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에 불법 순환골재 성토…관리감독은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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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에 불법 순환골재 성토…관리감독은 ‘허술’
  • 임요준기자
  • 승인 2018.11.15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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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프기사 통해 불법 순환골재 암암리 거래
골재 속에 손가락 굵기 철근 섞여 있어
주민들 차량 타이어 펑크 나기 일쑤
축사 진입로 수m 이상 높아져 옹벽 생겼지만
공사 미뤄져 “눈이라도 오면 어떻게
망월~만월간 군도 확포장공사 현장에 성토된 불법 거래 순환골재에 손가락만한 폐철근이 섞여있어 공사인부들이 주어내고 있다. 하지만 땅 속에 묻힌 폐철근에 대한 처리대책이 없어 그대로 묻힐 판이어서 옥천군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된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통행하는 수많은 차량들 타이어가 펑크나 곤혹을 치렀다. 한 바퀴에 못이 두 개 박힌 적도 있었다. 성토한 순환골재에 다량의 철근과 못이 섞여있어 타이어가 펑크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사통팔달 옥천 관내를 잇겠다는 청성면 망월리와 청산면 만월리간 군도확포장공사가 불법 순환골재로 성토(매립)됐는데도 행정의 관리감독 소홀과 농가의 고통이 더해지면서 빛을 잃고 있다.

군이 지난해 발주해 공사를 시작한 이곳 현장 인근 주민들이 성토 자재에 저질 순환골재가 들어간 게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지난 2일과 5일 기자가 찾은 현장은 손가락 굵기의 철근과 녹슨 못들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곳 공사를 맡은 건설회사 I는 당초 설계에는 보은군 소재 Y회사의 순환골재를 사용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확인 결과 Y회사를 통해 직접 구입한 것이 아닌 덤프기사를 통해 25톤 차량 한 대당 12만 원씩 구입했다. 기준 미달 불법 순환골재가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Y회사 관계자는 “관급공사인 경우 정식 계약을 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옥천군이나 시공사와 골재납품 계약을 체결한 적도 납품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시공사 I업체 관계자도 “기사에게 구입했다”고 말해 불법 거래는 사실로 드러났다. 이 같은 방법으로 구입해 성토한 분량만도 100루베(25톤 차량 7~8대 분량) 정도다.
이뿐 아니다. 시공사는 청주시 오창에 소재한 D업체에서는 더 많은 양을 들여왔다. 이 과정에서도 정식계약이 아닌 트럭기사를 통해 이뤄졌다.

D회사 관계자는 “옥천에서 폐기물을 수집해 오는 과정에서 순환골재를 무상으로 제공했다”고 말했으나 시공사 관계자는 “기사에게 한 차당 12만 원씩 지불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불법 거래로 의심되는 양만도 약 300루베(25톤 차량 20대 분량)에 해당된다.

기준 미달로 의심되는 순환골재 사용과 설계와 다른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도 감독기관인 옥천군은 이 같은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군 관계자는 “폐 철근은 주어내도록 조치했다. 건설공사는 설계와 다른 공사를 진행할 경우 건건이 변경할 수 없어 일괄 변경하고 있다. 순환골재업체를 변경한 것에 대해선 아직 보고받은 봐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성토돼 땅 속에 묻힌 폐 철근들에 대한 대책이 없어 보인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성토량이 많아지면서 당초 도로에서 과수원과 축사로 들어가는 진입로가 급경사를 이루게 됐다. 5m이상 옹벽도 생겼다. 매일 통행해야 하는 이 길에 겨울  눈이라도 내리면 안전사고 발생은 뻔한일. 농민들의 시름은 벌써부터 시작됐다. 이에 농민 A씨는 지난 봄부터 옹벽 설치와 진입로 공사를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해결된 것은 없다는 것이다.

A씨는 “복숭아, 사과 과수원과 축사가 있어 매일같이 지나다니는 길이 없어졌고, 진입로가 당초보다 수m 높아져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옥천군과 공사업체에 수차례 요청했지만 소귀에 경 읽기 식”이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취재가 시작되자 현장을 방문한 군 관계자는 “먼저 측량을 진행한 후 빠른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적게는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이 투입되는 도로공사. 아스팔트 속은 한번 묻히면 재공사하기가 어려운 만큼 시작에서부터 철저한 관리감독은 필수다. 28억 원을 들여 청성~청산을 잇는 군도가 환경에서부터 안전한 도로가 되기 위한 엄격한 행정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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