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내가 만난 그분(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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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내가 만난 그분(11)
  • 최종식 청산 성신교회 목사
  • 승인 2018.10.0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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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식 청산 성신교회 목사

그 말을 들은 아들은 여자친구를 데리고 왔는데 저는 그때 부흥회에 가고 없어서 제 아내와 만나서 얘기했습니다. 교회를 안 다닌다는 말에 목사님 아들인데 최소한 예수님 믿고 세례는 받아야 결혼을 시켜 줄 수 있지 않겠느냐 하니 알겠다 하고 그 주부터 교회에 나오기 시작해서 딱 1년이 되는 12월 9일에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 후 아내가 며느리에게 "너한테 꼭 부탁할 게 있다. 나는 아들 하나밖에 못 낳았는데 너는 아들 둘에 딸 셋만 낳아다오."라고 하자 며느리가 "예 생각해보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첫 손자가 9살이 되어도 더 애를 안 낳으니 친정엄마에게 시어머니랑 약속했는데 그렇게 무관심하면 어쩌냐고 당장 낳으라고 야단을 맞았고 며느리는 1년 뒤에 아들을 낳았습니다.

이제 12월 23일 날 양딸을 또 보내야 하는데 동네 사람들이 아무리 부잣집이어도 일 년에 경사를 두 번 치르면 기둥뿌리가 흔들린다는데 어떻게 그렇게 날을 잡았냐고 걱정을 했지만 전 걱정 없이 기둥뿌리 흔들리면 어차피 내 집도 아니고 이사를 가면 그만이었습니다.

아들이 결혼할 때는 아들한테 연립주택을 해 주었고 제 양딸한테는 장안동 교회 옆에 집을 얻어준 후 피아노, 가전제품, 침대 전부 다 해줬지만, 현재 연락이 없습니다. 남은 남이지만 섭섭할 것도 없었고 그렇게 두 자식을 보내고 나서는 아내와 저 둘이 남아서 더 좋았습니다.

이렇게 10년 동안에 기도원에 갔다가 또 교회 왔다가 그러면서 제가 부흥회를 갔다 오면서 받은 사례비의 절반 정도를 이웃돕기에 사용했습니다. 쌀 20kg 30포에 라면사고, 청소부들 양말 사고 제가 일일이 다닐 수도 없고 저희 교인들 어느 누가 어려운 사람인지 모르니 찾아갈 수도 없어서 동사무실 마당에 두면은 직원들이 다 알아서 나눠줬습니다. 하지만 제게 좋은 일을 하시니 사진 한 장 찍자 말을 해도 찍지 않았고 저희 교회에 대해 좋은 소문이 나니깐 여기저기서 어려운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제가 그분들께 저희 교회에 출석해서 주보를 가지고 쌀집을 가면은 쌀 20kg짜리 하나하고 연탄 100장 줄 것이라 말하고 쌀집 사장님에게 “주보에 저의 사인이 있으면 무조건 주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선행을 하니 일부 당에서 구의원 나오라는 추천도 들어왔지만, 저의 아내가 팔팔 뛰며 목사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라며 반대하여 저는 한얼산 기도원에 가서 기도했습니다.

40일간을 밤에 가서 밤새 기도하고 새벽에 내려오면서 생각을 해보니 양심상 두 가지 일하는 게 말이 안 되는 것입니다. 아니면 하나를 그만둬야 하는데 그때 제 나이 50도 안 돼서 목사를 그만둘 수는 없어서 안 하겠다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 후에 원래 목사님이 심방을 갈 때 여자, 남자 전도사가 있으면 같이 따라가고 없으면 안 따라가고 집사님들도 몇 사람 따라가야 하지만 다 장사하고 바빠서 못 따라가고 아내라도 따라가야 하는데 제 아내도 퇴원한 지 얼마 안 돼서 못 따라가고 제 몸도 아프다 보니 도저히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표를 내며 “제가 몸도 아프니 치료 좀 받고 해야 하겠습니다”라 얘기를 하니 돈 천만 원을 주면서 치료를 받고 오라는 것입니다. 왜냐면 50명도 안 되는 교회를 제가 크게 키워놨으니 치료받고 다시 돌아오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니 제가 없는 동안에 몇 달이 걸릴지 아님 1년이 걸릴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하려고 그러십니까” 하니 임시 다른 목사님 좀 모셔다가 하고 제가 오면 그때 내보낸다는 것입니다.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에 저는 그만둘 것이니 다른 사람 모시고 하라고 말했고 딱 1년간 하다가 사표를 내고 퇴직금 3천만 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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