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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단(黑檀, Ebony)
정홍용 안남화인산림욕장 대표 | 승인 2018.10.11 16:41
정홍용 안남화인산림욕장 대표

주방에서 사랑 받고 있는 식칼로 칼자루가 까맣고 반질반질한 독일제 쌍둥이 칼에 관해서는 대부분 사람들은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짙은 검정색에 반질반질한 칼자루가 나무의 다이아몬드인 흑단임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흑단은 원산지가 남부 인도와 스리랑카이며 감나무속(屬)에 속하는 대교목(大喬木)이다. 

단단하고 질감이 좋으며 짙은 까만색에 윤기까지 흐르는 특유의 무늬는 환상적이기에 장식용으로도 옛부터 많이 애용 되었다, 나무중에서 가장 밀도가 높아 다른 나무들처럼 저수지나 바닷가 저목장(貯木場)에 넣어두면 그대로 가라앉으므로 커다란 다른 나무들과 연결하여 두지 않으면 안된다.

건조가 잘 된 흑단은 총으로 정중앙을 정통으로 맞추면 총알이 어느 정도 뚫고 들어가지만, 조금만 벗어나도 총알이 튕겨 나갈 정도로 단단한 나무이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무덤의 부장품으로 여러 가지 조각을 하여 넣어 두었으며, 서양 장기(체스)의 검은말을 흑단으로 사용했다 
물에 넣어도 부풀지 않고 촉감도 좋으면서 더러움도 타지 않는 흑단으로 만든 고급 식칼, 과도자루는 세계인의 애용품이 되었다.
일본인들의 각 가정을 방문해 보면 불단(佛壇)을 모셔 놓고 있는데, 최고품은 전부 흑단으로 만든 것이며, 흑단을 사용한 빈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최고급 젓가락도 균이 잘 서식하지 않고 부러지거나 휘지 않는 흑단으로 만든 것이다. 악기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로 고급 그랜드 피아노의 흑색 건반 (* 하얀 건반은 상아를 사용. 그러나 웨싱톤조약 발효후인 1990년 초 부터는 상아 대신 특수 플라스틱으로 전환 되었고, 일반 Up light piano의 검은 건반도 흑단이 비싸 한결 같이 플라스틱 사용),바이올린, 기타, 첼로, 비올라, 베이스의 최고급품에 사용 하고 있다.

1980년대 초  5월에 덴마크 코펜하겐의 스칸디나비아가구전시회에 갔을 때 가장 연장자로  환갑이 훨씬 넘은 영창악기 김재섭 회장과 가장 나이 어린 30대 후반의 필자가 JTB( Japan Travel Bureau=일본관광공사, *그 당시는 해외여행 전문 여행사도 전무했으며, 한국에서 유럽 직행편도 없어 하네다에서 일본인 단체객과 합류하여 갔음) 의 배려로 룸메이트( Roommate=同宿者 *이후 목공기계, 악기, 가구전시회 등으로 일 년에 2~3회 유럽에 갈 때 마다 룸메이트가 됨)가 되었다.

전시회 마지막 밤에 "정군 ! 흑단이 무언가 아나?" 라고 물으셨다. 그 당시 일본에서 반제품 흑단을 들여와 가공하여 일본으로 불단을 만들어 수출대행을 했으므로 어느 누구 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예, 흑단 이라면 좀 압니다”라고 답했다.

 "정군, 내일 나와 함께 서독( 西獨:독일 통일전임)으로 쌍둥이칼 보려 가세. 야마하에서 흑단을 들여와 건반을 만드는데 이참에 흑단으로 칼자루를 만들고 건반에도 사용 해야겠어. 이제 피아노는 궤도에 올라 생산량은 세계 1위로 올라섰고, 목공기계, 하모니까, 기타(guitar)사업부도 순조로우니 주방용 칼 사업부도 만들 작정이네.  자네는 외국어도 잘 하고 동남아(東南亞)는 물론 세계 곳곳에 좋은 파트너가 많으니 좀 도와주게"   농담인줄 알았는데 진담 이었다.

사실 영창악기는 1970년대 말부터 IMF가 오기 전엔  1,2,3 공장 부지가 6만여 평으로 인천 최대의 기업이며, 종업원이 무려 8,000여명이나 되어 영창에 다닌다는 것만으로 인천에서는 사위감 선호도 1위였다.

이튼날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州) 졸링겐(Solingen)으로 갔다. 이곳이 세계적으로 유명항 "쌍둥이 칼(Zwiilling)"  본사인 헹켈스(Henckels)가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칼 박물관이 있었는데 중세 이래 수천종의 칼을 전시해 두어 지금까지 많은 박물관을 보아왔지만 칼 박물관은 난생 처음으로 매우 신기했다.

김 회장님은 칼자루가 흑단으로 된 주방용 칼과 과도를 종류별로 잔뜩 사셨다. 그 당시만 해도 김포공항에서는 무조건 전수검사이므로 검사대에 올여둔 가방을 열고 세관원이 손을 넣어 검색 하다가 예리한 칼날에 손바닥을 베어 피가 낭자하게 되어 대소동이 벌어졌다.

귀국후 잔무 정리를 하고 동남아세아 특수목의 대부(代父)인 대만 타이페이에 있는 탁유명(卓有明) 회장에게 전화 했더니, 인도네시아 셀라웨시(* 옛 셀레베스) 섬 팔루(Palu * 2018년 9월 28일 진도 7.5의 강진과 쓰나미로 쑥대밭이 된 곳) 에 와 있다며 어서 오란다.
김포 이륙 후 나리다, 자카르타, 마카사르 경유 장장 19시간 만에 현지에 닿을 수 있는 고된 여정이었다.

현지에 와 보니 정글에서 흑단을 베어 월남전 때 105,155mm포와 경(輕)APC(장갑차)를 기지와 전투지역으로 나르던 크레인 헬리콥터로 도로로 운반해 오면 다시 대형 트럭으로 실어 부두로 실어 나르고 있었다.

곧고 굵게 자란 수간(樹幹)에 수고(樹高)가 25m는 족히 보였으며, 감나무과에 속해서 그런지 잎도 감나무처럼 두껍고 긴 타원형으로 생겼고, 열매 역시 감과 비슷했으나 지름이 고작 2cm 정도로 고염 보다는 조금 커 보였다.

탁 회장과 귀로에 싱가포르 흑단 집하장에 가보았더니 인도,스리랑카,버마,캄보디아,필리핀,타이 심지어 열대 아프리카 등 각지에서 수집해 온 것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흑단은 화교 거상(巨商)들이 독점하여 일단 싱가포르에 모은 뒤 대만으로 갖고 와 제재 가공하여 세계 각지로 수출하고 있다. 

대만에서 흑단 제재하는 것을 보니 톱날 끝에 공업용 다이아몬드 팁(tip)이 붙인 톱으로 제재 하는데  불꽃이 한없이 튀고 연기가 나므로 물을 계속 주입 하면서 제재하고 있었다. 이런 설비는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에도 없으며 화교 거상들의 독점 사업이다. 

정홍용 안남화인산림욕장 대표  okhs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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