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에 담긴 한 남자의 삶과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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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글에 담긴 한 남자의 삶과 예술
  • 도복희기자
  • 승인 2018.11.08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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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진작가협회 옥천지부 심대보 지부장
“홀로 걸어가되 함께하는 모임 이끌 것”
장수사진·다문화가족사진 재능기부 큰 보람

한국사진작가협회 옥천지부 심대보(65) 지부장을 만나 26년 간 사진을 쫓아온 그의 미학적 관점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건 그 매개체가 무엇이든 가슴 뛰는 일일 거라고 말하는 심 작가는 사진을 해 오면서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를 사진의 세계로 인도한 고 조용상 스승에 대해 자신의 인생에 예술을 선물한 분으로 기억하며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2009년 제16대 옥천문화원장에 선출돼 ‘연변지용백일장’을 최초로 시행하는 등 4년 간 옥천의 문화 발전을 위해 힘써온 그가 바라본 예술과 삶에 대한 담론은 조용하지만 생동감이 있었다.   <편집자 주>

△ 홀로 걷되 함께하는 모임
한국사진작가협회 옥천지부 지부장은 이번이 두 번째다. 5대째 역임, 올해 8대째 지부장을 맡게 된 것. 심대보 지부장은 회원 간의 화합을 먼저 말했다. 그는 “예술가들이란 개성과 스타일이 다 달라서 화합을 이루며 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분기별로 회원들과 함께 사진촬영을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은 도반이다. 서로의  친목을 위해 지부장으로서 자주 모임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다고. 올 봄에는 광양 매화축제에 함께 다녀왔다. 물론 사진촬영이 목적이다. 지난달에는 강원도 인제 자작나무숲과 방태산을 돌았다.

12월에는 대관령으로 겨울 사진을 찍으러 갈 계획이라고. 예술가는 개성을 가지고 홀로 걸어가는 자들이지만 같은 길을 걷는 이들끼리의 소통이 무엇보다 힘이 될 거라고 심 지부장은 믿고 있었다. 매년 열고 있는 ‘제20회 옥천사진작가협회 회원전’을 지난달 성공리에 개최했고, 5월에는 ‘향수전국사진공모전’을 회원들과의 협업으로 잘 진행할 수 있었다고. 그는 지부장으로서 함께 가는 예술의 길이 상생할 수 있는 것 아니겠냐며 홀로 걸어가되 함께하는 모임을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 길 떠나는 사람들
사진은 ‘설레임’이라고 그는 말했다. 원하는 풍경을 만나기 위해 같은 장소를 열두 번 이상 찾아가게 하는 열정이라고. 열 번 넘게 같은 장소를 찾아가 정말 마음에 드는 풍광을 만났을 때 그 두근거림으로 26년 간 사진작업을 해 온 것이라고 했다. 자신도 모르게 수백 번의 셔터를 누르는 것. 모두 같은 풍경이어서 하나만 남기고 나중에는 다 지우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도 모르게 누르고 또 누르는 순간의 몰입이 그를 사진작업을 하도록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심 지부장은 “일상인으로서의 저는 게으르다. 게을러서 아침은 거르기 일쑤다. 하지만 촬영가는 날은 아침을 반드시 챙겨 먹는다. 이상하게 촬영을 위해 길 떠나는 날은 밥 세끼를 다 챙겨 먹게 되더라. 멀리 갈 때는 2~3시에 일어나 출발하고, 근교로 갈 때도 4~5시면 출발하게 된다. 사진작가들은 해가 뜰 즈음 역광으로 촬영하는 것을 원한다. 역광으로 찍어야 마음에 드는 빛이 있으니까. 새벽빛을 가지고 찍는 거다. 대부분 9시가 되면 촬영을 접는다”라며 “사진을 한다는 것은 삶의 큰 활력”이라고 했다.

또한 “겨울 산을 찍기 위해 새벽에 등반하다 보면 손이 곱아 셔터가 안 눌러질 때도 있다”며 “어찌 생각하면 고달픈 이 작업이 다른 무엇보다 좋아서 하게 되는 것”이라고. 그는 “예술가는 아집과 고집, 어느 면에서는 질투도 많은 사람들”이라며 “최상의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 앵글에 담기 위해 깨어있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고 언급했다. 

△ 이웃을 위한 예술
옥천사진작가 회원들은 10여 년 전부터 옥천지역 어르신들에게 장수사진을 찍어주었다. 올 봄에는 점점 늘어가고 있는 다문화가족의 가족사진을 재능기부로 촬영해 주고 있다. 심 지부장은 내년에도 군 주민복지과, 평생학습원, 복지관 등에서 의뢰가 들어오면 아무 때고 재능기부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다문화가족 사진을 촬영해 주었을 때 너무나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행복했다”며 “이웃을 위해 움직일 때 예술이 한층 의미 있어졌다고 이웃을 위한 작업은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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