전 때는 물론 그 이후에도 공전의 호황을 누렸으나 독일은 1차 대전 때 연합군의 해상 봉쇄로 90% 이상을 동남아시아에 의존하던 고무가 끊기자 피나는 노력 끝에 1932년 드디어 합성고무를 발명하게 되었다.
2차 대전을 정점으로 천연고무의 수요는 꺾이는 듯 하더니 천연 고무만의 특성을 요하는 산업계의 요청에 따라 여전히 수요는 증가세로 이어졌다.

말레시아 조호르(Johor) 고무농장에서 며칠간 머물 기회가 있었는데 마침 서울 지하철 3호선 버팀목으로 주문이 와  근처 제재소에서 가공중 이이라고 농장주가 귀뜸 해 주었다.
고무나무는 단단하고 고무진이 있어 잘 썩지 않을 것으로 알고 주문한 모양이지만, 베어 놓으면 수일 내로 썩어 버리고 제재하여 건조 해두면  잠실에서 누에고치가 뽕잎을 먹는 소리가 마치 보슬비 오는 소리처럼 들리듯 소리가 요란하고, 건조해도 구멍투성이로 약해 재목으로 쓸 수 없다.

식재 후 10여년이 지나면 표피에 예리한 칼로 나선형으로 흠집을 내어 라텍스(고무액)를 깡통으로 받아 농가에서 훈제 가공 하여 부침개처럼 만들어 수집상으로 갖고 가는데 냄새가 너무나 고약하여 머리가 지근거릴 정도다.

고무나무는 15~25년 사이가 고무진이 가장  많이 나오고 30년 후가 되면 고목화 된다.
각국 정부에서는 고무 채취 후 폐목이 된 것을 베어 내고 새 묘목을 심도록 보조금을 주어 권장 하고 있었다.

1980년대 말에  일본 스미도모(Sumitomo) 임업에서 고무 체취가 끝난 폐목을 커다란 탱크에 넣고 진공 상태에서 열을 가해 진을 빼어 건조 시켜 벌레도 먹지 않는 단단한 나무로 변화 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고무나무는 성목이라도 직경이 고작 20cm 내외로 작고, 그나마 꾸불꾸불하여 목재로서는 가치가 없었으나 핑거 조인트(Finger joint) 기술 개발로  굵기와 길이, 두께에 관계없이 집성(集成), 블럭(block)을 마음대로 만들 수 있게 되어 가구, 악기, 건축재로 일거에 각광을 받게 되었다.

고무나무는 가구재, 의자, 식탁, 침대 프레임, 피아노 다리, 문짝 등으로 동남아에서 수입되는 가구재로 2010년대 초반까지 주류를 이루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주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은 핑거 조인트나 집성으로 만들어진 것을 짜투리 나무로 만들었다고 경원 하고 있지만 이것은 커다란 오해이다. 핑거 조인트나 집성으로 만들어진 것은 뒤틀리지도  않고, 더 강하며, 휘지도 않고, 갈라지지도 않는 우수한 장점이 있다.

농장주들은 폐목도 팔고 보조금도 챙기고 고무액도 팔아 수입이 월등이 좋아졌는데도 월남전,이락크전, 아프카니스탄전으로 이어지면서 팜유의 수요가 폭탄용으로 급증하게 되었다. 7년이면 수확이 가능하고 수익성이 더 높아 고무나무를 베어내고 너도나도 팜야자나무(palm tree)를 심는 이변이 생겼다.

일명 소형 원자탄으로 지탄을 받아온 네이팜napalm)탄은 2차 대전과 한국전, 베트남 각 전투 지역에서 3,000도 이상이란 고열로 30여m 주위를 일순에  깡그리 초토화 시키는 무서운 폭탄이다.

필자가 다니던 싱가포르 건너 조호르  바루(Johor Bahru)지방 세나이(Senai) 공항 주변 고무나무 농장들이 불과 수년 사이에 팜야자 농장으로 변해 버렸다.
필자가 수년간 말레시아, 베트남,타이 인도네시아에서 영창 피아노로 고무나무  피아노 다리,의자다리, 의자 프레임을 납품 시켰다.

고무나무는 결이 좋아  한가지로 도장에 따라 참나무(oak), 벗나무(cherry), 호두나무(walnut)로 자연스럽게  둔갑 시킬 수 있어 인기가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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