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이용 불편해요” 교통약자의 발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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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용 불편해요” 교통약자의 발이 되자
  • 임요준기자
  • 승인 2018.09.06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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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동지원 사업…
장애1·2급, 임산부, 만성질환자 등 관내 1200여 명
기사 8명·리프트카 6대 운행 “어디든 편안히 이동”
임산부 이용 건 0 개선, 일방적 민원제기 지양 돼야
한 장애인이 안효익 전 군의원의 도움을 받으며 교통약자 이동지원 리프트카에 전동휠체어를 탄 채 승차하고 있다. 도내 유일 1년 365일 24시간 서비스 제공으로 교통약자들의 편안한 발이 되고 있다.

# 지체장애 1급인 K씨. 청산면에 거주하는 K씨는 2011년부터 인근 영동에 있는 병원에 정기진료를 다니게 됐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했지만 휠체어를 이용하는 K씨에게 택시 승하차는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지난해 우연히 지인을 통해 교통약자 이동지원 사업에 대해 알게 됐고 지금은 전동휠체어를 탄 채 리프트카에 올라 옥천성모병원에서 편안한 진료를 받고 있다.

“나와 같은 장애인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집밖을 나서는 것이다. 도로사정도 그렇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원거리 왕래는 아예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이런 형편에 휠체어를 탄 채 차에 오르내릴 수 있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행복하다”며 “이동지원 사업이 있는 줄 몰랐다. 작년에 지인을 통해 뒤늦게 알게 됐고 지금은 편안히 이용하고 있다. 9시에 와 달라고 예약을 하면 늘 10분 전에 도착한다. 항상 고맙고 감사하다”

이동지원 서비스 수혜자 K씨는 저렴한 비용에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며 감사한 말을 연거푸 쏟았다. 옥천군 교통약자가 전하는 실제적 교통복지 현장이다.

옥천군은 K씨처럼 장애 1·2급이나 만65세 이상으로서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사람, 임산부 및 만성질환자 등 혼자서 외출과 이동이 곤란하여 특별교통수단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람, 교통약자를 동반한 가족과 보호자 등에게 이동을 지원하고 있다. 바로 교통약자 이동지원 사업이다.

군은 지난 2013년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를 설립하고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옥천군지회에 위탁·운영하고 있다.

관내 대상자는 1200여 명. 기사 8명이 리프트카 6대를 순회 운행하고 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6대, 오후 5시부터 8시까지는 3대가, 이후 10시까지는 2대, 이후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는 1대가 운행되고 있어 충북 도내 유일하게 1년 365일 24시간 운행되고 있는 옥천의 자랑이다.

5km까지는 기본요금 1500원이 적용된다. 이후부터는 1km당 200원씩 증액되지만 관내 어디를 가든 4000원이 넘지 않는다. 관외일 경우 미터기 요금이 적용된다. 청성면에 거주하는 한 이용자는 진료 차 신탄진 보훈병원을 가는데 1만1000원 정도 든다. 일반 대중교통보다 저렴할뿐 아니라 무엇보다 장애인으로서 여러 번 갈아타야하는 번거로움이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편리성을 악용하고 있는 일부 주민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만65세 이상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특별한 장애가 없어도 노인이라는 이유로 이동에 불편하다고 말하면 의사의 소견서를 손쉽게 발급받을 수 있다. 이 소견서를 들고 센터를 방문해 면접을 보면 대상자로 등록된다. 센터는 소견서면접 시 노인이 불편하다 말하면 특별히 검증체제가 없는 센터로선 별 수 없이 등록해야 한다. “어떻게 저런 멀쩡한 사람이 대상자가 될 수 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동지원 서비스 대상자는 장애인과 불편한 노인만이 아니다. 정작 필요한 대상자에는 임산부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임산부의 이용건 수는 지금까지 단 한건도 없다. 장애인을 위한 사업이라는 게 보편적 인식인 것도 문제지만 임산부 대상 군 홍보가 부족한 것도 한몫하고 있다.
기자가 찾은 센터 사무실도 문제다. 기사 대기실이 별도 마련돼 있지 않아 간이 침대는 사무실 한 켠에 놓여져 있었다. 24시간 근무관계로 샤워실은 필수지만 역시 이곳에선 기대할 수 없는 상황. 별도 햇빛 가림막 주차시설이 없어 한여름 차내는 열기가 가득하다. 몸이 불편한 교통약자에겐 숨이 허덕일 수밖에 없다.

공공운수노조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옥천군지회 손진영 위원장은 “기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수차례 제기했지만 메아리일 뿐이다. 운영위원회가 있지만 기사들은 참여조차 할 수 없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이용자들은 일방적인 요구를 할 때가 있다. 규정상 들어줄 수 없는데도 민원을 제기한다”며 고충을 토했다.

이곳 사무실에서 특별한 기사 한명을 만났다. 안효익 전 군의원이다. 안 전 의원은 지난 6·13지방선거에 낙선한 후 경제활동을 위해 기사모집에 지원을 해 지난 8월부터 정식기사로 일하고 있다.

안 전 의원은 “낙선 후 회한과 우울증, 아이들 교육비 문제로 택시기사를 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기사모집을 한다기에 망설임 없이 지원해 한달 가량 일하고 있다”며 “당시 의원으로서 본 사업의 기획에서부터 검토해 잘 알고 있는 사업 중 하나지만 직접 체험해보니 책상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현장을 전했다.

이어 “이용자 70%가 아침에 병원이나 재활센터를 가는데 이용한다. 차가 없어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때도 있다. 이용자는 당연 불만일 수밖에 없다”며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근무자들의 열악한 환경이 개선될 수 있는 방안이 연구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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