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무단 투기 악취·들고양이까지…주민들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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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무단 투기 악취·들고양이까지…주민들 고통
  • 임요준기자
  • 승인 2018.09.13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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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쓰레기는 들고양이 먹이, 악취·미관 문제
주민들 “소각용 종량제봉투 수집통 배치” 요구
분리수거 주민계몽 홍보 부족, 의식부족도 한몫
동이면 석화리(왼쪽)와 군서면 한 마을의 쓰레기 하치장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 동이면 석화리 마을입구 도로변에는 다른 마을에서 볼 수 없는 작은 시설물이 있다. 마을에서 자체 설치한 쓰레기 분리수거장이다. 앞면에는 예쁜 벽화가 그려져 있어 이곳이 쓰레기 관련 시설일까 싶다. 쓰레기와 종전까진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나는 차량에서 훅 던져지는 쓰레기에다 마을 주민들까지 아무 곳에나 버리는 쓰레기로 마을은 온통 악취와 좋지 않은 미관을 가지고 있었다. 분리수거장을 만들었으나 이전과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끊임없는 계몽과 CCTV를 통해 무단 투기자를 적발하면서 3년 전부터 서서히 개선되더니 이젠 어느 누구 하나 무단 투기하는 주민은 없다.
임일재 이장은 “주민들의 의식을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교육하고 홍보했다. 지금은 자랑할 만큼 깨끗하다”며 분리수거장으로 안내했다.

# 지난 10일 기자는 군서면 오동2리 마을 곳곳을 훑어보았지만 어디에도 버려진 쓰레기를 찾을 수 없었다. 모아진 종량제 봉투도 없다. 그렇다고 석화리 마을처럼 분리수거장 시설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곳 마을은 종량제봉투와 재활용품은 1주일 간 각 가정에 모아두었다가 월요일 저녁 도로변 한 곳에 모아둔다. 이튿날 쓰레기수거차량이 한꺼번에 수집해 가져간다.
김영관 이장은 “주민들 대상으로 계속적인 홍보와 교육을 통해 변화될 수 있었다”며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군서면 또 다른 마을. 같은 날 기자가 찾은 이 마을 경로당이 있는 마을 한복판 창고 옆에 버려진 쓰레기봉투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게다가 소각용 종량제봉투가 아닌 일반봉투에 버려져 있는가 하면 음식물과 함께 버려진 일부 소각용 봉투는 먹이 찾는 들고양이들이 헤집어놔 찢겨진 채 나뒹굴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이 마을 또 다른 입구 도로변에는 정류장과 마을안내도가 잘 정리돼 있는 반면 안내도 바로 아래에는 인근 공장에서 버린 듯한 쓰레기봉투 수십 개가 널려있어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한 주민은 “소각용 봉투에 음식물을 함께 버리고 있는데 들고양이들이 헤집어 놔 악취에다 미관상 좋지 않다. 3주 전 면사무소에 종량제봉투 수집통을 마을에 비치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또 다른 주민은 “마을 여기저기에 쓰레기를 버려서 종량제 봉투를 직접 구입해 주민들에게 나눠주며 계몽했었다. 지금은 종량제봉투를 쓰고는 있지만 별도 수집통이 없다보니 고양이 먹이가 되고 있다”며 종량제봉투 수집통 설치를 주문했다.

이 마을 이장은 “폐농약병 수집통을 설치했더니 그 속에 갖가지 쓰레기를 투기해 지금은 그나마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만약 종량제봉투 수집통을 설치하게 되면 전과 같은 일이 또 벌어질 것”이라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해 주민들과는 상반된 의견을 제시했다.

군 관계자는 “수집통을 설치하면 불법투기가 있어서 없애는 방향이다. 앞으로 추가배치는 없다”고 말해 옥천군도 김 이장과 같은 입장임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수집통에 대한 마을 자체 관리 책임자가 분명한 마을에 한해 주민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설치해 준다”며 관리는 마을 몫이라는 꼴이다.

쓰레기 투기와 관련 주민들의 원성은 이 마을뿐 아니라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시골농촌마을이 안고 있는 공통의 문제다. 분리수거에 대한 의식이 부족한 노인층에 반해 귀농·귀촌의 젊은층이 유입되면서 쓰레기 처리문제는 또 다른 주민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다. 분리수거에 대한 대민홍보를 하고 있다면서도 불법투기를 이유로 수집통 설치를 못한다는 행정은 꾸준한 의식계몽보다는 손쉬운 차단을 택한 꼴이다. 행정의 적극적 홍보와 주민 의식변화가 도전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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