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엔 있고 옥천엔 없다…획기적 관광아이디어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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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엔 있고 옥천엔 없다…획기적 관광아이디어 절실
  • 임요준기자
  • 승인 2018.11.08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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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출신 민승기 대표
“미래 먹거리 저비용고효율 연예인촌 개발”

11월의 상쾌한 아침공기가 남해의 바다 내음을 담은 채 콧속을 파고든다. 수천가지 가을 야생화 꽃향기와 상큼한 나무향이 얼굴을 스친다. 한국의 나폴리 남해바다에 떠오르는 일출은 가슴을 파고들며 희망으로 전해온다. 경남 남해군에 조성된 원예예술촌에서 맞이한 아침풍경이다. 남해군이 2002년 조성한 독일마을이 성공작이었다면 독일마을 맞은편에 동시 조성한 전통문화를 잇는 인간문화재촌은 여지없이 실패의 무릎을 꿇고 말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인간문화재촌에 한국의 원예대가들이 찾아와 원예예술촌을 조성했다. 독일마을 한해 관광객 300만 명과 원예예술촌 30만 명이 남해를 찾는다. 지난 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독일마을은 물론 전국 관광객이 급감했지만 이곳 예술촌만큼은 오히려 증가했다. 올해 예상관광객수는 40만~45만으로 추산한다. 그 중심에 옥천 출신 민승기(65) 대표가 있다. 타향에 뿌려진 그의 과거와 향수에 젖은 현재 삶, 그러기에 남은 여정만큼은 고향을 위해 혼신 하고픈 그의 소망을 들었다. 산소 같은 그의 인생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 <편집자 주>

한국의 나폴리에 원예예술촌 등장
한국의 나폴리라고 불리어질 정도로 쪽빛 바다와 화려한 경관을 지닌 보물섬 경남 남해. 2002년 당시 김두관(현 김포시 갑 국회의원) 군수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영구 귀국을 위해 산비탈길에 택지를 조성했다. 이름하야 독일마을이다. 같은 시기 전통을 잇는 인간문화재촌을 독일마을 건너편 산기슭에 조성했지만 분양이 되지 않아 실패작이었다. 이 사실을 접한 원예전문가들의 모임 한국원예협회 산하기관 ‘손바닥정원연구회’가 남해군과 MOU를 체결하고 원예예술촌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들 16명은 2006년 협동조합 ‘예원영농조합법인’ 설립했다. 이듬해 5명이 추가 동참해 지금은 21명이 활동 중이다. 출자금은 총 13억8000만 원. 남해군은 이들에게 택지를 분양하고, 이들은 주택과 정원을 사비를 들여 꾸몄다. 미국, 일본, 스페인정원 등 세계 16개국 특색 정원이 이곳에 다 모였다. 남해군과 이들의 계약조건도 특이하다.

첫째, 집과 정원은 각 개인이 조성한다. 둘째, 무조건 남해군으로 주소이전 한다. 셋째, 10년간 이곳 부동산 매매를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투기목적 매도를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옥천군이 귀농·귀촌 정책수립 시 연구할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원예예술촌은 2009년 봄부터 입장료 5000원을 받고 있다. 이중 5%는 군에 돌려준다. 나머지는 조합 운영비로 사용한다.  올 한해 입장객수 40만~45만 명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40만 명일 경우 군은 1억 원을, 조합은 19억 원의 수입을 올리게 된다.

