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있어 좋은 장애인 근로복지현장 ‘자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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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있어 좋은 장애인 근로복지현장 ‘자연당’
  • 임요준기자
  • 승인 2018.09.20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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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10년 만에 발효실 등 갖춘 새 건물 마련
식품제조업 등록·HACCP 인증 향한 끝없는 도전
친환경 빵 논산훈련소·학교급식 판로개척 과제
옥천군장애인보호작업장 ‘자연당’ 작업장에서 장애 근로자들이 천연발효 반죽을 개량하며 새 빵 굽기에 들어가고 있다. 이곳 작업장은 고소한 빵 냄새와 장애 근로자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넘치고 있다.

천연발효로 잘 구어 낸 고소한 빵 한 개를 포장지에 싸는 일은 불과 몇 초면 끝낼 아주 단순한 일이다. 이런 작업만 하게 된다면 얼마 못가 지루해서 못하겠다는 투정이 나올 성 싶다. 누구에게나 정말 단순한 작업이 어떤 이에겐 1시간 넘게 걸릴 수도 있다. 인정하기 어려운 사실이지만 지적장애인에겐 흔히 있는 일이다. 때론 작업을 중단하고 밖으로 뛰쳐나가는 일도 허다하다.

지적장애 2급 K씨가 일반제조공장에서 비장애인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러니 당연 취업이란 꿈은 꾸지도 못한다. 이런 K씨가 신나게 일하는 곳이 있다. 옥천군장애인보호작업장이 바로 그곳이다. K씨는 이곳 작업장에서도 제과제빵을 만드는 ‘자연당’에서 일하고 있다. K씨가 받는 한 달 월급은 15만 원이 고작이다. 하지만 K씨에겐 150만 원보다 훨씬 값진, 세상에서 스스로 일을 해 벌어들인 최고의 가치 있는 금액이다.
관내 한 장애인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K씨는 아침이면 이곳으로 출근해 오전 일을 마치면 다시 시설로 향한다.
K씨는 “여기에 오면 친구가 있고 언니 오빠가 있어 정말 좋아요. 일이 끝나면 옥천에 가서 맛있는 밥도 사줘요. 돈도 벌고 정말 좋아요”

이곳 자연당에서 K씨와 함께 일하는 근로 장애인은 모두 11명이다. 지적장애나 지체장애우들이다. 능률에 따라 월급으로 적게는 15만 원에서 많게는 150만 원 받는다. 소중한 땀의 가치다.
박홍래 사무국장은 “적은 금액이지만 이들에게는 소중한 돈의 가치가 있다. 일을 해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이들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 장애인의 작업은 비장애인의 시각으로 봐선 안 된다”며 “더 많은 월급을 주고 싶지만 규정상 어쩔 수 없다. 또한 매출이 크지 않아 안타깝다”고 심경을 전했다.

장애인들의 소중한 일터인 ‘자연당’은 지난 2008년 첫 문을 열었다. 당시는 ‘조아줌마’라는 이름으로 빵만 생산하는 작은 제빵회사였다. 2012년 자연당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본격 제과업으로 성장, 지금은 연 3억 원 매출을 올린다. 대부분 주문생산을 하고 일부는 옥천군 보건소 입구에 있는 ‘조아줌마’ 제과점에서 소매판매를 하고 있다.

자연당은 옛 건물 인근 6265㎡에 지상 1층(면적 581㎡) 규모로 발효실과 작업실에 8종의 제과·제빵 장비를 갖췄다. 이번 신축에 국비 등 16억5000만 원이 투입됐다. 시설이 신축 확장된 만큼 내년엔 더 많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제과업의 제한된 한계를 넘기 위해 식품제조업으로 변경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HACCP(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을 받기 위한 자연당의 발걸음 빨라지고 있다. 현재 50여 가지 생산제품도 확대할 계획이다. 논산훈련소 납품계약 성사를 위해 관계자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박홍래 사무국장은 “관내엔 친환경 우리밀 생산농가가 있다. 농민들에게 직접 구매해 친환경 건강한 빵을 생산해 학교급식에 공급할 계획”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이곳에서 1년 간 일해 온 지체장애 3급인 L씨는 “집에 가면 혼자 있다. 이곳에서 동료들과 웃으며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 이곳은 작업장이기 이전에 나에게 보람을 주는 근로복지현장”이라며 행복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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