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내가 만난 그분(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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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내가 만난 그분(13)
  • 최종식 청산 성신교회 목사
  • 승인 2018.10.18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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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청산(2)
최종식 청산 성신교회 목사

그래서 약국에서 약을 잘 처방한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계속 먹었는데 한번 먹고 나면은 한 일주일 동안은 괜찮고 그다음에 또 일주일 시작하고 나면 또 아프고 이렇게 반년 동안을 지내고 나니 얼굴이 막 부어오르는 것입니다.

그때 제가 몸무게도 75kg 나갈 정도로 상당히 건강했습니다. 그런데 살도 새카매지고 얼굴은 자꾸 붓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 제가 다니던 서울병원에 그 약봉지를 가지고 가 의사 선생님께 제가 이 약을 먹은 것밖에 없는데 얼굴이 왜 이렇게 붓는 것인지 물었습니다.

의사는 약을 딱 보더니 “이 약은 먹으면 사람이 서서히 죽는 겁니다.”라 말했고 저는 그 말에 놀라 이게 무슨 약이냐 물으니 신경통 약인데 효과는 아주 좋다 하지만 아주 급한 환자한테 많이 쓰면 3번 쓰고 아니면 딱 한 번 쓰는 약이라 설명을 해줬습니다. 그런 약을 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어떨 때는 삼 일 내내 계속 먹어 왔으니….

서울병원 의사가 그 약을 중지시키고 새로운 약을 처방해줬습니다. 그렇게 청산에 돌아와 그 약을 가지고 약사를 찾아가 “도대체 어쩌려고 그래? 이거 먹으면 서서히 사람이 죽는다며? 어쩌자고 이런 약을 나한테 먹였어”라 윽박지르자 목사님은 괜찮은 줄 알았다고 말을 하는 것입니다. “야 이 사람아 목사는 인간이 아니야? 똑같아 달라지기 위해 노력하는 거밖에 없어 너 어쩌자고 이래놨어 너 이거 어떡할 거야?”라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무 말 없이 머리만 숙이고 있었고 저는 “내일 당장 약국 문 닫게 해줄게”라 말하고 집에 와버렸습니다. 그랬더니 밤에 저희 집에 찾아와 무릎 딱 꿇고서 죽을죄를 지었다고 한 번만 살려달라고 용서를 비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 너무 기가 막기는 기분이었고 그 약사는 21년 전 돈으로 50만 원을 내놓으면서 “약을 제가 사드릴 수는 없으니 입원해서 치료받으세요”라 말해 저는 그 돈으로 서울에 가서 입원해 치료받고 왔습니다.

돌아와 일 년 농사짓고 나니깐 남는 게 없지만 그렇다고 손 뗄 수도 없어서 결국은 또 농사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농사도 하던 사람이나 하지 저는 도저히 감당되지 않았고 그 고추밭을 매어야 하는데 저 혼자 못해 매일 일꾼들 쓰니 적자만 났습니다. 매일 새벽 기도를 마치고 가서 고추밭에 풀을 뽑았는데 새벽기도를 하려고 눈을 감고 있으면 눈을 감은 앞에 고추밭 고랑의 풀이 무성하게 있는 모습만 보였습니다. 그렇게 풀만 매일 뽑다가 기도도 못 하고 생활습관이라는 게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습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목사님은 기도를 먹어야 하는데 도저히 안 될 거 같았습니다. 그래도 또 심어놨으니 어떡합니까 마무리는 해야지. 하지만 하는 농사마다 적자였고 고추 농사 4년을 하는데 400만 원 빚이 생기고 남는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제 아내는 아예 저에게 “밭에 나오란 말 하지 마세요”라며 딱 잘라 말했고 저도 어차피 저만 고생하면 되지 데려다가 고생을 시킬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고추 농사 4년 만에 총 500만 원 빚이 생겼는데 도저히 안 되겠단 생각에 포기할 때 어떤 목사님이 왜 하필 고추 농사를 했냐고 벌을 키우면 70세, 80세 넘어서도 할 수 있는데 고추 농사 왜 하냐는 말을 하기에 고추 농사를 완전히 정리하고 2년 정도 놀다가 벌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첫 시작으로 벌을 5통을 사서 겨울이 오면 짚으로 싸매 덮어주고 월동준비를 해야 했는데 그냥 두었다가 그다음 봄에 열어보니깐 벌이 다 죽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벌을 판 사람에게 가 벌이 왜 다 죽었냐 물으니 월동이랑 사양을 해줬냐 물었지만 저는 월동이나 사양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몰랐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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