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겨운 우리가락에 어깨춤이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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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우리가락에 어깨춤이 들썩
  • 도복희기자
  • 승인 2018.09.20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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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째 이어온 민요동호회원들의 우애
매주 목요일 연습…12월 발표회 개최
민요반 동호회 회원들이 함께 노래 연습을 하고 있다.

“아무렴 그렇지 그렇구 말구, 한 오백년 사자는데 웬 성화요~”
북장단에 맞춰 부르는 노랫소리에 어깨가 들썩인다. 대부분 70세를 넘긴 어르신들이지만 목소리만은 이팔청춘 저리가라 할 만큼 힘이 있다. 

옥천의 민요반 동호회는 15년째 함께 노래하며 가족보다 깊은 우애를 지닌 분들이다. 25명 회원들은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 향수홀에 모여 김희숙 강사의 지도하에 장구도 배우고 새로운 곡을 연습한다. 신명이 나면 같이 춤을 추기도 한다. 손으로는 장구채를 두드리며 목청껏 노래하는 이들의 표정은 더없이 행복해 보인다. 10년째 다니고 있는 이순남(72) 어르신은 민요반에서 가장 막내다. 그는 “일주일마다 이곳에 나와 함께 노래 부르고 활동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수자(76) 어르신은 “집에만 있으면 우울증이 생길 수 있는데 민요반에 와서 노래 연습을 하니 폐활량도 좋아지고 친구들도 만나 기쁘다”며 “무엇보다 노래하는 게 싫으면 하다가 그만 두었을 텐데 10년 넘게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노래하는 게 즐거웠고 즐겁게 노래하다 보면 힘든 것도 다 털어버릴 수 있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수자 어르신은 노래할 기회가 있을 때 여기서 배운 ‘뱃노래’, ‘노세노세’를 부르는데 노래할 때마다 즐겁다고 말했다.

15년째 다니고 있는 김숙희(73) 어르신은 “잘하는 것을 떠나 민요는 내가 좋아하고 취미가 있어서 계속 할 수 있었다”며 “어디를 가도 노래가 머릿속에 있고 무대에 설 때 기분이 좋고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즐거워했다. 정순자(78) 어르신은 민요반에 나온 지 13년째다. “노래하고 춤추면 일단 스트레스가 없고 기억력이 생긴다”며 “전에는 우울증이 있어서 죽으려고까지 한 적이 있는데 노래를 하면서 그런 생각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민요반 동호회 반장을 맡고 있는 김평옥(74) 어르신은 “여러 사람과 만나 얘기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며 “이곳에서 서로 대화하고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들끼리 친밀하게 지낼 수 있어 이 시간이 많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민요반 동호회는 해마다 12월이 되면 옥천문화원에서 발표회를 해왔다. 올해도 장구와 노래를 함께 하는 병창을 무대에서 보여줄 예정이다. 이뿐 아니라 1년에 1~2번 마을노인정에 찾아가 노래로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지속해서 해오고 있다.

민요반을 14년째 지도해오고 있는 김희숙 강사는 “노들강변, 자진뱃노래, 신고산타령과 같은 빠른 곡을 회원들이 좋아하셔서 신나고 웃을 수 있는 연습곡을 주로 선정한다”고 말했다. 김 강사는 “14년간 부득의한 경우를 빼고는 단 한 차례도 결석을 안했다”며 “어르신들이 즐거워 해주셔서 빠질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김 강사는 “장구 치면서 노래하는 어르신들을 뵐 때 마음이 뿌듯하다”며 “항상 건강하셔서 함께 다닐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노들강변 봄버들 휘휘 늘어진 가지에다 무정세월 한허리를 칭칭 동여매어 볼까” 인터뷰가 끝나자 바로 민요반 동호회의 노랫가락이 다시 울려 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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