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내가 만난 그분(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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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내가 만난 그분(17)
  • 최종식 청산 성신교회 목사
  • 승인 2018.11.1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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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청산(6)
최종식 청산 성신교회 목사

일주일 후에 병원에 가니 의사가 처음엔 암이란 말을 못 하고 뜸을 들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선생님 나 목사요. 암이라도 괜찮고 내일 죽는다 해도 괜찮아 여한은 없으니까 솔직하게 얘기해”라고 하니 한참 망설이다가 “암입니다. 목사님 심각하니 빨리 큰 병원으로 가세요.”라고 말해서 아내와 둘이 집에 와서 간단하게 짐을 챙기고 택시 타고 영동역으로 갔습니다. 기차 타고 서울로 가는 길에 서울 경희대학교 경희의료원에 내분비내과의 ‘김영설’ 박사한테 전화했더니 빨리 오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병원에 도착하니 오후 7시쯤 되었고 병원에서 밤에 몇 가지 검사를 한다고 제게 응급처치를 하였습니다. 그다음 날부터 6가지를 검사하였고 맨 마지막에 대장내시경을 했습니다. 병원에 양력 8월 2일 날 도착했고 모든 검사를 마치는데 한 일주일 걸렸습니다. 검사 결과를 보고 의사가 저에게 “운동 좀 많이 하셨습니까?” 묻기에 “예 젊었을 때 꽤 했습니다.”라고 대답하니 “지금 모든 장기가 청년 같습니다.”라 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두렵게 생각하고 있던 것은 수술할 때 전신마취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이 70세를 넘은 사람은 못 깨어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 말이 잘못하면 죽는다는 얘기이기에 저는 그 ‘김영설’ 박사를 붙잡고 울면서 “만약에 제가 못 깨어나면 어떡하죠? 나 좀 깨어나게 해주세요.”라 간절하게 말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의사는 껄껄 웃으며 “안 깨어나면 시간 봐서 깨어나게 하는 주사가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라 말해주었습니다.

그렇게 8월 10일 날 수술을 하는데 오후 4시에 수술실에 들어가서 총 4시간이 걸렸습니다. 수술 전 간호사가 제게 와서 “성함이 뭐에요?”라 묻고 “나 최종식입니다.”라고 대답하니 “수술 시작합니다.”란 말을 듣고 마취가 되었습니다. 수술이 끝나고 깨어나니 수술 부위가 얼마나 아픈지 아프다고 소리를 빽빽 지르니 간호사가 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왜 그러냐고 묻길래 너무 아파서 그래하며 수술 부위를 가리키고 있으니까 “성함이 뭐에요?”라 물었고 저는 “나 최종식…. 최종식….” 대답을 했더니 많이 아프냐고 묻는 것입니다.

제가 많이 아프다고 말했고 간호사는 제게 진통제를 놓아줬습니다. 그렇게 스르륵 잠이 드는데 꿈도 아니고 환상도 아니고 비몽사몽에 예수님이 저 멀리서 오더니 수술 부위가 터질 듯이 힘껏 저를 꽉 껴안고 나가는 장면을 보고 깨어났습니다. 완전히 깨어나니 진통제 덕에 아프지 않았습니다. 병원에 환자가 얼마나 많은지 입원실이 부족할 정도였고 이제 저는 일반병실로 옮기는데 3인실에 가게 됐습니다.

3인실이니 저 말고도 수술을 해 입원한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두 사람끼리 “오늘 저녁은 잠 다 잤다. 목사님이 수술하셨으니 아파서 밤새 소리 지를 텐데 큰일 났다.”라고 얘기를 나눴다고 합니다. 근데 저는 아픈 것도 모르고 자다가 새벽에 화장실을 갔다 오니 두 사람이 깨어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목사님 어쩜 그렇게 잘 참으세요. 그냥 아프면 아프다 소리 지르고 간호사한테 진통제 놓아달라 하세요.”라고 말을 하는 것입니다.

제가 “그게 무슨 소리야? 나 그런 거 모르고 잤는데”라고 대답하고 생각해보니 예수님이 저를 껴안아 주신 덕에 통증이 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다음날 두 사람의 부인이 오셨길래 이 얘기를 하였습니다. 두 분은 천주교를 다니는데 자신에겐 그런 경험이 없어서 천국으로 못 간다며 우셨습니다. 그렇게 한 3주 만에 퇴원할 때쯤 몸무게를 재어보니 54킬로 나갔고 항암 담당 의사를 만나 얘기를 했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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