민 대표의 리더십
남해 원예예술인촌 초대 대표는 한국의 원예대가 홍경숙씨가 맡았다. 탤런트 맹호림·박원숙 씨도 함께 했다. 민승기 대표의 부인 박혜숙(65)씨도 동참했다. 이들은 원예선진국 덴마크, 스위스 등 북유럽 10개국을 벤치마킹한 후 이곳에 터를 잡았다. 특히 민 대표의 정원은 유일하게 석부좌정원으로 꾸며졌다. 제주도의 현무암과 고향 옥천의 웅장한 바위들이 정원을 자리잡고 있다. 자연과 함께 노니는 정원 연못 금붕어들의 모습이 부러울 정도다. 한 공중파방송국 ‘같이삽시다’ 프로에 주인공 박원숙 씨의 삶 이야기 배경이 이곳이 되면서 원예예술촌을 찾는 관광객은 부쩍 늘었다. 기자가 찾은 지난 주말에도 관광객들은 맹 씨와 박 씨의 정원에서 사진촬영에 푹 빠진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원예예술촌은 규모가 확대되면서 테마파크를 전문적으로 운영할 전문경영인이 필요해졌다. 여기에 민승기 대표가 적임자로 뽑혀 올해부터 경영을 맡게 됐다. 지난 여름 40도를 웃도는 폭염에 전국 관광객들의 발이 멈춰섰다. 독일마을도 예외가 아닌 가운데 민 대표 역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민 대표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 고심했다. 이대로 손 놓고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삼천포대교와 남해대교, 남해의 주요 관광지에 대형 홍보피켓을 설치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적극적 마케팅을 펼친 것이다. 그 결과 작년 여름보다 오히려 40% 정도 증가했다. 여기에 맹호림·박원숙 씨의 오락프로그램 출연도 한몫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향 옥천이 초유의 대통령 탄핵사건을 맞으면서 육영수 생가를 비롯해 주요 관광지 방문객수가 급감한 것으로 안다. 융단폭격을 맞은 셈인데 왜 부모까지 싸잡아 매도돼야 하는지 안타깝다. 이럴수록 더 강력한 홍보전락을 세워 적극적이며 도전적 홍보를 해야 한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관광옥천’ 위한 애향심 담긴 제안
민 대표는 “옥천의 자연관광자원은 남해 못지않다. 이 두 지역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다. 남해는 이 자원을 잘 활용했다. 옥천은 금강수계법 제한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데다 마인드의 부재로 관광옥천을 이루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옥천의 금강, 대청댐에 이어 안남, 안내면과 구읍으로 연결되는 주변 환경, 그리고 속리산 대둔산 무주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환상적이다”며 “게다가 인근 대전과 세종시를 더한 150만 명이 넘는 인구, 서울과 가깝다는 것. 이러한 것들은 남해보다 더 좋은 조건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옥천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선 친환경농업은 기본이고 관광개발이 절실하다. 정부는 국가정책적으로 국가 또는 지방정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공해 없고 짧은 기간 효과를 볼 수 있는 저비용고효율 귀촌 연예인촌 테마관광 개발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대표는 “나는 대기업 근무경력, 대규모 학원운영 경험, 테마공원 개발 노하우 등을 가지고 있다. 나의 판단으로 연예인촌은 분명 성공한다. 나의 경험과 노하우를 최대한 발휘해 고향 옥천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성공적인 연예인촌을 조성하고 싶다”고 강하게 피력했다.

민 대표는…
민 대표는 군서초등학교와 옥천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우송대 축산학을 전공했다. 일반 사병으로 입대했지만 특수경찰로 착출됐다. 제대 후 옥천축협에 이어 제일합섬에서 20년 간 근무하다가 아들 경일(37·유통업) 군이 중학생 때 뛰어난 두뇌를 살리자는 교장선생님의 권유로 그룹과외가 인연이 돼 학원운영자가 된다. 13년간 서울 대진학원과 강북대학학원을 동시 운영하는 학원운영전문가로 변신해 대성공을 이뤘다.
이후 부인 박 씨가 원예를 접하면서 ‘손바닥정원연구회’와 인연은 시작됐다. 민 대표는 부인을 따라 처음 주말농장식으로 시작했던 것이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에서 정원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이후 남해 ‘원예예술인촌’의 규모가 커지면서 올해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원예전문경영인으로 나서게 됐다. 부인 박 씨와 사이에 아들 경일과 딸 경원(호주 유학중·33), 경은(서강대 영문과 석사·영어강사·28) 1남2녀를 두고 있다.
‘증가는 바라지도 않는다. 더 이상 감소만이라도 하지 않았으면...’ 인구절벽을 맞은 옥천사람들 둘 셋만 모여도 나오는 한탄 섞인 말이다. 민 대표는 옥천의 미래 먹거리에 답을 던졌다. “친환경농사는 기본이다. 금강수계법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공해 없는 공장’ 관광만이 살길이다. 최단시간 최대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연예인촌 조성밖에 없다. ‘같이삽시다’ 프로를 보면서 직접 체험했다. 고향 옥천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나의 노하우 전부를 제공하겠다. 옥천을 다시 살리자”는 그의 진심어린 소망이 위기 옥천에 희망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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