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보금자리 ‘이원 청소년문화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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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보금자리 ‘이원 청소년문화의집’
  • 임요준기자
  • 승인 2018.10.18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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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그리기·풋살·팔찌만들기 다양한 프로그램
간식 나누며 취미·놀이 즐기는 내 집 같은 곳
1년 계약직 청소년지도사 고용불안 개선돼야
이원 청소년문화의집 ‘생존 팔찌 만들기’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이 제각기 만든 팔찌를 내보였다.

이원면 초등학생수라야 100명도 채 되지 않는 96명. 여기에 중학생은 반 토막 난 45명. 초·중학생 다해야 141명이 전부다. 전형적 농촌지역의 인구감소와 더불어 학생수 감소 현실이다. 대도시 아이들과 달리 이들이 문화 활동이라고 딱히 즐길 만한 곳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내 집처럼 편안한 곳이 있다.

‘이원 청소년문화의집’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엔 노래방도 있다. 컴퓨터실이 있어 온라인게임도 즐길 수 있다. 공연연습실에선 친구들과 어울려 댄스연습을 하고 영화감상도 즐긴다. 탁구장은 저녁 9시까지 개방돼 있어 맘껏 탁구채를 휘둘릴 수 있다. 간혹 친구들이 준비해 온 간식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다양한 도서가 준비된 도서관도 갖췄다. 문화시설이 부족한 농촌지역 아이들에게 내 집 같은 보금자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여기에 연중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지난 9월부터 다음달까지 ‘생존 팔찌 만들기’가 매주 수요일 열린다. 위기상황을 대비해 호루라기, 나침반 등이 부착된 예쁜 팔찌는 만드는 과정으로, 매월 2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나도 화가 웹툰 그림그리기’는 중1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 연계 프로그램이다. 이원중학교에서 매주 목요일 진행된다. ‘이원청년F.C 풋살동아리’는 매월 2회 토요일 이원초등학교에서 펼쳐진다. 지난 5월부터 시작해 다음 달까지 진행된다.

‘나도 화가 아트그림동아리’. 매주 토요일 13명 아이들이 이곳 문화의집에 모여 재능을 키울 수 있는 그림활동을 한다. 이때 작품들을 모아 이원중학교 축제 때 전시회를 열어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한다. 이곳 아이들은 이원묘목축제, 지용제 등 지역 행사에도 적극 나서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지역과 학생, 학교, 문화의집이 하나가 돼 호흡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 문화의 집은 학생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에 의해 운영된다. 총 15명으로 매년 공개 선발된 위원들이 매월 회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한다. 

올해 운영위원장을 맡은 강형관(이원중 3) 학생은 “초등학교 때부터 이곳 문화의집을 이용했어요. 친구들을 만날 땐 이곳은 만남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편안하고 내 집 같은 곳이죠”라며 “선생님들께서 잘 챙겨주시고 노래방도 있고 컴퓨터실이 있어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어요”라고 말해 이곳 문화의집이 아이들에게 주는 공간적 의미를 짐작케 했다. 

이어 그는 “아쉬움이라면 프로그램을 진행할 땐 참여인원이 10명이 넘어야 하는데 시골지역에서 10명 채우기란 쉽지 않아요. 결국 꼭 필요한 프로그램인데도 인원수 때문에 폐강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까워요. 소수인원이라도 필요로 하는 학생이 있다면 진행해 주세요”라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사회복지사이기도 한 이명규(53) 청소년지도사는 이곳 아이들과 단순 지도를 넘어 감정과 정서를 함께 나누는 ‘엄마’와 같은 존재다. 문제는 1년 단위 계약직이라는 것. 게다가 근무연수 2년을 넘기면 무기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2년도 채우지 못하고 떠나야 한다. 올해 12월이면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이 지도사에겐 고용불안의 문제를, 정서적‧감정적으로 가장 애민한 시기에 있는 아이들에겐 헤어짐의 불안과 신임 지도사와의 적응문제를 안고 있다.

이 지도사는 “시골 지도사들은 아이들의 가정형편까지 헤아리는 가족 같은 존재다. 무기직 전환은 관심 없다. 오로지 이 아이들을 돌보며 아이들이 탈 없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곳 업무를 총괄하는 송대근 주무관은 “여기는 단순 문화의집이 아니다. 대부분 이곳 부모님들은 주말에도 일을 나가신다. 이 아이들이 갈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문화의집은 아이들의 탈선을 예방하고 건전한 놀이를 통해 사회성을 익히는 소중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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